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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포커스]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중동 분쟁이 세계 경제와 국제질서를 흔들고 있다

  • 윤재훈 기자
  • 입력 2026.07.24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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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gemini 생성이미지]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충돌이 장기화되면서 중동 위기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양국 간 무력 충돌을 넘어 에너지 공급망과 국제 해상 운송, 세계 금융시장, 미국의 국내 정치까지 동시에 영향을 미치는 복합적인 국제 위기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해외 주요 언론들은 이번 분쟁을 더 이상 특정 지역의 국지전으로 보기 어렵다며, 국제 질서 전반을 흔드는 지정학적 리스크로 평가하고 있다.


미군은 이란 핵시설과 군사시설에 대한 공습을 13일째 이어가고 있다. 미국은 군사적 압박을 통해 이란의 핵 개발 능력과 군사력을 약화시키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란 역시 보복 공격과 대응 태세를 강화하며 쉽게 물러서지 않고 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운 휴전 협상에 나설 준비가 아직 되어 있지 않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외교적 해결 가능성은 더욱 낮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군사적 압박이 협상을 이끌어낼 것이라는 미국의 전략과 달리, 이란 내부에서는 강경파의 입지만 강화되고 있어 오히려 협상 여건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전쟁의 여파는 가장 먼저 국제 에너지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이 큰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를 항해하는 선박에 대한 공격을 확대하면서 세계 원유 운송의 핵심 통로 두 곳이 동시에 위협받고 있다. 이 같은 불안감이 시장에 반영되면서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실제 원유 생산량 감소보다 원유를 운송할 수 없게 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가격 상승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한다. 세계 원유의 상당 부분이 중동 해상 운송로를 통과하는 만큼, 운송 차질은 에너지 가격뿐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 전반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후티 반군의 움직임도 이번 분쟁의 특징 가운데 하나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후티 반군은 미국과 동맹국들의 군사 행동에 대응한다는 명분 아래 홍해에서 상선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단순히 군사적 충돌을 확대하는 차원을 넘어 국제 해운과 물류를 압박해 서방 국가들의 경제적 부담을 키우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해운 보험료와 운송비가 상승하고 있으며, 원유뿐 아니라 액화천연가스(LNG), 곡물, 원자재 운송에도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전쟁은 미국 내부에서도 정치적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미국 하원은 의회의 승인 없이 대통령이 이란과의 군사 행동을 확대하지 못하도록 하는 전쟁권한 제한 법안을 통과시켰다. 비록 상원에서는 유사한 법안이 부결돼 실제 효력을 발휘하지는 못했지만, 대통령의 군사권 행사 범위를 둘러싸고 공화당 내부에서도 이견이 드러났다는 점은 의미가 적지 않다. 이는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미국 국내 정치의 부담 역시 커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국제 금융시장도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유가 상승은 다시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우고 있으며,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하 시기를 늦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인 금과 달러로 자금을 이동시키고 있으며, 금융시장에서는 지정학적 위험 프리미엄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중동의 불안정성이 지속될 경우 세계 경제 회복세에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해외 전문가들은 이번 중동 위기의 가장 큰 특징으로 전쟁의 양상이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과거의 전쟁이 영토 점령과 군사적 승리에 초점을 맞췄다면, 최근의 분쟁은 에너지 공급망과 해상 운송, 금융시장, 공급망을 압박하는 방식으로 상대국과 국제사회 전체에 경제적 부담을 가하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호르무즈 해협과 홍해를 동시에 불안정하게 만드는 전략은 단순한 군사작전이 아니라 세계 경제 전체를 협상 대상으로 삼는 새로운 형태의 지정학적 압박으로 해석된다.


결국 이번 중동 위기는 미국과 이란이라는 두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제 원유시장과 글로벌 공급망, 금융시장, 각국의 경제정책까지 동시에 영향을 받는 상황에서 세계 경제는 또 하나의 불확실성에 직면하고 있다. 군사적 충돌이 단기간에 종료되더라도 에너지 가격 불안과 해상 물류 차질, 지정학적 긴장은 상당 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번 사태는 현대의 전쟁이 더 이상 총성과 미사일만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와 금융, 공급망을 새로운 무기로 활용하는 시대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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