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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돋보기] 중수청은 출범하는데 청장은 공석…초대 수장 인선이 남긴 질문

  • 이경희 기자
  • 입력 2026.10.01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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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월 4일 후보 4명 추천·7일 김지용 제청, 출범 하루 전까지 인사청문 요청 이뤄지지 않아
  • 법은 출범 전 인사청문 가능하도록 특례 마련, 후보자 논란 속 추가 검증에 시간 소요
  • 새로운 수사기관의 첫 인사, 후보자 적격성 넘어 투명한 절차와 책임 있는 거버넌스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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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롭게 출범할 중대범죄수사처 간판 이미지. [사진=AI 생성이미지]

 

검찰청 폐지와 함께 새롭게 출범하는 중대범죄수사청이 10월 2일 첫발을 내딛는다. 그러나 조직을 이끌 초대 청장은 공석인 상태로 출범하게 됐다.


청와대는 1일 김지용 초대 중수청장 후보자에 대한 추가 검증 결과 기존 판단과 달라진 점이 없다며 조만간 인사청문요청안을 국회에 제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후보자를 둘러싸고 여러 의혹과 문제 제기가 이어졌지만 임명 절차는 계속 진행하겠다는 뜻이다.


다만 중수청 출범을 하루 앞둔 시점까지 국회 인사청문 절차가 시작되지 않으면서 2일 예정된 개청식에는 초대 청장이 참석하지 못하게 됐다.


검찰의 중대범죄 수사 기능을 넘겨받는 새로운 국가 수사기관이 수장 없이 출범하는 상황이다.


여기에는 한 가지 짚어볼 대목이 있다. 중수청 출범일은 이미 정해져 있었고, 법률에는 청장 임명 절차를 사전에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도 마련돼 있었다는 점이다.


출범 전 인사청문까지 가능하도록 한 법률


「중대범죄수사청 조직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중수청장은 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한 후보자 가운데 1명을 행정안전부장관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국회 인사청문을 거쳐 임명한다. 임기는 2년이며 중임할 수 없다.


특히 법은 10월 2일 시행에 앞서 중수청장과 소속 공무원 임명 등 기관 설립에 필요한 준비행위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대통령 역시 법 시행 이전이라도 후보추천위원회의 추천과 행정안전부장관의 제청을 거친 후보자에 대해 국회에 인사청문을 요청할 수 있도록 특례를 뒀다.


중수청이 문을 여는 시점에 맞춰 조직과 인사를 준비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길을 열어놓은 셈이다.


후보 추천과 장관 제청은 9월 초 마무리


초대 중수청장 인선 작업도 일찌감치 시작됐다.


국민 천거를 통해 23명이 추천됐고 이 가운데 심사에 동의한 11명을 대상으로 후보추천위원회의 검증이 진행됐다.


후보추천위는 9월 4일 김관정·김지용·문홍주 변호사와 이윤제 명지대 교수 등 4명을 최종 후보자로 추천했다. 수사 전문성과 공정성·중립성, 인권 의식, 신설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 리더십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는 것이 추천위의 설명이다.


사흘 뒤인 7일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들 가운데 김지용 변호사를 초대 중수청장 후보자로 대통령에게 제청했다.


행정안전부 장관의 제청까지는 비교적 빠르게 진행됐다. 하지만 이후 대통령의 국회 인사청문 요청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시간이 길어졌다.


김지용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과 추가 검증


인선 과정에서 쟁점으로 떠오른 것은 김 후보자의 과거 검찰 경력이었다.


검찰의 수사와 기소 기능을 분리하기 위해 신설하는 중수청의 첫 수장을 고위 검사 출신에게 맡기는 것이 제도 개편의 취지에 부합하느냐는 문제 제기가 범여권 일부에서 나왔다.


김 후보자가 2020년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에 대한 직무정지와 징계 청구를 재고해 달라는 검사장 성명에 참여했던 사실 등을 근거로 정치적 성향을 문제 삼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윤석열 정부 첫 검찰 인사에서 사실상 좌천됐으며 특정 인물과의 친분으로 인사상 혜택을 받은 사실도 없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청와대도 1일 추가 검증 결과를 공개하며 제기된 의혹들에 대한 입장을 내놨다.


김 후보자가 문재인 정부에서 검사장으로 승진했고 대검 형사부장 재직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장모 관련 사건에 재기수사 명령을 내렸으며, 윤석열 정부 첫 인사에서는 지방으로 이동했다는 사실 등을 제시했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관련 사건과 정진웅 전 부장검사의 독직폭행 사건, 채널A 사건 등 김 후보자의 과거 업무를 둘러싸고 제기된 문제에 대해서도 사실관계를 확인한 결과 후보자에 대한 기존 판단을 변경할 정도는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결국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의 상당 부분은 앞으로 열릴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의 설명과 관련 자료를 통해 다시 검증될 것으로 보인다.


후보자 논란과 별개로 남는 ‘절차의 시간’


다만 김 후보자의 적격성을 둘러싼 논쟁과 별개로 이번 인선 과정에는 살펴봐야 할 부분이 남아 있다.


후보추천위원회가 4명의 후보자를 추천한 것은 9월 4일이다. 행정안전부 장관의 제청도 사흘 뒤인 7일 이뤄졌다.


중수청 출범일은 10월 2일로 이미 법률에 정해져 있었고, 출범 전 인사청문 절차를 진행할 수 있도록 특례까지 마련돼 있었다.


그럼에도 출범 하루 전인 10월 1일까지 인사청문요청안이 국회에 제출되지 않았다.


청와대는 후보자에 대해 추가로 제기된 의혹을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했다는 입장이다. 추가 검증 결과 기존 판단과 달라진 점이 없었고, 제기된 사안들이 후보자에게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소명할 기회조차 주지 않을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후보자에 대한 충분한 검증은 고위공직자 인사의 기본적인 절차다. 동시에 새로운 국가기관의 출범 일정이 미리 정해져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후보 추천과 장관 제청 이전의 검증이 어느 수준까지 이뤄졌는지, 이후 추가 검증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던 이유는 무엇인지도 향후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다.


새로운 권력기관일수록 중요한 ‘과정의 신뢰’


중수청은 부패·경제·방위사업·마약·국가보호·사이버범죄 등 주요 중대범죄 수사를 담당하게 된다. 본청과 6개 지방청, 총정원 2,874명 규모의 새로운 국가 수사기관이다.


막강한 수사권을 행사하는 기관인 만큼 초대 청장에게 요구되는 독립성과 중립성, 전문성의 무게도 가볍지 않다.


특히 중수청은 기존 검찰에 집중됐던 권한을 분산하고 수사와 기소를 분리한다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기관의 출범에서는 ‘누가 초대 청장이 되는가’와 함께 ‘어떤 과정을 거쳐 청장이 되는가’도 중요하다.


좋은 거버넌스는 권한을 여러 기관에 나누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의사결정 기준이 분명하고, 과정이 투명하며, 각각의 결정에 책임을 지는 구조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


이번 인선 과정에서도 후보추천위원회가 어떤 기준으로 후보자를 검증했는지, 행정안전부 장관이 네 명 가운데 김 후보자를 제청한 구체적인 판단 근거는 무엇이었는지, 제청 이후 추가 검증이 필요했던 사안은 무엇이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과정이 충분히 설명될 때 새롭게 출범하는 수사기관에 대한 국민의 신뢰 역시 높아질 수 있다.


10월 2일 문 여는 중수청, 첫 과제는 신뢰


중수청은 10월 2일 예정대로 출범한다. 그러나 초대 청장 임명은 그보다 늦어지게 됐다.


이 사실만으로 인선 과정 전체를 평가하기는 어렵다. 후보자에게 제기된 의혹을 충분히 검증하는 것 역시 정부와 국회가 해야 할 중요한 역할이기 때문이다.


다만 78년간 이어진 검찰청 체제를 바꾸고 새로운 수사기관을 만드는 역사적 전환점이라는 점에서 이번 초대 청장 인선 과정은 가볍게 지나칠 문제도 아니다.


검찰개혁을 통해 권한의 구조를 바꾸는 것과 그 권한을 행사할 사람을 투명하고 책임 있게 선임하는 것은 서로 다른 문제가 아니다.


권한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가 제도의 문제라면, 그 권한을 누구에게 어떤 절차로 맡길 것인가는 거버넌스의 문제다.


10월 2일 시작되는 중수청의 첫 과제는 어쩌면 중대범죄 수사에 앞서, 새롭게 만들어진 국가기관이 국민에게 얼마나 신뢰받는 절차와 책임 있는 운영을 보여줄 수 있느냐에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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