‘대장내시경의 전면 도입과 폐암 검진 확대’, 그리고 ‘12세 남아까지 넓혀진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예방접종 대상 예방접종*까지’. 표면적으로는 선제적 예방이라는 미명을 내세우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보건 의료 시스템의 구조적 한계와 경제 논리”가 짙게 깔려 있다는 의구심을 지우기 어렵다.
검사라는 이름의 거대한 그물망
한국은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고의 검진 국가’다. 하지만 잦은 검사가 곧 안녕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의료계 내부에서도 갑상선암이나 전립선암 같은 ‘과잉 진단’의 위험성을 경고한 지 오래다.
“생명에 지장이 없는 미세한 변이를 발견해
‘환자’라는 낙인을 찍고
수술대로 내모는 과정에서,
인간의 신체는 주체성을 잃고
병원의 소모품으로 전락한다."
우리의 몸은 기계가 아니다. 피곤하면 입안에 물집이 돋았다가 쉬면 사라지듯, 몸속에서도 수많은 자생적 치유 과정이 일어난다. 그러나 현대 의학은 현미경적 시각으로 그 찰나의 흔적조차 ‘제거해야 할 적’으로 규정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내시경 기기 위생 문제나 오진, 합병증, 굳이 치료하지 않아도 될 것들을 찢고 수술하면서, 그것에 대한 부작용과 심도 있는 연구, 공론화는 늘 뒷전이다. 한국의 건강검진 참여율은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으로 알려져 있는 데도 말이다.
12세 아이들까지 겨냥한 의료 자본의 팽창
가장 우려스러운 대목 중 하나는 ‘예방접종 대상의 확대’다. 12세라는 어린 나이부터 국가 시스템이 개입해 예방접종을 강제하는 분위기는, 아이들을 건강한 생명체가 아닌 ‘잠재적 질병 관리 대상’으로 보게 만든다.
이는 의료 자본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국가 정책의 외피를 빌려 쓰는 ‘의료 팽창주의’의 전형으로 보일 여지가 충분하다. 원인에 대한 근본적 성찰 없이 병명과 백신에만 집착하게 만드는 시스템은 결국 국민을 병원의 영원한 볼모로 남게 할 뿐이다.
“단순한 국가검진의 확대는,
국민을 위한 배려인가, 병원을 위한 포섭인가”
'치료'보다 먼저, '삶'을 가르치는 국가를 꿈꾸며
진정으로 국민을 위하는 정부라면 칼날을 들이대기 전에 삶의 양식을 먼저 살펴야 한다. 어릴 때부터 학교에서 예방의학의 기초를 가르치고, 올바른 식습관과 땀 흘리는 운동의 가치를 일깨워야 한다.
환경 위기와 기후 변화, 그리고 과도한 가공식품과 육식 중심의 식단이 초래하는 생태적 폐해를 해결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인간적인 보건 정책이다.
“병원의 의존도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원인 해결 중심의
공동체 정신’을 회복해야 할 때다.
AI가 인간의 가장 내밀한 영역까지 파고드는 이 시대에, “우리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더 정밀한 진단 기계가 아니라, 인간의 자생력을 존중하는 현명한 정부의 철학이다.”
*HPV(사람유두종바이러스) 예방접종은 자궁경부암 등 관련 암을 90% 이상 예방하는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만 12~17세 여성 청소년과 18~26세 저소득층 여성은 지정 의료기관에서 무료 접종이 가능하며, 만 9~45세 남녀 모두 접종을 권장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