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키워드

로그인을 하시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으실 수 있습니다.

몸을 비우자 마음이 채워졌다…세계혈기도연맹, 자연과 역사 속에서 찾은 2박 3일의 수행

  • 윤재훈 기자
  • 입력 2026.08.08 10:55
  • 댓글 0
  • 글자크기설정

1.jpg
▲ 2026년 여름 세계혈기도연맹 공동단식 프로그램으로 행공 수련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세계혈기도연맹]

 

한여름의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는 가운데 경기도 여주시 대신면 송천동의 한 야외수련장에 사람들이 모였다. 이들에게 이번 만남은 단순한 여름 수련이나 단식 프로그램이 아니었다. 먹는 것을 내려놓고, 몸의 움직임과 호흡에 집중하며, 자연과 역사 속에서 자신을 돌아보는 수행의 시간이었다.


세계혈기도연맹이 ‘2026년 여름 세계혈기도연맹 공동단식 프로그램’을 진행했다고 8일 밝혔다.


이번 프로그램에는 도반들이 함께 참여해 혈기도 행공을 비롯해 동학 관련 강의와 역사 현장 답사, 자연 체험, 소감 나눔 등을 이어갔다.


음식을 비우는 시간이 아니라 욕심을 내려놓는 시간


공동단식의 첫날은 정호성 사범의 ‘혈기도 정신과 행공’ 특별강의로 시작됐다.


약 3시간 동안 이어진 강의에서는 혈기도 수행의 본질과 행공의 원리, 수행자가 갖춰야 할 마음가짐 등이 다뤄졌다. 참가자들은 단식을 시작하기에 앞서 자신의 몸과 마음을 돌아보고 수행의 의미를 되새겼다.


저녁에는 솔잎효소로 몸을 정갈하게 한 뒤 야외 행공에 들어갔다.


오후 7시, 수련장 주변에는 매미와 풀벌레 소리가 울려 퍼졌다. 바람이 지나가고 어둠이 내려앉는 가운데 참가자들은 자연 속에서 호흡과 움직임을 이어갔다.


도심의 소음과 인공적인 환경을 벗어나 자연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행공은 이번 공동단식이 지향하는 수행의 의미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시간이 됐다.


이어 윤세형 도반의 『동경대전』 ‘포덕문’ 강의가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동학의 정신과 가르침을 살펴보며 인간과 생명, 공동체의 의미를 되짚었다. 혈기도 수행이 단순한 신체 수련을 넘어 삶의 태도와 마음가짐을 돌아보는 과정이라는 점에서도 강의는 공동단식의 취지와 맞닿아 있었다.


남한강을 바라보며 이어간 행공


둘째 날 아침은 행공으로 시작됐다.


약 1시간 동안 몸을 깨운 참가자들은 파사산성으로 향했다. 산성에 올라 남한강의 풍광을 바라보고 혈기도 행공 자세를 취하며 자연과 함께하는 수련을 이어갔다.


산성을 둘러본 뒤에는 마애여래입상을 찾았다.


오랜 세월을 견디며 자리를 지켜온 불상의 모습을 마주한 참가자들은 잠시 걸음을 멈추고 마음을 가다듬었다. 수련장 안에서의 수행이 역사와 문화가 살아 있는 현장으로 확장되는 순간이었다.


이날 일정은 여주 지역의 동학문화 답사로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해월 최시형 선생의 묘소를 찾아 참배하며 동학의 정신을 되새겼다. 이어 향아설위 제도법 반포지로 알려진 이천시 앵산동을 찾아 생명존중과 평등의 의미를 살펴봤다.


여주시 도전리에서는 해월 선생과 관련된 역사적 현장을 둘러보며 동학의 역사를 현장에서 체감했다.


역사를 배우는 일은 과거를 기억하는 데만 머물지 않았다. 참가자들은 동학이 던졌던 인간과 생명에 대한 질문을 오늘의 삶과 연결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폭포에서 더위를 식히고, 모닥불 앞에서 마음을 나누다


한여름 무더위 속에서 이어진 답사의 피로는 장수폭포에서 씻어냈다.


참가자들은 폭포수를 맞으며 더위를 식히고 자연이 주는 생명력을 온몸으로 느꼈다. 수행과 역사 답사에 이어 자연 속에서 함께 웃고 즐기는 시간도 공동단식의 중요한 일부가 됐다.


저녁에는 다시 행공이 이어졌다.


이어 『동경대전』 ‘논학문’을 주제로 강의와 토론이 진행됐다. 수행자의 자세와 삶의 방향에 대해 서로의 생각을 나누면서 참가자들은 수행이 혼자만의 시간이 아니라 함께 배우고 실천하는 과정임을 확인했다.


그리고 여름밤의 마지막 시간.


보름달이 떠오른 가운데 참가자들은 모닥불을 중심으로 둘러앉았다. 누군가는 시를 낭송했고, 누군가는 노래를 불렀다. 서로의 삶을 이야기하고 함께 웃었다.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며 말없이 앉아 있는 순간도 있었다.


음식을 끊은 시간은 어느새 사람과 사람 사이의 마음을 나누는 시간으로 바뀌어 있었다.


‘수덕문’으로 마무리한 공동단식


마지막 날 아침에도 행공이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몸과 마음을 정돈하며 지난 이틀간의 시간을 되돌아봤다.


이날에는 여주동학기념사업회 김일섭 회장이 함께해 『동경대전』 ‘수덕문’ 강의를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덕을 쌓는 수행자의 자세와 가르침을 삶 속에서 실천하는 방법에 대해 생각했다.


강의가 끝난 뒤에는 공동단식에 참여한 도반들이 한자리에 모여 소감을 나눴다.


단식으로 경험한 몸의 변화, 자연 속에서 느낀 평온함, 역사 현장을 찾아가며 느낀 감동, 그리고 함께 수행한 도반들에 대한 감사가 차례로 이어졌다.


2박 3일은 짧았지만 그 안에 담긴 경험은 적지 않았다.


몸은 음식을 덜어내며 가벼워졌고, 마음은 자연과 사람, 역사와 수행을 만나며 오히려 풍성해졌다.


“도는 혼자가 아닌 함께 걷는 길”


이번 행사를 준비한 이수재 세계혈기도연맹 사무총장은 공동단식의 의미를 ‘비움과 채움’으로 설명했다.


이 사무총장은 “이번 공동단식은 단순히 음식을 끊는 시간이 아니라 욕심을 덜어내고 몸을 비우며, 자연과 역사를 배우고 도반들과 마음을 나누는 수행의 여정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몸은 가벼워졌고 마음은 더욱 깊어졌으며 도반들의 정은 한층 더 두터워졌다”며 “몸을 비우니 마음이 채워졌고, 자연을 만나니 생명의 소중함을 알게 됐으며, 함께 수행하니 도는 혼자가 아닌 함께 걷는 길임을 다시 깨닫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공동단식은 음식의 절제를 넘어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시간이자 자연과 역사, 사람을 통해 수행의 의미를 되새기는 자리였다.


여주에서 보낸 2박 3일은 끝났지만, 참가자들이 각자의 삶으로 돌아간 뒤에도 그곳에서 경험한 호흡과 행공, 동학의 가르침, 자연의 소리와 모닥불 앞에서 나눈 이야기는 일상의 수행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비움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채움의 시작이다.

 

세계혈기도연맹의 이번 여름 공동단식은 그 단순하지만 깊은 의미를 자연과 역사, 그리고 사람을 통해 다시 확인하는 시간이 됐다.

ⓒ 이이티뉴스 & www.eet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BEST 뉴스

전체댓글 0

추천뉴스

  • [지속가능한 여행 1] 사막의 오일머니에서 지속가능 여행의 중심으로... GCC, 2026년 세계 관광 패러다임을 다시 쓰다
  • 교육부, 세계 27개국 재외교육기관장과 ‘K-교육’ 미래 논의
  • 집고양이의 유럽 상륙은 생각보다 늦었다… 사이언스가 밝힌 '북아프리카 요람설'과 고대 DNA의 비밀
  • 유엔 제네바,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 경고… “지금 당장 정화 활동 참여해야”
  • 지구 생태계의 숨은 파수꾼… 유네스코, “세계유산 25%는 원주민 영토”
  • 몸을 비우자 마음이 채워졌다…세계혈기도연맹, 자연과 역사 속에서 찾은 2박 3일의 수행
  • 트럼프의 이란 압박, 이제는 ‘출구전략’이 필요하다
  • 머리카락 길이만 2.7m… 인도 여성, ‘세계에서 가장 긴 머리카락’ 기네스 신기록 등극
  • 한성숙 총리 “방학에도 중단 없는 초등 돌봄·교육 체계 만들겠다”

포토뉴스

more +

해당 기사 메일 보내기

몸을 비우자 마음이 채워졌다…세계혈기도연맹, 자연과 역사 속에서 찾은 2박 3일의 수행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