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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년 전 마야인의 치아에는 비취가 박혀 있었다…장식 넘어 치료였을까

  • 이미선 기자
  • 입력 2026.08.10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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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대 마야인들이 치아에 작은 보석을 박아 넣는 정교한 시술을 했다는 사실은 어금니에 비취의 일종인 제이드라이트(jadeite)가 박혀 있었던 것을 통해 알 수 있다. [사진=Mata-Castillo, E., Cucina, A., Ramírez-Salomón, M., Monsreal-Peniche, M. B., Luin, C., & Vega-Lizama, E. (2026). A Prehispanic Maya molar with occlusal jadeite inlay. Journal of Archaeological Science: Reports, 72, 105731.]

 

현대적인 치과 진료가 등장하기 훨씬 전, 고대 마야인들이 치아에 작은 보석을 박아 넣는 정교한 시술을 했다는 사실은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었다. 그런데 최근 한 연구에서 눈길을 끄는 사례가 확인됐다. 사람들의 눈에 잘 띄지 않는 어금니에 비취의 일종인 제이드라이트(jadeite)가 박혀 있었던 것이다.


그동안 고대 마야인의 치아에 박힌 옥이나 황철석 등의 보석은 주로 아름다움이나 사회적 지위, 의례와 관련된 장식으로 이해돼 왔다. 실제로 지금까지 발견된 사례 대부분은 웃거나 말을 할 때 쉽게 보이는 앞니에 집중돼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연구된 치아는 달랐다. 입안 깊숙한 곳에 있는 큰어금니의 씹는 면에 작은 제이드라이트 조각이 들어 있었다. 평소 다른 사람에게 잘 보이지 않는 위치였기 때문에 단순히 외모를 꾸미기 위한 장식이라고 설명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었다.


연구진은 이 치아를 자세히 살펴보기 위해 3차원 영상 촬영을 진행했다. 그 결과 치아 내부의 치수강에서 석회화된 흔적이 확인됐다. 이는 치아가 이미 죽은 뒤 장식이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살아 있는 동안 치아에 시술이 이루어졌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단서로 해석됐다.


물론 연구진도 이 시술이 정확히 어떤 목적으로 이루어졌는지는 단정하지 않았다. 충치나 치아 손상으로 인한 통증을 줄이기 위한 것이었을 수도 있고, 치아를 보호하기 위한 처치였을 가능성도 있다. 다만 적어도 이번 사례는 마야인의 치아 장식이 단순한 미용적 행위만은 아니었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더 흥미로운 부분은 보석을 치아에 고정하는 데 사용된 재료다.


고대 마야인들은 작은 보석을 치아에 단단하게 고정하기 위해 특별한 접착·밀봉 물질을 사용했다. 관련 연구에서는 이러한 물질에서 칼슘과 인산염 같은 성분뿐 아니라 역청과 식물성 물질, 에센셜 오일 등 다양한 유기 성분이 확인됐다.


수백 년, 나아가 1,000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는데도 치아에 박힌 보석이 그대로 남아 있는 사례가 있다는 사실은 당시의 재료 기술이 상당히 정교했음을 보여준다. 마야인들이 주변에서 얻을 수 있는 천연 재료의 특성을 이해하고 이를 치아에 적용했을 가능성을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다.


고대 마야 사회에서 치아를 변형하는 풍습은 비교적 널리 이루어졌다. 치아의 일부를 갈아 특정한 모양으로 만들거나 작은 구멍을 내고 옥과 같은 귀한 돌을 끼워 넣었다. 이러한 행위에는 아름다움뿐 아니라 신분이나 문화적 정체성, 종교적 의미 등이 담겨 있었던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이번 연구가 보여주는 어금니의 사례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들려준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앞니가 아니라 잘 보이지 않는 어금니에 보석을 넣었다는 것은, 적어도 이 경우에는 외형보다 치아 자체의 기능이나 상태가 더 중요한 이유였을 가능성을 생각하게 한다.


연구진은 이러한 발견이 고대 마야의 의학과 치과 기술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 설명한다. 물론 오늘날의 치과 치료와 고대 마야의 시술을 같은 수준의 의학 기술로 비교할 수는 없다. 현대 치과에서는 정밀한 영상 장비와 과학적으로 검증된 재료를 사용하지만, 마야인들의 시술은 당시의 경험과 지식에 기반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치아에 구멍을 내고 그 안에 재료를 넣은 뒤 접착 물질로 단단하게 고정했다는 사실은 흥미롭다. 치아의 문제를 단순히 참는 것이 아니라 직접 손질하고 보완하려 했다는 생각 자체가 이미 존재했던 셈이다.


이번 연구는 결국 아주 작은 치아 하나가 고대 문명의 의학적 지식을 얼마나 많이 담아낼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1,000년 전 마야인이 남긴 치아 속 작은 비취 조각은 당시 사람들이 아름다움을 추구했다는 사실만을 말해주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인간의 몸을 관찰하고, 자연에서 얻은 재료를 활용하고, 통증이나 치아의 문제에 대응하려 했던 고대인의 지혜와 경험을 보여주는 흔적일 수도 있다.


다만 이번에 확인된 사례 하나만으로 마야인이 현대적인 의미의 치과 치료를 시행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앞으로 더 많은 치아 표본과 접착 물질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진다면 이 시술이 실제로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있었는지 더욱 분명하게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고대 마야인의 치아에 남아 있는 작은 비취 조각은 오랜 시간을 건너 오늘날까지 남았다. 그리고 그 작은 흔적은 우리에게 한 가지 질문을 던진다.


아름다움을 위해 치아에 보석을 박았던 것일까, 아니면 아픈 치아를 치료하기 위해 비취를 선택했던 것일까.


아직 답은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적어도 이번 발견은 고대 마야 문명이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세심하게 인간의 몸과 자연의 재료를 다루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단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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