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명한 토드 블랜치 법무장관 후보자의 상원 인준 절차가 공화당 내부의 반대에 부딪히면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당초 공화당이 상원을 장악하고 있는 만큼 인준이 무난하게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일부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법무부의 이른바 '반무기화(Anti-Weaponization) 기금'의 완전한 폐지를 인준의 전제 조건으로 내세우면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미국 주요 외신에 따르면 상원 법사위원회 소속인 존 코닌 텍사스주 상원의원과 톰 틸리스 노스캐롤라이나주 상원의원은 법무부가 해당 기금을 실제로 폐지했다는 점을 공식적으로 확인하기 전까지는 블랜치 후보자 인준에 찬성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두 의원 모두 법사위원회 소속인 만큼 이들의 반대는 위원회 표결 결과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코닌 의원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법무부로부터 요구 사항과 관련한 어떠한 공식 답변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4시간 동안 아무런 진전이 없었다며 법무부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알고 있지만 실제 행동으로 옮기려 하지 않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반면 틸리스 의원은 백악관과의 협상이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최종적으로는 행정부가 해당 기금을 완전히 폐지하는 조치를 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과 코닌 의원 모두 기금의 완전한 폐지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공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논란의 중심에 선 '반무기화 기금'은 트럼프 행정부가 정치적 목적의 법 집행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한 제도로 알려져 있다. 특히 2021년 1월 6일 연방의회 의사당 폭동 사건과 관련된 인사들에게 보상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내부에서도 비판이 제기돼 왔다. 비판론자들은 이 기금이 사실상 대통령이 납세자의 세금을 정치적 지지층에게 지원할 수 있는 통로가 될 수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고, 그 결과 법무부와 의회 사이의 갈등도 이어졌다.
법무부는 이달 초 열린 상원 법사위원회 청문회에서 해당 기금은 이미 폐지됐다고 설명했으며, 법원에 제출한 문서에서도 같은 입장을 유지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인단과 법무부 간 합의에서 남아 있는 세금 관련 조항 역시 국세청과 재무부의 권한을 규정한 내용일 뿐 다른 기관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코닌 의원과 틸리스 의원은 이러한 설명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서면 수정이나 공식 문서를 통해 기금 폐지를 명확하게 보장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들은 두 의원이 법무부와 백악관에 보다 구체적인 법적 보증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법사위원회의 인준 표결이 연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코닌 의원 역시 표결 연기 여부가 현재 논의되고 있다면서 인준에 필요한 찬성표가 확보되지 않는다면 척 그래슬리 상원 법사위원장이 표결을 미룰 수도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현재로서는 표결 연기가 가장 중요한 목표는 아니며,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논란은 트럼프 행정부가 상원을 장악한 공화당 내부에서도 모든 사안을 일사불란하게 처리하기는 쉽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블랜치 후보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인을 지낸 대표적인 측근 인사로, 그의 인준 여부는 향후 법무부 운영 방향과도 직결되는 사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백악관이 공화당 의원들이 요구하는 수준의 공식적인 기금 폐지 조치를 내놓을 경우 인준 절차가 정상화될 가능성이 크지만,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을 경우 법사위원회 표결은 물론 상원 전체 인준 일정도 상당 기간 지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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