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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3조원 유상증자…폴리펩타이드 인수·제2바이오캠퍼스 확장에 투입

  • 윤슬 기자
  • 입력 2026.08.28 08: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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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바이오로직스 본사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약 3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스위스의 글로벌 펩타이드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인 폴리펩타이드 그룹(PolyPeptide Group) 인수와 인천 송도 제2바이오캠퍼스 확장을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8월 27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총 3조9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회사가 제시한 예정 발행 주식은 227만주이며, 예정 발행가는 주당 132만2,000원이다. 예정 발행가에는 15%의 할인율이 적용됐다.


이번 증자로 조달되는 자금 가운데 약 2조7,062억원은 폴리펩타이드 그룹 인수에 사용되고, 약 2,948억원은 송도 제2바이오캠퍼스 증설 등 시설투자에 투입될 예정이다.


글로벌 펩타이드 CDMO 인수에 약 2조7천억원


이번 유상증자의 가장 큰 목적은 지난 7월 발표한 폴리펩타이드 그룹 인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7월 20일 스위스에 본사를 둔 폴리펩타이드 그룹을 주당 44.31스위스프랑에 현금으로 공개매수하겠다고 발표했다. 전체 지분 가치는 약 14억6,000만스위스프랑으로, 당시 환율 기준 약 18억달러 규모다. 로이터통신도 이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글로벌 사업 확대를 위한 대규모 인수로 보도했다.


폴리펩타이드는 펩타이드 기반 원료의약품(API)의 연구개발과 공정개발, 상업생산을 수행하는 전문 CDMO 기업이다. 스웨덴과 벨기에, 프랑스, 미국, 인도 등에 생산 거점을 두고 있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인수를 완료하면 북미와 유럽, 아시아를 연결하는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를 확보하게 된다.


로이터는 이번 인수가 비만과 당뇨 치료제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펩타이드 기반 치료제, 특히 GLP-1 계열 의약품 분야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사업 역량을 확대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기존 항체의약품 중심의 CDMO 사업에서 mRNA와 항체약물접합체(ADC), 펩타이드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비만치료제 시장 성장과 맞물린 펩타이드 사업 확대


폴리펩타이드 인수의 전략적 의미는 최근 글로벌 제약산업에서 펩타이드 의약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찾을 수 있다.


특히 비만과 당뇨 치료에 사용되는 GLP-1 계열 의약품의 수요 확대가 펩타이드 생산능력 확보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해외 매체들은 폴리펩타이드가 비만치료제 관련 원료 생산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입장에서는 기존 대형 항체의약품 생산능력에 펩타이드라는 새로운 모달리티를 추가함으로써 고객사의 다양한 의약품 개발과 생산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폴리펩타이드 이사회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공개매수안을 만장일치로 권고했으며, 최대주주인 드라우프니르 홀딩도 보유 지분 약 55.65%를 공개매수에 응하기로 약정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거래가 완료되면 잔여 소수주주 지분을 확보하고 폴리펩타이드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한 뒤 스위스 증시에서 상장폐지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송도 제2바이오캠퍼스도 확대


유상증자 자금의 또 다른 축은 생산능력 확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송도 제2바이오캠퍼스에서 5공장에 이어 6·7·8공장을 단계적으로 건설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회사 자료에 따르면 제2바이오캠퍼스의 5~8공장은 각각 18만 리터 규모로 계획돼 있으며, 제2바이오캠퍼스 전체 생산능력은 2032년 기준 72만 리터에 이르게 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글로벌 생산능력 확대 계획은 국내 송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해외 생산거점까지 포함해 글로벌 고객사에 보다 가까운 곳에서 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생산능력 확대가 글로벌 제약사들이 의약품 생산을 외부 CDMO에 맡기는 추세와 맞물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중장기 성장 기반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약 5% 증자비율…주주가치 희석 최소화에 초점


이번 유상증자의 증자비율은 약 4.9%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대규모 투자자금을 확보하면서도 신주 발행으로 인한 기존 주주의 지분가치 희석을 제한하기 위해 약 5% 수준으로 증자 규모를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방식은 기존 주주에게 먼저 신주를 배정하고 이후 발생하는 실권주를 일반공모하는 구조다. 신주 가운데 일정 물량은 우리사주조합에 배정되며, 기존 주주는 지분율에 따라 신주를 인수할 수 있다.


청약에 참여하지 않는 주주는 신주인수권증서를 매매할 수 있도록 해 주주의 선택권도 보장한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다만 유상증자는 기존 주주에게 신주 인수 여부에 따른 선택을 요구하는 동시에 발행가액과 시장가격의 차이, 향후 주가 흐름 등에 따라 투자자들의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실제 시장 반응은 증자 진행 과정에서 확인될 전망이다.


'생산능력·포트폴리오·글로벌 거점' 3대축 확장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이번 유상증자와 대규모 인수를 동시에 추진하는 것은 단순한 생산시설 확대를 넘어 사업구조 자체를 다변화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첫 번째 축은 송도 제2바이오캠퍼스를 중심으로 한 생산능력 확대, 두 번째는 항체의약품에서 mRNA·ADC·펩타이드로 이어지는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 세 번째는 폴리펩타이드의 미국·유럽·인도 생산시설을 활용한 글로벌 생산거점 확대다.


해외 금융·산업 매체들은 특히 이번 거래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항체의약품 중심의 대형 CDMO에서 다양한 치료제 생산을 담당하는 종합 CDMO로 영역을 넓히려는 움직임으로 평가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 역시 폴리펩타이드 인수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빠르게 성장하는 펩타이드 치료제 시장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거래라고 보도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2분기에도 1조3,210억원의 매출과 5,86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회사는 기존 생산시설의 안정적인 운영과 함께 향후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 확대를 성장전략의 주요 축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번 유상증자는 이러한 기존 사업의 현금창출력을 기반으로 미래 성장 분야에 대규모 자본을 선제적으로 투입하는 성격을 갖는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유상증자와 폴리펩타이드 인수가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회사는 대형 항체의약품 CDMO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펩타이드와 차세대 치료제까지 생산하는 글로벌 멀티모달 CDMO로 사업 범위를 확대하게 된다.


다만 폴리펩타이드 인수는 공개매수와 규제 승인 등 필요한 절차가 남아 있고, 제2바이오캠퍼스의 후속 공장 건설 역시 단계적으로 진행될 예정이어서 실제 성과가 나타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결국 이번 3조원 규모 유상증자의 핵심은 단기적인 생산능력 확대보다 글로벌 제약산업의 성장 분야에 선제적으로 자본을 투입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사업 영역과 생산거점을 동시에 확장하는 데 있다는 점이다. 향후 폴리펩타이드 인수의 성공적인 마무리와 신규 생산시설의 가동, 그리고 펩타이드 CDMO 수주 확대가 이번 대규모 투자에 대한 시장의 평가를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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