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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토류 공급망 돌파구 찾는 한국…KDB미래전략연구소, 고려아연의 제련·재활용 기술 주목

  • 윤재훈 기자
  • 입력 2026.09.06 18: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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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의 설명을 위한 AI 생성 이미지 [사진=AI 생성이미지]

 

글로벌 희토류 공급망을 둘러싼 국가 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가운데, 국내에 희토류 자원이 부족한 한국이 기존의 비철금속 제련 기술과 도시광산을 활용해 새로운 공급망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세계적인 비철금속 제련 역량을 보유한 고려아연이 희토류와 핵심광물 공급망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산업은행 KDB미래전략연구소는 지난 2일 발간한 ‘글로벌 희토류 공급망 재편 동향’ 보고서를 통해 희토류 공급망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제련 기술과 도시광산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희토류는 전기차와 해상풍력, 반도체 등 첨단산업뿐 아니라 미사일과 전투기 등 방산 분야에서도 활용되는 핵심 전략자원이다. 특히 영구자석에 사용되는 네오디뮴 등 일부 희토류는 고성능 전기모터와 첨단 무기체계의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소재로 꼽힌다.


문제는 희토류 공급망이 일부 국가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특정 국가의 수출 통제가 강화될 경우 희토류를 원료로 사용하는 글로벌 제조업 전반이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가 각국의 중요한 산업·안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KDB미래전략연구소는 이러한 상황에서 희토류 자원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한국이 활용할 수 있는 경쟁력으로 고도화된 제련 기술과 대규모 화학공정 역량, 그리고 높은 희토류 수요 기반을 제시했다.


특히 주목되는 분야가 ‘도시광산’이다. 도시광산은 폐가전이나 폐배터리, 폐모터, 폐자석 등 사용이 끝난 제품에서 유용한 금속과 소재를 다시 회수하는 자원순환 산업이다. 새로운 광산을 개발하지 않고도 이미 국내에 축적된 폐제품에서 핵심광물을 회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공급망 안정과 자원순환이라는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


연구소는 국내 비철금속 기업들이 오랜 기간 축적해온 제련 및 금속 회수 기술이 희토류 재활용 분야와 높은 기술적 연계성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대규모 화학공정 운영과 환경처리 인프라 역시 도시광산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반으로 꼽았다.


대표적인 사례로 거론된 기업이 고려아연이다.


고려아연은 아연과 연을 비롯한 비철금속 제련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과 2차 원료에서 유가금속을 회수하는 기술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왔다. 이러한 제련과 회수 기술을 기반으로 최근에는 자원순환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특히 최윤범 회장 취임 이후에는 신재생에너지와 이차전지 소재, 자원순환을 중심으로 한 이른바 ‘트로이카 드라이브’를 추진하면서 전자폐기물 등 2차 원료를 활용한 자원순환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희토류 분야에서도 기술 확보가 이어지고 있다. 고려아연은 폐모터에서 희토류 혼합물을 회수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등 희토류 재활용 기반의 분리·정제 기술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정부 지원 사업도 진행 중이다. 고려아연은 올해 4월부터 2030년 12월까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을 받아 ‘희토류 가공 K-플랜트 핵심장비 개발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희토류 가공과 관련한 핵심 장비 및 공정 기술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해외 공급망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고려아연은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 지역에서 미국 정부 등과 함께 대규모 통합제련소 사업인 ‘프로젝트 크루서블(Project Crucible)’을 추진하고 있다.


KDB미래전략연구소는 이 사업을 미국 주도의 핵심광물 공급망에 참여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평가하면서, 고려아연이 미국 내에서 핵심광물 생산과 희토류 재활용을 연계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프로젝트 크루서블은 미국 내에서 핵심광물 공급망을 강화하기 위한 통합제련소 구축 사업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고려아연은 이를 통해 미국 시장에서 핵심광물 생산과 자원순환 역량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폐영구자석에서 희토류를 회수하는 재활용 공장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희토류 공급망을 단순히 해외 광산 확보에만 의존하지 않고 제련·재활용·분리·정제 기술을 통해 공급망의 후방을 확보하는 전략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희토류는 광산에서 원료를 확보하는 것만으로 공급망이 완성되지 않는다. 채굴된 원료에서 필요한 원소를 분리하고 정제하는 과정 역시 고도의 기술과 대규모 설비를 필요로 한다. 따라서 국내 기업이 보유한 제련 및 금속 회수 기술을 희토류 분야로 확장할 경우 자원 빈국인 한국의 구조적 한계를 일정 부분 보완할 수 있다는 것이 연구소의 분석이다.


고려아연 역시 국내 핵심광물 공급망 안정과 우방국과의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회사 측은 수십 년간 축적한 제련·회수·자원순환 기술을 바탕으로 핵심광물 공급망 안정에 기여하고, 미국을 비롯한 우방국과 협력해 신뢰할 수 있는 핵심광물 공급망 구축에 힘쓰겠다는 입장이다.


결국 희토류 공급망 경쟁에서 한국의 해법은 단순히 해외 광산을 확보하는 데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국내에 이미 축적된 제련 기술과 폐기물에서 핵심광물을 다시 회수하는 도시광산 기술, 그리고 이를 해외 우방국의 공급망과 연결하는 전략이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공급망이 자원 확보를 넘어 기술과 재활용, 생산시설, 동맹국 간 협력까지 포함하는 방향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고려아연을 비롯한 국내 제련·자원순환 기업들의 역할도 한층 중요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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