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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미세조류가 구름 만든다…기후모델서 빠진 ‘메탄설폰산’ 역할 규명

  • 윤재훈 기자
  • 입력 2026.08.12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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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ature·CERN CLOUD 연구, 추운 해양서 대기입자 생성 최대 10배·성장 최대 2배 증가 가능성. 메탄설폰산, 극지방 구름응결핵 증가시켜 기후에 영향. 기존 기후모델 개선 필요성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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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Gemini 생성이미지]

 

바다의 미세조류가 만들어내는 황화합물이 대기 중 입자와 구름 형성에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기존 전 지구 기후모델에서 제대로 고려되지 않았던 메탄설폰산(Methanesulfonic Acid·MSA)이 추운 해양지역에서 대기입자의 생성과 성장을 촉진하고, 구름을 만드는 씨앗인 구름응결핵(Cloud Condensation Nuclei·CCN)의 농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학술지 『Nature』에 2026년 6월 24일 온라인 발표된 논문 ‘대기 입자 핵 생성 및 성장에 있어서 메탄설폰산의 역할(Role of methanesulfonic acid in atmospheric particle nucleation and growth)’에서 리마 바알바키(Rima Baalbaki), 지아리 선(Jiali Shen) 등 국제 공동연구진은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의 CLOUD 실험시설을 활용해 실제 대기와 유사한 조건을 구현하고, 메탄설폰산이 새로운 대기 입자의 생성과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해당 연구는 바알바키와 선 등이 공동 저자로 참여했으며, 2026년 『Nature』에 게재됐다. 논문의 디지털객체식별자(DOI)는 ‘10.1038/s41586-026-10810-2’이다.

 

이번 연구는 해양 생태계와 대기, 구름 그리고 기후가 연결되는 과정에서 그동안 충분히 규명되지 않았던 화학적 연결고리를 밝혔다는 데 의미가 있다.


바다에서 시작되는 황의 순환


연구의 출발점은 바다의 식물플랑크톤이다.


해양 식물플랑크톤은 디메틸설파이드(Dimethyl Sulfide·DMS)라는 황화합물을 대기로 방출한다. DMS가 대기 중에서 산화되면 황산(Sulfuric Acid·SA)과 메탄설폰산(MSA) 등이 만들어진다.


이 가운데 황산은 새로운 대기입자를 형성하는 주요 물질로 오래전부터 알려져 왔다. 아주 작은 분자들이 결합해 나노미터 크기의 입자가 만들어지고, 이 입자가 충분히 성장하면 수증기가 달라붙을 수 있는 구름응결핵이 될 수 있다.


반면 해양 대기에서 흔하게 발견되는 메탄설폰산이 새로운 입자의 생성과 성장 과정에서 정확히 어떤 역할을 하는지는 명확하지 않았다.


특히 기온이 낮은 환경에서는 DMS가 산화될 때 황산보다 메탄설폰산이 더 많이 만들어질 수 있다. 연구진에 따르면 10℃ 이하에서는 MSA의 생성 수율이 황산보다 높아진다.


그럼에도 기존 전 지구 기후모델에서는 메탄설폰산이 새로운 대기입자를 생성하고 성장시키는 과정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


CERN에서 영하 52℃~영상 9℃ 해양 대기 재현


연구진은 이를 규명하기 위해 CERN의 CLOUD 실험시설을 이용했다.


CLOUD는 대기 중에서 입자가 어떻게 생성되고 성장하는지를 정밀하게 연구하기 위한 대형 실험시설이다. 외부 오염물질의 영향을 최소화한 상태에서 온도와 습도, 기체 농도 등을 조절해 실제 대기와 유사한 환경을 구현할 수 있다.


연구진은 영하 52℃에서 영상 9℃까지 다양한 온도 조건에서 메탄설폰산과 황산, 암모니아 등이 대기입자 형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관찰했다.


대부분의 실험에서는 DMS를 오존의 광분해 과정에서 생성된 수산화라디칼(OH)과 반응시켜 메탄설폰산을 만들었다. 황산의 농도 역시 별도로 조절해 두 산의 영향을 구분해 분석했다.


영하 10℃ 이하에서 MSA가 직접 입자 생성


실험 결과 온도가 영하 10℃ 이하로 내려가자 메탄설폰산은 암모니아(NH₃)와 결합해 새로운 입자를 직접 생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 주목되는 것은 황산과 메탄설폰산이 함께 존재했을 때다.


영하 10℃ 이하에서 두 산은 암모니아와 함께 여러 종류의 산이 포함된 분자 클러스터를 형성하며 입자 생성을 촉진했다.


연구진은 이 조건에서 메탄설폰산이 황산과 비슷한 수준으로 입자 생성 과정에 기여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반면 영상 9℃에서는 상황이 달랐다. 메탄설폰산 농도를 높이더라도 새로운 입자의 생성 속도가 뚜렷하게 증가하지 않았다.


즉 MSA의 역할은 온도에 따라 달라지며 특히 차가운 해양 대기에서 중요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입자 생성 최대 10배 빨라질 수 있어


실제 해양 대기에서는 메탄설폰산과 황산이 동시에 존재한다.


연구진이 세계 여러 지역의 지상 관측소와 선박, 항공기에서 측정된 자료를 종합한 결과 추운 해양지역에서 MSA와 황산의 농도는 대체로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동시에 측정된 MSA와 황산의 비율은 주로 0.7~1.3 범위에 있었다.


연구진은 이러한 실제 대기 조건과 CLOUD 실험 결과를 결합하면 현재 모델이 추운 해양지역에서 대기입자 형성을 이끄는 유효 산 농도를 약 2배 과소평가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 결과 새로운 입자의 생성 속도는 기존 황산과 암모니아만 고려했을 때보다 최대 10배, 입자의 성장 속도는 최대 2배 빨라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기입자와 구름 형성을 예측하는 기후모델에 상당한 차이를 만들 수 있는 결과다.


입자를 ‘만드는 것’뿐 아니라 ‘키우는 역할’도


메탄설폰산의 또 다른 중요한 역할은 이미 만들어진 작은 입자를 빠르게 성장시키는 것이다.


새롭게 형성된 나노미터 크기의 입자는 대기 중에서 쉽게 사라질 수 있다. 기존의 큰 입자와 충돌하거나 흡수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새 입자가 얼마나 빠르게 성장하느냐는 최종적으로 구름응결핵이 될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연구진은 메탄설폰산이 영하 52℃에서 영상 9℃에 이르는 전체 실험 온도 범위에서 1.8나노미터 이상의 입자 성장을 빠르게 촉진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암모니아 농도가 극도로 낮은 환경에서도 입자 성장은 지속됐다.


영상 9℃에서 황산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한 채 MSA 농도를 높인 실험에서는 3.2~8나노미터 크기의 입자 성장속도가 시간당 3.5나노미터에서 최대 22.3나노미터까지 증가했다.


이는 메탄설폰산이 새로운 입자를 직접 생성하지 못하는 온도에서도 이미 생성된 입자를 성장시키는 데는 상당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왜 ‘입자 성장’이 구름과 연결되나


대기 중에서 처음 생성된 입자의 크기는 약 1~2나노미터에 불과하다.


이 입자가 응축과 결합을 반복해 약 50나노미터 이상으로 성장하면 구름응결핵으로 기능할 가능성이 생긴다.


구름응결핵은 대기 중 수증기가 물방울로 응결할 때 필요한 작은 입자다. 구름 속 물방울의 수와 크기, 구름의 밝기와 수명 등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기후시스템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메탄설폰산이 작은 입자의 성장속도를 높이면 입자가 중간에 사라지지 않고 구름응결핵 크기까지 살아남을 가능성도 높아진다.


연구진은 이러한 과정이 특히 깨끗하고 차가운 해양지역에서 중요할 것으로 분석했다.


북극·남극에서 영향 특히 커


연구진은 실험 결과를 전 지구적 규모에서 평가하기 위해 EMAC 지구시스템모델을 이용한 초기 시뮬레이션도 수행했다.


기존 황산 중심의 입자 생성 과정과 메탄설폰산의 영향을 추가한 경우를 비교한 결과, MSA를 반영했을 때 특히 북극과 남극의 연안지역에서 새로운 입자의 생성과 구름응결핵 농도가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영향은 지표 부근의 대기경계층뿐 아니라 최소 약 4㎞ 고도까지 나타났다.


극지방에서 메탄설폰산의 영향이 커지는 데는 온도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낮은 온도에서는 DMS가 산화될 때 MSA가 더 많이 생성되고, MSA 자체도 입자 생성에 참여하기 좋은 조건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암모니아 공급원도 존재한다.


연구진은 극지방의 바닷새 집단이 남기는 구아노(배설물)가 암모니아의 중요한 자연적 공급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북극과 남극의 대기경계층에서 바닷새 군집은 10~1,000pptv 수준의 암모니아를 발생시킬 수 있다.


결국 해양 생물에서 발생한 DMS와 바닷새가 공급하는 암모니아, 차가운 극지 대기가 결합하면서 새로운 대기입자 형성에 유리한 조건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해양 생태계와 구름 사이의 연결고리


이번 연구는 수십 년간 기후과학에서 논의돼 온 해양 생물과 구름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도 새로운 단서를 제공한다.


1970년대 이후 해양에서 발생하는 DMS와 대기입자의 관계가 관측됐으며, 이후 식물플랑크톤이 배출하는 DMS가 대기입자와 구름 형성을 통해 기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가설이 제시됐다.


다만 실제 기후에 미치는 영향의 크기는 여전히 상당한 불확실성을 갖고 있다.


이번 연구는 그동안 충분히 고려되지 않았던 DMS 산화물인 메탄설폰산이 특히 차갑고 오염되지 않은 해양 대기에서 입자 생성과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실험적 증거를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즉 바다의 미세조류가 만들어낸 황화합물이 대기 중에서 화학적으로 변화하고, 작은 입자를 만들고 성장시키며, 일부가 구름응결핵으로 발전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MSA가 기존 예상보다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후모델의 빠진 퍼즐


이번 연구에서 기후과학적으로 가장 중요한 부분은 현재 전 지구 기후모델에서 이러한 MSA의 역할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구름은 미래 기후변화를 전망할 때 가장 큰 불확실성 가운데 하나다. 특히 인간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산업화 이전 대기의 자연적인 에어로졸과 구름 상태를 얼마나 정확하게 재현하느냐는 인간 활동이 기후에 미친 영향을 계산하는 데도 중요하다.


연구진은 MSA가 현재뿐 아니라 산업화 이전의 깨끗하고 차가운 해양 대기에서도 생물기원 입자를 만드는 중요한 물질이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따라서 MSA가 입자 생성과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기후모델에 반영하면 해양 에어로졸과 구름, 기후 사이의 상호작용을 보다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이번 연구 결과를 ‘식물플랑크톤이 구름을 만들어 지구온난화를 막는다’는 식으로 확대 해석해서는 안 된다.


이번 연구는 메탄설폰산이 특정 온도와 습도, 화학적 조건에서 대기입자의 생성과 성장을 촉진하고 전 지구 모델에서 특히 극지방의 구름응결핵 농도를 높일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이것이 지구 전체의 구름량이나 기온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지를 정량화하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이번 연구는 바다에서 만들어진 하나의 황화합물이 수천분의 1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대기입자를 거쳐 구름 형성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해양 생태계와 대기, 구름이 서로 분리된 시스템이 아니라 복잡한 화학적·생물학적 과정으로 연결돼 있다는 사실을 보다 구체적으로 밝혀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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