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라나키산 상공 2시간 촬영에 위성 약 1,400기 포착, 사진 578장 합성해 이동 흔적 시각화
- 저궤도 위성 증가로 달라지는 밤하늘, 천문관측과 우주환경 관리 문제도 부각
뉴질랜드의 한 사진작가가 약 2시간 동안 밤하늘을 촬영한 사진에서 1만 4천 개가 넘는 인공위성의 이동 흔적을 시각화해 화제가 되고 있다. 육안으로는 쉽게 확인하기 어려운 수많은 위성의 움직임이 한 장의 사진에 담기면서, 지구 주변 우주공간이 얼마나 복잡해지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23일 오후 소셜미디어 X의 Black Hole 계정에는 뉴질랜드 타라나키산(Mount Taranaki) 상공에서 촬영한 인공위성 궤적 사진과 그 제작 과정이 소개됐다. 뉴질랜드 사진작가 브렌던 라슨(Brendan Larsen)이 촬영한 이 작품에는 밤하늘을 가로지르는 수많은 빛의 선이 거미줄처럼 얽혀 있다.
사진은 지난 9월 9일 뉴질랜드 타라나키 지역에서 촬영됐다. 라슨은 이날 오후 8시 18분부터 10시 13분까지 약 1시간 55분 동안 카메라를 고정해 놓고 밤하늘을 연속 촬영했다. 한 장당 노출시간은 8초로, 총 578장의 사진이 촬영됐다.
이후 약 45시간에 걸친 수작업 편집이 이어졌다. 라슨은 각각의 사진에 나타난 인공위성의 이동 흔적을 직접 분리하고 합성해 최종 작품을 완성했다.
그 결과 사진에 나타난 위성 궤적은 약 1만 4,450개로 추정됐다. 그러나 이는 서로 다른 위성 1만 4,450개가 지나갔다는 의미는 아니다. 하나의 위성이 여러 장의 사진에 반복적으로 포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라슨은 실제로 촬영된 개별 위성의 수를 약 1,400기로 추산했다.
사진에 나타난 궤적 가운데 상당수는 스타링크(Starlink)와 같은 대규모 위성군에 속한 인공위성의 이동과 관련된 것으로 설명된다. 다만 사진만으로 모든 궤적의 위성 소속이나 종류를 개별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작품은 인공지능(AI)으로 생성한 이미지가 아니라 실제 촬영된 사진을 합성한 결과물이다. 라슨은 자신의 사진 소개 글에서 모든 궤적이 원본 사진에 기록된 것임을 강조했다.
사진에는 인공위성 외에 또 다른 움직임도 담겨 있다. 타라나키산을 내려오던 등반객 두 명의 헤드램프 불빛이다. 약 2시간에 걸친 촬영 과정에서 산을 내려오는 사람들의 움직임까지 기록되면서, 지상의 작은 불빛과 하늘을 가로지르는 수많은 위성 궤적이 한 화면에 공존하게 됐다.
이 사진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촬영 기술의 정교함 때문만은 아니다. 평소에는 눈에 잘 띄지 않는 지구 주변의 인공위성 활동을 시각적으로 드러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인공위성은 통신과 기상관측, 위치정보 제공, 재난 감시 등 현대사회에 필수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특히 저궤도 위성통신망이 확대되면서 지구 주변을 운항하는 위성의 수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천문관측 환경에도 영향을 미친다. 인공위성은 태양빛을 반사하기 때문에 관측 조건에 따라 밤하늘에서 밝은 점이나 이동하는 선으로 나타날 수 있다. 천체를 장시간 촬영하는 과정에서 위성이 관측 영역을 지나가면 사진이나 관측 데이터에 밝은 궤적이 남게 된다.
특히 여러 장의 사진을 합성하거나 장시간 노출을 이용하는 천문관측에서는 위성의 이동 흔적이 연구 대상 천체의 관측과 데이터 분석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에 따라 천문학계에서는 위성의 밝기를 줄이고 관측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기술적·제도적 대응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우주환경 관리 문제도 중요해지고 있다. 위성이 증가할수록 지구 궤도에서 운용되는 물체들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고 충돌 위험을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커진다. 운용을 마친 위성이나 우주잔해물에 대한 관리 역시 지속가능한 우주 이용을 위한 주요 과제로 꼽힌다.
다만 이번 사진에 나타난 수많은 빛의 선을 우주쓰레기나 충돌 위험의 직접적인 증거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사진은 일정 시간 동안 관측된 위성의 이동 흔적을 합성한 것으로, 실제 궤도상 물체들의 거리나 충돌 가능성을 보여주는 자료는 아니다.
라슨의 사진은 하나의 질문을 남긴다. 인공위성이 제공하는 편리함과 기술적 혜택을 확대하면서도, 인류가 오랫동안 공유해 온 밤하늘의 관측 환경을 어떻게 보전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뉴질랜드의 고요한 화산 위로 나타난 수많은 빛의 선은 지구 주변 우주공간이 이미 인간의 활동으로 크게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밤하늘을 바라보는 일조차 이제 우주기술의 발전과 그에 따른 환경적 영향을 함께 생각해야 하는 시대가 되고 있다.
BEST 뉴스
-
우주에 피어난 장미 한 송이…NASA가 공개한 3억 광년 밖 은하의 신비
▲ 허블우주망원경이 촬영한 은하 쌍 'Arp 273'. 위쪽의 큰 은하 UGC 1810과 아래쪽의 작은 은하 UGC 1813이 중력의 영향으로 장미꽃을 닮은 형태를 이루고 있다. [사진=NASA·ESA·Hubble Heritage Team] 지구에서 약 3억 광년 떨어진 우주 공간에 장미꽃을 닮은 은하가 존재한다. ... -
싱가포르에 휴머노이드 로봇 훈련센터 개소…서비스업 현장 적용 가능성 검증
▲ YYForce, 호텔·청소·보안·시설관리 분야 로봇 훈련 및 운영 데이터 수집 추진 [사진=YYForce] 호텔 객실관리와 청소, 보안 등 ... -
목성이 사라진다면 지구는 어떻게 될까…‘우주의 방패’만은 아닌 거대 행성
▲ 과학 콘텐츠를 소개하는 ‘Amazing Physics’는 2일 X 계정을 통해 목성이 갑자기 사라진다는 가정 아래 지구와 태양계에 나타날 수 있는 변화를 소개했다. [사진=Amazing Physics X] 태양계에서 가장 큰 행성인 목성이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다면 지구에는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
미래사회알앤디, 방정식 기반 ‘AI 과학자’ 연구 플랫폼 개발…검증 근거 3단계 공개
▲ 미래사회알앤디가 방정식과 수치 계산을 기반으로 연구를 지원하는 이른바 ‘AI 과학자’ 플랫폼을 통해 공학을 비롯한 다학제 연구 지원에 나선다. [사진=미래사회알앤디] 미래사회알앤디가 방정식과 수치 계산을 기반으로 연구를 지원하는 이른바 ‘AI 과학자’ 플랫폼을 통해 공... -
누리호 5차 발사, 7일 낮 12시 25분 확정…기상·기술 점검 완료
▲ 누리호의 발사 준비 모습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7일 공식 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이날 열린 누리호 발사관리위원회에서 기술적 준비 상황과 기상 조건을 종합적으로 점검한 결과, 낮 12시 25분에 발사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항... -
뇌 자극이 학습 능력을 바꿀까…옥스퍼드대가 주목한 ‘신경회로 자극’ 연구
▲ 옥스퍼드대학교는 28일 공식 X 계정을 통해 학습에 관여하는 신경회로를 보다 정밀하게 자극하는 연구를 소개했다. 관련 기술은 스포츠와 음악, 수술 훈련, 재활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활용 가능성이 연구되고 있다. [사진=University of Oxford X] 뇌의 특정 신경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