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키워드

로그인을 하시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으실 수 있습니다.

50년 전 화성에 내려앉은 바이킹 2호…붉은 행성의 풍경을 전하다

  • 이경희 기자
  • 입력 2026.09.04 08:32
  • 댓글 0
  • 글자크기설정

  • 1976년 9월 3일 유토피아 평원 착륙, 바이킹 1호 이어 두 번째 화성 착륙 성공
  • 붉은 토양과 분홍빛 하늘 담은 첫 컬러 이미지 전송, 토양 분석·생명 탐색 실험도 수행
  • 예정된 임무 기간 훌쩍 넘어 1980년까지 활동, NASA 화성 탐사의 기반 마련

20260904_083336.png
▲ 바이킹 2호의 화성 착륙 50주년을 맞아 1976년 촬영된 첫 컬러 이미지 [사진=NASA History Office X]


붉은 흙 위로 크고 작은 돌이 끝없이 흩어져 있다. 그 너머로 이어지는 지평선 위에는 옅은 분홍빛 하늘이 펼쳐진다. 지금은 여러 화성 탐사선이 고해상도 사진을 보내오고 있지만, 50년 전 이 풍경은 인류에게 아직 낯선 세계의 모습이었다.


사진을 촬영한 것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바이킹 2호(Viking 2)이다.


NASA History Office는 3일 오후 11시 공식 X 계정을 통해 바이킹 2호의 화성 착륙 50주년을 맞아 1976년 촬영된 첫 컬러 이미지를 다시 소개했다. 게시물에는 “Two for two!”라는 문구와 함께 바이킹 1호에 이어 두 번째 화성 착륙에 성공했던 당시의 기록이 담겼다.


바이킹 2호 착륙선은 1976년 9월 3일 화성 북반구의 유토피아 평원(Utopia Planitia)에 내려앉았다. 같은 해 7월 20일 바이킹 1호가 크리세 평원(Chryse Planitia)에 착륙한 지 약 한 달 반 만이었다.


바이킹 2호의 여정은 그보다 1년 앞선 1975년 9월 9일 시작됐다. 지구를 떠난 탐사선은 약 11개월 동안 우주를 비행해 1976년 8월 7일 화성 궤도에 진입했다. 이후 착륙선이 궤도선에서 분리돼 9월 3일 유토피아 평원에 안착했다.


두 바이킹 착륙선은 서로 가까운 곳에 내려간 것이 아니었다. 바이킹 2호의 착륙지는 바이킹 1호가 탐사하던 곳에서 4000마일 이상, 약 6400㎞ 떨어져 있었다. 바이킹 2호는 바이킹 1호보다 위도가 높은 지역에 자리 잡아 서로 다른 환경의 화성을 관측했다.


착륙지를 결정하는 과정도 신중했다. 당초 예정됐던 지역의 지형이 착륙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NASA는 다른 장소를 검토했고, 최종적으로 유토피아 평원을 선택했다. 이 지역은 북극의 얼음 지역에 상대적으로 가까워 물과 관련된 단서를 찾는 데도 관심을 모았다.


화성에 도착한 바이킹 2호는 곧바로 주변 풍경을 촬영하기 시작했다. 착륙 후 수분 만에 첫 흑백 사진을 보내왔고, 이틀 뒤인 9월 5일에는 첫 컬러 이미지도 촬영했다.


NASA History Office가 이번에 다시 공개한 사진이 바로 이 컬러 이미지다.


사진에는 붉은색을 띤 토양과 다양한 크기의 암석이 지평선까지 이어져 있다. 하늘은 옅은 분홍빛으로 보인다. 바이킹 1호가 멀리 떨어진 크리세 평원에서 보내온 풍경과 마찬가지로 바이킹 2호 역시 붉은 토양과 암석, 분홍빛 하늘을 포착했다.


사진을 자세히 보면 지평선이 약간 기울어져 있는데, 실제 지형이 크게 경사진 것은 아니다. 바이킹 2호가 착륙하면서 서쪽 방향으로 약 8.5도 기울어진 상태가 됐기 때문에 사진도 함께 기울어 보인 것이다.


바이킹 2호가 화성에 간 목적은 풍경을 촬영하는 것만이 아니었다. 카메라와 기상관측 장비를 비롯해 토양의 성분을 조사할 수 있는 분석 장비와 생물학 실험장비, 흙을 채취하는 로봇 팔 등을 갖추고 있었다.


특히 중요한 목표 가운데 하나는 화성 토양에 생명 활동의 흔적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었다.


바이킹 2호는 로봇 팔로 화성의 흙을 직접 채취해 성분을 분석하고 생명체 존재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한 실험을 진행했다. 일부 생물학 실험에서는 예상하지 못했던 반응이 나타났지만, 바이킹 1·2호가 얻은 결과만으로 화성 토양에 살아 있는 미생물이 존재한다고 판단할 만한 결정적인 증거는 확보하지 못했다.


하지만 바이킹이 남긴 성과는 이후 화성 연구의 중요한 토대가 됐다.


두 착륙선은 서로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 화성의 토양과 대기, 기상환경을 관측했다. 상공에서는 바이킹 궤도선들이 화성 곳곳을 촬영했다. 바이킹 1·2호의 궤도선이 보내온 사진은 모두 5만2663장에 달했으며, 이를 통해 약 300m 해상도로 화성 표면의 약 97%를 지도화할 수 있었다. 두 착륙선이 지상에서 촬영한 사진도 약 4500장에 이른다.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오랫동안 임무를 이어간 것도 바이킹 프로젝트의 특징이다.


바이킹 착륙선의 기본 임무 기간은 90일이었지만 바이킹 2호는 1980년 4월까지 활동했다. 궤도선 역시 1978년 7월까지 화성 상공에서 관측을 계속했다.


바이킹 2호가 활동을 마친 뒤에도 유토피아 평원에 대한 인류의 관심은 이어졌다. 2016년에는 NASA의 화성정찰위성(Mars Reconnaissance Orbiter)이 바이킹 2호의 착륙 지점을 촬영하기도 했다. 또 중국의 화성 탐사로버 주룽(Zhurong)도 2021년 유토피아 평원의 다른 지역에 착륙해 탐사를 진행했다.


바이킹 이후 화성 탐사의 기술은 크게 달라졌다. 이제는 로버가 직접 화성 표면을 이동하고 암석을 뚫어 성분을 조사하며, 고해상도 카메라로 지형을 세밀하게 촬영한다.


하지만 50년 전 바이킹이 던진 질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 화성은 과거 지금보다 따뜻하고 습한 행성이었는지, 물이 존재했던 환경에서 생명체가 살아갈 수 있었는지에 대한 탐색이다.


NASA가 반세기가 지난 지금 바이킹 2호의 첫 컬러 사진을 다시 꺼내든 이유도 여기에 있다.


1976년 유토피아 평원에 내려앉은 바이킹 2호가 바라본 것은 바위가 가득한 낯선 풍경이었다. 그러나 그 붉은 대지에서 시작된 토양 분석과 생명 탐색은 이후 수많은 화성 탐사로 이어졌다.


50년 전 처음 마주했던 화성의 붉은 풍경은 이제 한 장의 역사적인 사진이 됐지만, 그 풍경 속에서 시작된 ‘화성에 생명이 존재할 수 있었는가’라는 질문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 이이티뉴스 & www.eet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BEST 뉴스

전체댓글 0

추천뉴스

  • [지속가능한 여행 1] 사막의 오일머니에서 지속가능 여행의 중심으로... GCC, 2026년 세계 관광 패러다임을 다시 쓰다
  • 계간 『푸른사상』 2026년 가을호(통권 57호), 특집 ‘신경림 시 읽기’ 출간
  • 조미희 첫 산문집 『나라는 조각의 시』… 가족과 골목의 기억으로 읽는 한 사람의 성장
  • [이슈 돋보기] 중수청은 출범하는데 청장은 공석…초대 수장 인선이 남긴 질문
  • 경기도, 공동주택 품질점검단 130명 위촉…신축 아파트 부실시공 예방 강화
  • CU, 국군의 날 맞아 ‘우리 부대 응원전’…군종별 1위 부대에 간식차 지원
  • LG전자, AI 데이터센터 냉각 수요 대응…한·미 칠러 생산능력 확대
  • 포르테포르테, 밀라노서 2027 봄·여름 컬렉션 공개…‘여행’에서 찾은 색과 공예
  • 라부르켓, 첫 브랜드 파트너로 보이그룹 ‘롱샷’ 발탁
  • 나이키, 러너별 레이싱화 3종 공개…기록 경쟁부터 첫 마라톤까지 세분화

포토뉴스

more +

해당 기사 메일 보내기

50년 전 화성에 내려앉은 바이킹 2호…붉은 행성의 풍경을 전하다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