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 그 모진 추위를
이겨내고 피어난 봄동
짧은 하루 햇살 속에서도
뿌리까지 단맛을 머금고 있는
시금치 나물
그 달디 단 내음과 함께
비벼낸 오징어 무침까지,
봄나물 한 상.
남도 바다의 쑥향을 머금고
이곳까지 북향하여 온 햇쑥에
된장을 풀고, 마른 새우를 넣은
된장국까지,
앞에 놓고 앉으니
따뜻한 쑥향 속에 아른거리는
오십 년 전쯤의 첫사랑 기억
이제 막 피어나기 시작하는
봄 아지랑이처럼 번지는데,
저물녘 노을 내린 들판처럼
붉어오던 사랑 하나
지금도 고향에 가면 그 언덕에,
그 언약, 그대로 서있을까,
-‘당산 나무 한 그루’, 윤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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