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 이사르 에어로스페이스 ‘스펙트럼’, 노르웨이서 두 번째 도전 만에 성공
- 소형위성 5기·실험체 궤도 배치, 마크롱 “독일의 자부심이자 유럽의 승리”
유럽 민간 우주산업이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독일 우주기업 이사르 에어로스페이스(Isar Aerospace)가 개발한 로켓 ‘스펙트럼(Spectrum)’이 노르웨이에서 발사돼 우주 궤도에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 민간기업이 개발한 로켓이 유럽 대륙의 발사장에서 출발해 궤도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6일 오후 8시 52분께 자신의 X 계정을 통해 이번 발사 소식을 전하며 “유럽은 우주 분야를 포함해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의 우주개발 성과를 언급하면서 유럽우주국(ESA)의 차세대 대형 발사체 ‘아리안 6(Ariane 6)’와 이탈리아가 주도하는 ‘베가(Vega)’에 이어 이사르 에어로스페이스가 새로운 기록을 썼다고 평가했다. 특히 유럽 민간기업이 유럽 대륙에서 발사한 로켓을 처음으로 궤도에 진입시켰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스펙트럼은 5일 오후 10시 12분(중부유럽서머타임·CEST) 노르웨이 북부 안되위(Andøya) 우주기지에서 발사됐다. 높이 28m, 직경 2m의 2단 로켓으로, 저궤도에 최대 1000㎏의 탑재체를 운송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Onward and Upward’라는 이름이 붙은 이번 임무에서 스펙트럼은 발사 후 고도 100㎞의 카르만선을 넘어 단 분리와 2단 엔진 점화, 페어링 분리 등의 과정을 거쳐 궤도에 진입했다. 이후 소형위성 5기와 실험체 1개를 궤도에 배치했다.
탑재체는 독일과 노르웨이, 오스트리아, 슬로베니아, 불가리아에서 개발됐다. 위성 관련 기술과 부품 등을 우주 환경에서 시험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이번 성공은 스펙트럼의 두 번째 비행에서 이뤄졌다. 2025년 3월 진행된 첫 시험비행에서는 발사대를 떠나는 데 성공했지만 약 30초 뒤 비행이 종료됐다. 당시에는 궤도 진입까지 이어지지 못했지만 첫 비행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토대로 두 번째 도전에 나섰고, 이번에는 실제 탑재체를 궤도에 올려놓는 데 성공했다.
유럽우주국도 이번 발사를 유럽 우주산업의 중요한 진전으로 평가했다. 요제프 아슈바허 ESA 사무총장은 이사르 에어로스페이스가 ‘유럽 발사체 챌린지(European Launcher Challenge)’ 참여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궤도 진입에 성공했다며 유럽의 발사 역량을 확대하는 데 의미 있는 성과라고 밝혔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역시 이번 발사가 유럽의 ‘자율적인 우주 접근(autonomous access to space)’ 역량을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독자적인 발사 능력은 위성을 우주로 보내는 기술에 그치지 않고 통신과 항법, 지구관측을 비롯해 산업과 안보 분야에도 영향을 미치는 핵심 인프라로 꼽힌다.
2018년 독일 뮌헨 인근에서 설립된 이사르 에어로스페이스는 소형·중형 위성과 위성군을 우주로 운송하는 발사 서비스를 개발해 왔다. 현재 후속 스펙트럼 3~7호기를 생산하고 있으며, 4만㎡ 규모의 생산시설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연간 최대 40기의 발사체를 생산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번 성과를 독일을 넘어 유럽 전체의 성과로 바라봤다. 그는 “독일의 자부심이자 유럽 전체의 승리”라며 “우리 대륙이 혁신하고 투자하며 과감하게 도전할 때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밝혔다.
또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리는 국제 우주 정상회의를 언급하며 유럽이 독자적인 우주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이를 “우주까지 독립적인 유럽 강국을 건설하는 것”이라고 표현하며 이사르 에어로스페이스 팀에 축하를 전했다.
유럽은 그동안 아리안과 베가 등 정부와 공공 부문이 주도하는 발사체를 중심으로 우주 접근 능력을 구축해 왔다. 이번 스펙트럼의 궤도 진입은 여기에 유럽 민간기업이 새로운 발사 주체로 가세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위성을 원하는 시점에 자체적으로 발사할 수 있는 능력이 산업 경쟁력뿐 아니라 안보와 전략적 자율성의 문제로 중요해지는 상황에서, 이번 성공은 유럽이 민간 우주산업을 통해 독자적인 발사 선택지를 넓혀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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