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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로시 “트럼프의 모든 길은 푸틴으로 통한다”…러시아 제재 유예에 강력 반발

  • 윤슬 기자
  • 입력 2026.10.18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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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낸시 펠로시, 18일 공식 X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대러시아 제재 유예 결정 비판
  • 미 의회 초당적 합의로 통과한 제재법, 시행 앞두고 행정명령으로 적용 면제
  • 2019년 백악관 회동 당시 발언 다시 꺼내, “미국의 가치와 민주주의에 대한 배신”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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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낸시 펠로시 전 미국 하원의장이 18일 공식 X에 공개한 2019년 10월 16일 백악관 회동 사진. 당시 하원의장이었던 펠로시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참석자들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낸시 펠로시 공식 X]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의회의 초당적 지지로 통과된 러시아 제재 조치의 시행을 유예하면서 미국 정치권의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압박하기 위해 마련된 제재가 시행을 앞두고 사실상 보류되자 민주당은 물론 일부 공화당 의원들도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낸시 펠로시(Nancy Pelosi) 전 미국 하원의장은 18일 공식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7년 전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했던 발언을 다시 언급하며 미국의 대러시아 정책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펠로시는 게시물에서 2019년 10월 16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했던 말을 소개했다.


“대통령님, 당신에게는 모든 길이 푸틴으로 통합니다.”


그는 정확히 7년이 지난 2026년 10월 16일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운 러시아 제재의 적용을 면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며, 이번 결정이 미국의 민주주의 수호 의지와 국가적 가치에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의회가 통과시킨 러시아 제재법, 시행 직전 적용 면제


이번 논란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6일 서명한 행정명령에서 시작됐다.


백악관이 공개한 행정명령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026년 린지 O. 그레이엄 러시아·이란 제재법(Lindsey O. Graham Sanctioning Russia and Iran Act of 2026)'에 규정된 주요 제재와 관세, 제한 조치의 적용을 면제하기로 했다.


이 법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수행에 필요한 자금 흐름을 차단하고 경제적 압박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미국 의회에서 공화당과 민주당의 지지를 받아 통과됐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9월 18일 직접 서명해 법률로 확정했다.


제재 대상에는 러시아의 금융기관과 에너지 거래 관련 주체, 제재 회피에 관여하는 선박 등이 포함된다. 러시아산 석유와 천연가스를 대량으로 구매하는 국가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도 담겼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제재 시행 시한을 이틀 앞두고 주요 조치의 적용을 면제했다.


백악관은 행정명령에서 이번 면제가 미국의 국가이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했으며, 관련 법률에 따라 의회에 그 사유를 설명하는 보고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결정이 기존의 모든 대러시아 제재를 폐지한 것은 아니다. 행정명령은 해당 법률에 따른 새로운 제재와 관세 등의 적용을 면제하는 것으로, 기존 행정명령에 근거해 시행 중인 일부 제재는 유지된다고 명시했다.


펠로시 “미국의 민주주의 수호 의지 훼손”


펠로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결정을 미국이 지켜온 민주주의와 안보의 가치에 대한 문제로 바라봤다.


그는 러시아가 이란의 미군 공격을 돕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유예하는 것은 미국의 민주주의 수호 의지와 군 복무자들의 헌신을 모욕하는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민간인 피해를 언급하며 푸틴 대통령에 대한 강경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펠로시는 공화당 상원의원들의 비판에도 뜻을 같이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러시아에 대한 부당한 양보로 규정했다.


또한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어떤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기에 미국의 가치를 희생하는 결정을 내리는 것이냐는 취지의 질문을 던졌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 사이에 실제로 특정한 비밀 관계가 확인됐다는 의미가 아니라, 펠로시가 오랫동안 제기해 온 정치적 의혹과 비판을 다시 강조한 발언이다.


2019년 백악관 회동 사진 다시 공개한 이유


펠로시는 이번 게시물에 2019년 10월 백악관 회동 당시 촬영된 사진도 함께 첨부했다.


사진에는 회의실의 긴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펠로시 당시 하원의장을 비롯한 미국 정부 및 의회 관계자들이 마주 앉아 있는 모습이 담겼다.


펠로시는 테이블 한쪽에서 일어나 발언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반대편에 앉아 있다.


이 사진은 2019년 10월 16일 백악관에서 열린 시리아 정책 관련 회동 당시 촬영된 것으로, 당시 트럼프 행정부의 시리아 북부 미군 철수 결정 등을 둘러싸고 행정부와 민주당 지도부 사이에 갈등이 고조되던 상황을 보여준다.


펠로시가 이번에 해당 사진을 다시 공개한 것은 7년 전 자신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외정책을 비판했던 상황과 현재의 러시아 제재 유예 결정을 연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2019년과 2026년의 같은 날짜를 강조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관련 정책에 대한 자신의 문제 제기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다.


공화당에서도 비판…대러시아 정책 둘러싼 갈등 확대


러시아 제재 유예에 대한 비판은 민주당에만 국한되지 않고 있다.


AP통신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의회에서는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우려를 표명했다.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의 침략 당사자인 만큼 경제적 압박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의원들은 의회가 초당적으로 마련한 제재의 실효성이 대통령의 면제 권한 행사로 약화됐다고 비판했다.


특히 이번 조치는 미국 정부가 러시아산 경유 수입을 추진하는 등 에너지 분야에서 러시아와의 거래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인 가운데 나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높은 에너지 가격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지만, 비판론자들은 러시아산 에너지 거래가 확대될 경우 러시아의 전쟁 자금 확보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우크라이나 역시 미국의 제재 완화가 러시아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미국의 최근 대러시아 정책 변화가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약화시키고 전쟁을 지속할 여지를 넓힐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국가이익 판단과 의회의 제재 의지 사이에서


이번 논란의 핵심은 대통령의 외교·경제정책 판단과 의회가 마련한 대러시아 제재의 목적이 충돌하고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련 법률에 명시된 면제 권한을 활용해 제재 적용을 보류했다. 따라서 이번 행정명령은 의회가 통과시킨 법률 자체를 폐지한 것이 아니라, 법률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대통령의 재량권을 행사한 조치다.


그러나 의회가 러시아에 대한 경제적 압박을 강화하기 위해 법률을 제정했다는 점에서, 시행 직전 광범위한 면제 조치를 내린 결정은 제재의 실질적인 효과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행정부는 국가이익을 이유로 제재 유예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지만, 반대하는 의원들은 러시아에 대한 경제적 압박이 줄어들 경우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력도 약화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러시아산 에너지 거래를 둘러싼 미국의 정책 변화 역시 향후 국제 에너지 시장과 대러시아 제재 공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다.


“모든 길은 푸틴으로 통한다”…7년 만에 되살아난 비판


펠로시가 7년 전 발언을 다시 꺼낸 것은 단순한 과거 회상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정책을 둘러싼 논란이 여전히 미국 정치의 중요한 쟁점임을 보여준다.


트럼프 행정부는 에너지 가격과 국가이익 등을 고려해 대러시아 정책을 조정하고 있지만, 의회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약화시키고 우크라이나 지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의회의 초당적 합의로 통과된 제재법이 시행 직전 유예됐다는 점은 미국의 외교정책 결정 과정에서 행정부와 입법부의 역할을 둘러싼 논쟁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펠로시는 이번 게시물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미국의 가치와 민주주의에 대한 문제로 규정했다. 반면 백악관은 법률이 부여한 권한에 따라 국가이익을 고려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러시아에 대한 경제적 압박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회의 요구와 이를 유예한 행정부의 판단이 맞서면서, 미국의 대러시아 정책을 둘러싼 정치적 갈등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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