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주일 내내 활동한 여학생은 11%, 남학생은 17%, 성별 격차 뚜렷
- 안전한 운동 공간과 포용적 체육환경 조성 강조, 건강 격차 해소 위한 사회적 지원 필요
청소년의 신체활동 부족이 세계적인 건강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여학생들이 남학생보다 신체활동에 참여하는 비율이 낮다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지적이 나왔다. WHO는 이러한 차이가 여학생의 운동 능력이나 관심 부족 때문이 아니라, 신체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과 기회의 차이에서 비롯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WHO는 6일 공식 소셜미디어 X를 통해 청소년의 신체활동 실태를 보여주는 통계를 공개하고, 여학생들이 안전하고 자유롭게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WHO가 소개한 자료에 따르면 청소년 여학생의 28%는 조사 직전 일주일 동안 신체활동을 한 날이 하루도 없다고 응답했다. 남학생의 경우 같은 응답 비율은 22%로, 여학생이 6%포인트 높았다.
반대로 일주일 중 7일 모두 신체활동을 했다고 답한 비율은 여학생이 11%, 남학생이 17%였다. 여학생은 신체활동을 전혀 하지 않는 비율이 더 높고, 매일 활동하는 비율은 더 낮게 나타난 것이다.
WHO는 이러한 격차를 여학생 개인의 운동 능력이나 관심 부족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여학생들이 신체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안전한 공간을 확보하고,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스포츠·여가 프로그램과 학교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청소년기의 신체활동은 성장과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규칙적인 운동은 심폐체력과 근력, 뼈 건강을 증진하고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우울과 불안 증상 완화, 인지 기능과 정신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WHO는 5~17세 아동·청소년에게 일주일 전체에 걸쳐 하루 평균 60분 이상의 중강도~고강도 유산소 신체활동을 권고하고 있다. 근육과 뼈를 강화하는 고강도 활동도 일주일에 최소 3일 포함하도록 권장한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상당수 청소년이 이러한 권고 수준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WHO가 2019년 발표한 국제 연구에서는 2016년 기준 11~17세 청소년의 81%가 권장 신체활동 수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학생의 신체활동 부족 비율은 85%, 남학생은 78%로 성별 격차도 확인됐다.
여학생의 신체활동 참여가 상대적으로 낮은 현상은 단순히 운동을 좋아하고 싫어하는 개인적 선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지역사회에 안전한 운동 공간이 부족하거나, 여학생이 참여할 수 있는 체육 프로그램이 제한적인 경우 신체활동 기회 자체가 줄어들 수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문화적 인식과 성별 고정관념, 스포츠 시설에 대한 접근성, 경제적 여건 등도 참여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학교 체육활동이 경쟁 중심으로 운영되거나 다양한 신체활동을 경험할 기회가 부족한 경우에도 일부 학생이 운동에서 소외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WHO는 여학생들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다양한 관심과 신체 능력을 고려한 포용적인 스포츠 및 여가 프로그램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교 역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체육 수업뿐 아니라 쉬는 시간과 방과 후 활동, 통학 과정 등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몸을 움직일 수 있는 기회를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 운동에 익숙하지 않은 학생도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다양화하는 접근이 요구된다.
지역사회 차원에서는 공원과 체육시설, 보행로와 자전거도로 등 생활권 내 신체활동 기반을 확충하는 일이 중요하다. 시설의 접근성과 안전성을 높이고, 성별이나 경제적 여건에 관계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도 필요하다.
청소년의 신체활동 격차는 건강 문제인 동시에 사회적 기회의 문제이기도 하다. 운동을 통해 얻는 신체적·정신적 건강의 혜택이 특정 집단에 집중되지 않도록 하려면 학교와 지역사회, 공공정책이 함께 역할을 해야 한다.
특히 청소년기에 형성된 생활습관은 성인기 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체활동 참여 기회를 넓히는 일은 장기적인 공중보건 정책과도 연결된다.
다만 WHO가 이번 X 게시물에서 제시한 28%, 22%, 11%, 17%는 조사 대상과 측정 기준을 함께 확인해 해석할 필요가 있다. '신체활동을 한 날'이라는 응답만으로 하루 활동 시간이나 WHO 권고 기준 충족 여부를 직접 판단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WHO가 이번 게시물을 통해 전달한 메시지는 분명하다. 여학생의 신체활동 부족을 개인의 문제로 돌리기보다, 누구나 안전하고 편안하게 운동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청소년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서는 운동을 권장하는 것만큼이나 실제로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 여학생과 남학생 모두에게 공평한 신체활동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건강 격차를 줄이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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