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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소문 고가 붕괴, 반복된 안전불감증이 부른 인재…“조금만 더 주의했다면 막을 수 있었다”

  • 이경희 기자
  • 입력 2026.05.27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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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도로 붕괴 사고 [사진=이원녕 페이스북]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도로 붕괴 사고를 둘러싸고 단순한 현장 사고를 넘어 우리 사회 전반에 자리 잡은 안전불감증과 허술한 안전관리 체계가 빚어낸 인재(人災)라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고 이전 이미 위험 신호가 감지됐음에도 보다 적극적인 통제와 보강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점에 주목하며, 조금만 더 신중하게 대응했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사고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사고 당일 새벽, 해체 작업 중이던 서소문 고가 상판 일부에서는 약 2.9㎝의 침하 현상이 발견됐다. 현장에서는 구조물 이상 징후를 확인한 뒤 안전진단이 진행됐지만, 점검 과정에서 결국 구조물이 붕괴하며 작업자 3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전문가들은 구조물 침하 자체가 이미 붕괴 위험을 알리는 경고 신호였다고 설명한다. 특히 안전성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인력이 직접 구조물 위에 올라가 점검을 진행한 것은 결과적으로 위험을 키운 판단이었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노후 구조물은 작은 진동이나 추가 하중에도 균형이 급격히 무너질 수 있는 만큼, 위험 징후가 확인됐다면 가장 먼저 현장 접근을 통제하고 추가 보강부터 진행했어야 했다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가 “조금만 더 주의를 기울였더라면 막을 수 있었던 사고”라고 말한다. 침하 현상이 발견된 직후 작업을 전면 중단하고 주변을 통제한 뒤 원격 장비를 활용해 상태를 점검하거나 임시 지지 구조물을 보강하는 절차가 우선됐다면 피해를 줄일 가능성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해체 작업 방식 자체에 대한 우려도 이어지고 있다. 현장에서는 열차 운행이 중단되는 새벽 시간대에만 제한적으로 공사가 가능했던 만큼, 구조물을 일부 절단한 상태에서 임시 보강 후 철수하고 다음 작업일에 다시 작업을 이어가는 방식이 반복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절단된 구조물을 장시간 불안정한 상태로 남겨두는 것은 위험성을 높일 수 있다며 보다 철저한 안전 대책이 필요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이번 사고는 60년 가까이 된 노후 교량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구조물 특성에 맞는 정밀한 안전관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다. 반복적인 절단 작업과 열차 운행에 따른 진동, 구조물 노후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그 이전에 위험 요소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현장의 보수적 대응이 부족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토목 구조물 해체 공사에 대한 제도적 보완 필요성 역시 커지고 있다. 현재 건축물 해체에는 해체계획서 작성과 감리 제도가 마련돼 있지만, 교량과 같은 토목 구조물은 상대적으로 안전관리 기준과 현장 매뉴얼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전문가들은 드론과 원격 카메라를 활용한 비대면 점검 체계, 붕괴 위험 시 즉각 작업을 중단하는 기준, 해체 공사 전담 감리 제도 등을 보다 구체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사고는 현장의 작은 위험 신호를 가볍게 넘기는 안전불감증이 얼마나 큰 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 사례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장에서 조금만 더 조심하고, 위험 가능성에 보다 보수적으로 대응했다면 안타까운 인명 피해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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