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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캐나다에 첫 ‘준회원국’ 제안…트럼프 “적대행위라면 유럽에 고율 관세”

  • 윤재훈 기자
  • 입력 2026.09.17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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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폰데어라이엔 “캐나다와 관계 최고 수준으로”, 무역·에너지·AI·방위 협력 확대 구상
  • 현행 EU 제도에는 ‘준회원국’ 지위 없어, 27개 회원국 협의 거쳐야
  • 미국과 무역 갈등 겪는 캐나다, 대미 의존 낮추고 유럽과 경제·안보 협력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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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인공지능 생성 이미지 [사진=Gemini 생성 이미지]

 

유럽연합(EU)이 캐나다를 사상 첫 ‘준회원국(associate member)’으로 받아들이는 새로운 협력 구상을 제시했다. 미국과 캐나다의 무역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캐나다와 EU가 무역·에너지·방위·첨단기술 분야에서 관계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러한 구상이 미국에 대한 ‘적대행위’라고 판단될 경우 유럽에 높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16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유럽의회에서 열린 ‘2026년 EU 국정연설(State of the Union)’에서 캐나다가 EU의 첫 준회원국이 될 수 있도록 협력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이날 연설에 참석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를 향해 캐나다와의 관계를 가능한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뜻을 밝혔다. EU 집행위원회가 공개한 연설문에 따르면 양측은 기존 포괄적경제무역협정(CETA)을 기반으로 ‘미래를 위한 동맹(Alliance for the Future)’을 구축하고 지능형 제조, 기술, 방위산업, 에너지, 핵심광물, 배터리, 인공지능(AI), 양자기술, 사이버안보 등의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이러한 협력이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 EU와 캐나다의 공동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니 총리 역시 EU와 보다 강력한 전략적 관계를 구축하는 데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캐나다 정부는 EU와 광범위한 전략 분야에서 협력해 양측의 ‘전략적 자율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카니 총리는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이 제안한 ‘준회원국’이라는 지위 자체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번 제안의 배경에는 미국과 캐나다 사이에서 격화되고 있는 무역 갈등이 자리하고 있다.


카니 정부는 미국에 집중된 교역 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해 향후 10년 동안 미국 이외 국가와의 교역을 두 배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유럽과의 관계 강화에 나서고 있다. 캐나다와 미국의 무역협상이 지난달 결렬된 이후 양국은 관세 조치를 주고받으며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EU의 제안에 즉각 반발했다. 그는 16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로 이동하던 중 기자들에게 캐나다의 EU 준회원국 구상이 미국에 대한 적대적인 의도라고 판단될 경우 유럽에 매우 높은 관세를 부과하거나 일부 분야의 교역을 중단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CNN도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와 EU의 새로운 협정을 ‘적대행위’로 판단할 경우 EU에 고율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을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미국과의 무역 갈등이 캐나다가 EU와의 관계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에 속도를 내게 하고 있다는 분석도 함께 전했다.


다만 현재 EU에는 ‘준회원국’이라는 공식적인 법적 지위가 존재하지 않는다.


로이터에 따르면 EU 조약에는 준회원국 제도가 규정돼 있지 않아 캐나다에 실제로 이러한 지위를 부여하려면 새로운 제도적 틀과 구체적인 권리·의무를 마련해야 한다. EU 집행위원장의 제안만으로 결정되는 사안도 아니며 27개 회원국의 협의와 동의가 필요하다.


캐나다의 EU 정식 가입과도 구분해야 한다. EU 정식 회원국 가입은 유럽 국가를 대상으로 하는 다단계 절차를 거쳐야 하고 27개 회원국의 만장일치 승인이 필요하다. 캐나다가 추진하는 방향도 정식 가입보다는 기존 CETA를 넘어서는 별도의 전략적 협력체계에 가깝다.


양측은 이미 상당한 규모의 경제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EU 이사회 자료에 따르면 2025년 EU와 캐나다의 상품·서비스 교역액은 1,308억 유로를 넘어섰다. 상품 교역액은 약 820억 유로였으며 EU는 캐나다의 두 번째로 큰 교역 상대였다.


CETA가 잠정 발효된 2017년 이후 양측의 상품 교역도 크게 증가했다. EU는 기존 무역 관계를 바탕으로 에너지와 핵심광물, 방위산업, AI 등 경제안보와 직결되는 분야까지 협력 범위를 넓히려 하고 있다.


캐나다의 대외전략 변화는 방위 분야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캐나다는 영국이 주도하는 신속대응 군사협력체인 합동원정군(JEF) 가입도 신청했다. 미국 중심의 안보·경제 관계를 유지하면서 유럽과의 협력망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EU 준회원국’ 구상이 실제 제도로 이어질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준회원국의 권리와 의무, EU 단일시장 접근 범위, 규제 적용 방식 등 핵심적인 내용이 정해지지 않았고 회원국 사이에서도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


카니 총리는 17일 유럽의회에서 EU·캐나다 관계와 경제·안보 협력에 관한 연설을 할 예정이다. 미국과 캐나다의 무역 갈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번 구상이 선언적 수준을 넘어 새로운 대서양 경제·안보 협력체계로 구체화될지가 향후 논의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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