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키워드

로그인을 하시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으실 수 있습니다.

트럼프의 이란 압박, 이제는 ‘출구전략’이 필요하다

  • 이경희 기자
  • 입력 2026.08.08 09:23
  • 댓글 0
  • 글자크기설정

  • 장기전으로 드러난 미국의 군사적 한계…탄약 비축량 감소·호르무즈 해협 협상에 무게

1.jpg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The White House]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계속하고 있지만, 미국 역시 이제 전쟁을 끝낼 현실적인 출구전략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5개월 이상 이어진 미국과 이란의 충돌은 당초 미국이 기대했던 단기간의 군사적 압박을 넘어 장기전 양상으로 번졌다. 미국은 여전히 압도적인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전쟁이 길어지면서 정밀유도무기와 방공요격체계 등 핵심 군수품의 재고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특히 미국 합참의장 댄 케인 장군이 최근 트럼프 행정부 내부에서 이란과의 전쟁을 확대하기보다 ‘빠져나갈 길’을 찾아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을 제시했다는 CNN 보도는 미국의 전략적 고민이 상당히 깊어졌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CNN에 따르면 케인 의장은 이란에 대한 추가적인 군사 행동이 가져올 2차·3차 파급효과를 우려하면서, 공군력만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전쟁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을 고위 국가안보 당국자들과 공유해왔다. 그는 존 랫클리프 CIA 국장,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 J.D. 밴스 부통령 등과 전쟁의 종결 방안을 논의할 가능성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더 때리면 끝난다’는 계산의 한계


이번 전쟁에서 미국의 가장 큰 딜레마는 군사적 우위를 가지고도 전쟁을 원하는 방식으로 끝내기가 쉽지 않다는 데 있다.


미국은 이란의 군사시설과 핵 관련 시설, 미사일 및 드론 관련 시설 등을 공격하며 압박을 강화해왔다. 그러나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 능력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은 쉽지 않고, 에너지 기반시설을 대규모로 공격할 경우 이란의 항복보다는 걸프 지역의 에너지 시설과 미군 기지에 대한 보복 공격을 촉발할 위험이 커진다.


CNN 보도에서도 미국 당국자들은 이란의 에너지 기반시설 공격이 이란 정권을 굴복시키기보다는 이란의 보복을 유발하고 걸프 국가들의 에너지 인프라를 위험에 빠뜨릴 가능성을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미국은 최근 더욱 공격적인 공습 계획을 검토했지만 결국 실행을 보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 동맹국들의 우려를 들은 뒤 공격 계획을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미국이 군사적 선택지를 갖고 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그 선택지를 사용했을 때 감당해야 할 비용과 결과가 무엇이냐의 문제에 직면했음을 의미한다.


미국의 탄약 재고도 전쟁의 변수


무엇보다 주목되는 것은 미국의 군수품 비축량이다.


로이터는 8월 4일 보도에서 5개월간의 이란 전쟁으로 미국이 장거리 정밀타격 미사일 비축량을 사실상 대부분 소진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ATACMS와 PrSM 등 핵심 장거리 미사일뿐 아니라 토마호크 순항미사일과 패트리엇·THAAD 요격체계에도 상당한 부담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단순히 이란과의 전쟁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미국이 이란에 군사력을 집중하는 동안 러시아와 중국을 포함한 다른 잠재적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전략적 여유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은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적 지원도 계속해왔다. 따라서 이란전 장기화는 미국의 전체적인 군수품 재고와 생산능력, 동맹 지원 능력에 연쇄적인 부담을 줄 수 있다.


로이터는 최근 독일 방산업체 라인메탈이 미국의 ATACMS 생산 확대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힌 사실도 전했다. 미국이 소진된 미사일 재고를 빠르게 복구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의미다.


결국 미국은 ‘이길 수 있느냐’뿐 아니라 얼마나 오래 싸울 수 있느냐라는 또 다른 질문에 답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트럼프도 “전쟁이 곧 끝날 것”이라고 언급


이 같은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발언도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8월 6일 백악관에서 이란과의 전쟁이 “곧 끝날 것”이라는 취지의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동시에 일부 군수품은 부족해지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미국이 강력한 무기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이란 전략이 군사적 압박 일변도에서 압박을 유지하면서 협상으로 전환할 수 있는 공간을 찾는 단계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미국은 최근 이란에 대한 추가적인 대규모 공격보다 호르무즈 해협의 재개방을 둘러싼 협상에 관심을 높이고 있다.


AP통신과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는 오만을 매개로 호르무즈 해협의 운항 정상화를 위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미국은 이란이 선박 통항료를 부과하는 방안에는 반대하고 있지만, 해협을 안정적으로 다시 열기 위한 합의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공급의 약 20%가 통과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전쟁이 계속될수록 국제 유가와 해상 운송비, 보험료가 상승하고 세계 경제에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승리 선언’보다 중요한 것은 전쟁을 끝내는 방법


트럼프 대통령에게 가장 어려운 문제는 바로 여기 있다.


전쟁을 끝내기 위해서는 협상이 필요하지만, 단순한 휴전이나 타협으로 비칠 경우 정치적으로 ‘후퇴’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반대로 군사적 압박을 계속 강화하면 이란의 추가적인 보복과 지역 확전 가능성이 커지고 미국의 군수품 재고 부담도 증가한다.


따라서 현재 미국에 필요한 것은 또 하나의 대규모 공습이라기보다 전쟁을 끝내면서도 미국의 전략적 성과를 확보할 수 있는 출구다.


이 때문에 호르무즈 해협의 정상화가 중요한 카드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입장에서는 이란의 핵 문제와 지역 안보 문제를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으면서 해협을 다시 열고, 국제 유가를 안정시키며, 미군의 추가적인 군사 작전을 줄일 수 있다면 이를 하나의 외교적 성과로 포장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이러한 방식은 군사적 후퇴가 아니라 미국의 압박이 이란을 협상장으로 끌어냈다는 정치적 서사를 만들 수 있는 선택지가 된다.


미국이 필요한 것은 ‘출구’다


현재 미국과 이란의 상황은 어느 한쪽이 완전히 승리하는 전쟁이라기보다 양측 모두가 전쟁의 비용을 계산해야 하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미국은 여전히 압도적인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군사력의 우위가 곧바로 정치적 승리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란의 군사능력을 완전히 제거하기 위해 지상군을 대규모로 투입하는 것은 막대한 인명 피해와 장기 점령의 위험을 수반한다. 반대로 공습을 계속하는 방식은 제한적인 효과와 보복 위험, 탄약 소모라는 문제를 안고 있다.


CNN이 전한 케인 합참의장의 고민은 바로 이 지점을 보여준다. 미국의 군사 지도부가 대통령에게 군사적 선택지의 존재뿐 아니라 그 선택지의 한계와 후폭풍까지 설명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에게 필요한 것은 ‘더 강한 공격’만이 아니다.


어떻게 압박을 유지하면서 협상으로 전환할 것인가, 어떻게 전쟁의 성과를 확보하면서 미군을 전장에서 빼낼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이를 미국의 승리로 설명할 것인가.


이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이 미국의 이란전 출구전략이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둘러싼 협상은 그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실제로 미국의 추가 공격 보류 이후 국제 유가가 하락했고, 시장에서는 긴장 완화 가능성에 반응했다. AP는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공격 보류 지시 이후 미국 원유와 브렌트유 가격이 크게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끝낼 수 있는 전쟁’으로 만들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강력한 군사력과 압박을 통해 이란을 굴복시키겠다는 메시지를 반복해왔다. 그러나 전쟁이 5개월을 넘어선 지금 미국의 과제는 이란을 얼마나 더 공격할 수 있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전쟁을 끝낼 수 있느냐로 이동하고 있다.


미국이 가진 군사적 선택지는 여전히 많지만, 그 선택지 가운데 상당수는 비용과 위험도 함께 커지고 있다.


특히 정밀탄약과 방공요격체계의 재고 부담은 미국이 무한정 전쟁을 지속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현실을 보여준다. 미국의 방산업체들이 생산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소진된 비축량을 회복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지금 트럼프 대통령에게 필요한 것은 전쟁을 더 크게 만드는 선택이 아니라 전쟁을 미국의 국익에 맞게 끝내는 선택일 수 있다.


이란에 대한 압박은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하되, 호르무즈 해협을 안정시키고 핵 문제에 대한 검증 가능한 합의를 끌어내며, 미군의 추가 소모를 줄이는 것.


그것이 가능하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을 포기했다’는 것이 아니라 압도적인 군사력을 배경으로 협상을 이끌어 전쟁을 종결시켰다는 정치적 성과를 주장할 수 있다.


결국 미국이 지금 찾아야 할 것은 또 하나의 폭격 목표가 아니다.


전쟁을 끝낼 수 있는 출구다.


그리고 그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면, 미국의 군사적 우위조차 장기전의 부담 앞에서 점점 정치적·전략적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 이이티뉴스 & www.eet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BEST 뉴스

전체댓글 0

추천뉴스

  • [지속가능한 여행 1] 사막의 오일머니에서 지속가능 여행의 중심으로... GCC, 2026년 세계 관광 패러다임을 다시 쓰다
  • 교육부, 세계 27개국 재외교육기관장과 ‘K-교육’ 미래 논의
  • 집고양이의 유럽 상륙은 생각보다 늦었다… 사이언스가 밝힌 '북아프리카 요람설'과 고대 DNA의 비밀
  • 유엔 제네바,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 경고… “지금 당장 정화 활동 참여해야”
  • 지구 생태계의 숨은 파수꾼… 유네스코, “세계유산 25%는 원주민 영토”
  • 몸을 비우자 마음이 채워졌다…세계혈기도연맹, 자연과 역사 속에서 찾은 2박 3일의 수행
  • 트럼프의 이란 압박, 이제는 ‘출구전략’이 필요하다
  • 머리카락 길이만 2.7m… 인도 여성, ‘세계에서 가장 긴 머리카락’ 기네스 신기록 등극
  • 한성숙 총리 “방학에도 중단 없는 초등 돌봄·교육 체계 만들겠다”

포토뉴스

more +

해당 기사 메일 보내기

트럼프의 이란 압박, 이제는 ‘출구전략’이 필요하다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