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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것은 집값이 아니라 투기 심리다…주택을 삶의 공간으로 되돌려야

  • 윤재훈 기자
  • 입력 2026.08.02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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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개봉동에 위치한 블루윈도스 38평 주택 [사진=순백디자인 제공]

 

서울 집값을 둘러싼 최근 통계는 우리 사회의 주거 현실을 다시 돌아보게 한다. 전국 평균 집값 상승률만 보면 한국은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국가로 평가된다. 국제결제은행(BIS)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지표에서도 전국 주택가격 상승률은 하위권에 속한다.


그러나 서울의 고가주택만 들여다보면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세계 주요 도시의 상위 5% 고가주택 가격 상승률에서 서울은 최상위권을 기록했다. 같은 대한민국 안에서도 평균은 안정적이지만 특정 지역과 특정 계층의 자산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극심한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부동산 가격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 사회가 오랫동안 안고 살아온 '주택의 금융상품화'가 만들어낸 구조적 결과다.


주택은 원래 사람이 살아가기 위한 최소한의 생활 기반이다.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기 위한 공간이며, 가족을 이루고 공동체를 형성하는 출발점이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오랫동안 주택이 거주의 대상이 아니라 투자상품이자 투기의 수단으로 인식돼 왔다. 집을 몇 채 보유했는지가 경제적 성공의 척도가 되었고, 실거주보다 시세차익이 우선되는 문화가 사회 전반에 뿌리내렸다.


이 같은 투기 중심의 인식은 서울 강남과 한강변 등 일부 지역에 막대한 자본을 집중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실수요보다 투자수요가 시장을 주도하면서 집값은 실제 거주 가치보다 미래의 기대수익에 의해 결정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결국 집을 사는 사람보다 집을 사지 못하는 사람이 더 큰 불안에 시달리는 사회가 만들어졌다.


문제는 이러한 현상이 단순히 부동산 시장에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청년들은 결혼과 출산을 미루고, 신혼부부는 내 집 마련을 위해 수십 년의 대출을 감당해야 한다. 지방은 인구 감소와 함께 주택가격이 정체되거나 하락하는 반면, 수도권 핵심 지역은 더욱 과열되면서 지역 불균형도 심화되고 있다. 주거 양극화는 결국 교육, 일자리, 의료, 문화 인프라의 격차까지 확대시키며 사회 전체의 불평등을 고착화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정부는 그동안 세금과 대출, 공급 확대 등 다양한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지만 시장은 반복적으로 과열과 침체를 오갔다. 이는 정책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사회적 인식의 문제가 함께 존재하기 때문이다. 부동산을 가장 안전한 투자처로 여기는 사회 분위기가 지속되는 한 투기성 자본은 규제를 피해 새로운 투자 대상을 찾아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선진국에서도 집값은 오르지만 대부분의 국가는 주택을 공공재적 성격을 가진 생활 인프라로 바라보는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공공임대 확대, 실거주 중심의 세제, 투기 억제 장치 등을 통해 주택의 본래 기능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 한국은 여전히 '어디에 집을 샀는가'가 개인의 자산과 사회적 지위를 결정하는 문화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주택을 바라보는 사회적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 집은 돈을 버는 수단이 아니라 사람이 살아가는 공간이어야 한다. 실거주보다 투자가 우선되는 시장에서는 주거 안정도, 저출산 문제도, 세대 간 자산 격차도 해결하기 어렵다.


집값 상승 자체를 경제 성장의 상징처럼 받아들이는 시대는 끝나야 한다. 진정한 선진사회는 부동산 가격이 아니라 국민이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환경으로 평가받는다. 주택은 인간의 삶을 지탱하는 가장 기본적인 사회 기반시설이며, 누구나 안정적으로 거주할 권리를 보장받아야 하는 공간이다.


서울의 고가주택 가격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는 사실은 부동산 시장의 성공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한국 사회에 투기성 자본이 얼마나 깊숙이 뿌리내렸는지를 보여주는 경고음에 가깝다. 이제는 집을 사고파는 시장을 넘어, 사람이 살아가는 공간이라는 본질을 회복하는 방향으로 주거 정책과 사회적 인식이 바뀌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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