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습에 관여하는 뇌 회로 정밀하게 자극, 스포츠·음악·수술·재활 등 활용 가능성
- 개인별 효과 차이 커 아직 연구 단계, 안전성과 윤리적 기준 마련도 과제
뇌의 특정 신경회로를 자극해 새로운 기술을 익히는 과정을 돕는 연구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운동이나 악기 연주부터 정교한 수술 기술, 신체 기능을 회복하는 재활까지 적용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뇌 자극 기술이 인간의 학습을 어디까지 변화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영국 옥스퍼드대학교는 28일 공식 X 계정을 통해 학습에 관여하는 신경회로를 보다 정확하게 겨냥하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며 관련 연구를 소개했다. 연구가 발전하면 스포츠와 음악, 수술, 재활 등 여러 분야에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연구의 바탕에는 뇌의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이 있다. 새로운 동작을 반복해서 연습하면 뇌의 신경 연결 역시 변화하고 재구성된다. 피아노 곡을 익히거나 테니스 서브 동작을 반복하면서 점차 능숙해지는 과정에도 이러한 뇌의 변화가 관여한다.
연구자들은 여기에 뇌 자극을 더했을 때 학습 과정에 어떤 변화가 나타나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특히 수술 없이 외부에서 뇌 활동에 영향을 주는 ‘비침습적 뇌 자극’ 기술이 주요 연구 대상이다.
방법도 다양하다. 두피에 부착한 전극으로 약한 전류를 전달하거나 자기장을 이용해 뇌를 자극하는 기술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초음파를 집중시켜 특정 뇌 영역을 겨냥하는 집속초음파 기술도 연구되고 있다. 자극 방식은 다르지만 필요한 신경회로에 보다 정밀하게 접근하려는 것이 공통된 방향이다.
이러한 기술이 안정적으로 발전한다면 활용 분야는 한층 넓어질 수 있다. 운동선수가 새로운 동작을 익히거나 음악가가 연주 기술을 훈련하는 과정, 의료진이 섬세한 수술 동작을 배우는 과정 등이 대표적이다. 뇌졸중이나 신경계 질환으로 잃어버린 신체 기능을 다시 익혀야 하는 환자의 재활에도 활용 가능성이 연구되고 있다.
다만 뇌를 자극한다고 해서 곧바로 학습 능력이 향상되는 것은 아니다. 일부 연구에서는 특정 동작을 익히는 속도가 빨라지거나 학습한 기술을 오래 유지하는 효과가 관찰됐지만, 다른 연구에서는 뚜렷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거나 기존 결과가 반복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개인마다 반응이 다르다는 점도 넘어야 할 과제다. 나이와 뇌의 구조, 기존 숙련도 등 여러 요인이 자극 효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같은 기술을 배우더라도 하나의 뇌 영역만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신경회로가 복합적으로 관여하기 때문에 정확한 표적을 찾는 일도 쉽지 않다.
이에 최근에는 뇌의 넓은 영역을 일괄적으로 자극하는 방식보다 학습에 실제로 관여하는 신경회로를 찾아 필요한 순간에 정확하게 자극하려는 방향으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뇌영상과 컴퓨터 모델링을 활용해 자극이 개인의 뇌에서 어떻게 전달되는지 분석하고, 보다 깊은 뇌 영역에 접근하기 위한 기술도 함께 개발되고 있다.
결국 관건은 뇌 활동을 단순히 활성화하는 것이 아니라 ‘어디를, 언제, 어떻게 자극하느냐’에 있다. 새로운 동작을 연습하는 시점과 뇌 자극을 정교하게 연결해 학습에 필요한 신경 변화를 효과적으로 유도할 수 있는지가 연구의 핵심이다.
기술이 의료와 연구 영역을 넘어 일반인에게까지 확대될 경우에는 새로운 논의도 필요하다. 운동선수가 경기력 향상을 위해 뇌 자극을 사용하는 것을 어떻게 볼 것인지, 건강한 사람의 학습 능력 향상을 목적으로 한 기기를 어느 범위까지 허용할 것인지 등 안전성과 윤리적 기준을 함께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뇌 자극만으로 누구나 새로운 기술을 빠르게 익힐 수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하지만 학습 과정에서 뇌가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신경회로를 보다 정밀하게 자극하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뇌 자극이 미래의 학습과 재활을 지원하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지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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