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ASA, 나비성운 NGC 6302 조명…별이 생을 마치며 방출한 초고온 가스가 만든 2광년의 장관
우주 공간에 거대한 나비가 날개를 펼친 듯한 모습의 성운이 있다. 아름답고 고요해 보이는 모습과 달리 그 안에서는 섭씨 약 2만 도에 달하는 뜨거운 가스가 시속 96만㎞가 넘는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우주과학 공식 X 계정 ‘NASA Universe’는 11일 ‘나비성운(Butterfly Nebula)’으로 불리는 NGC 6302의 모습을 소개했다. NASA는 “이 천상의 나비는 평온해 보일지 모르지만, 날개는 실제로 화씨 3만6천 도가 넘는 가스가 소용돌이치는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NASA에 따르면 이 가스는 시속 60만 마일, 약 96만㎞가 넘는 속도로 우주 공간을 이동한다. 같은 속도로 이동할 수 있다고 단순 계산하면 지구에서 달까지 약 24분 만에 도달할 수 있는 빠르기다.
나비성운은 우리 은하의 전갈자리 방향으로 지구에서 약 3,800광년 떨어져 있다. ‘벌레성운(Bug Nebula)’이라고도 불리며, 양쪽으로 펼쳐진 날개 모양의 가스 구조는 2광년 이상에 걸쳐 이어진다.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별인 알파 센타우리까지 거리의 약 절반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름은 ‘행성상성운(planetary nebula)’으로 분류되지만 행성과는 관계가 없다. 행성상성운은 별이 생애 마지막 단계에 접어들면서 외부 가스층을 우주 공간으로 방출해 만들어지는 천체다. 과거 작은 망원경으로 관측했을 때 일부 성운이 둥근 행성처럼 보인 데서 이름이 유래했다.
NGC 6302 역시 한 별이 생을 마감해가는 과정에서 만들어졌다. NASA에 따르면 성운 중심에는 한때 태양 질량의 약 5배에 달했던 별이 자리하고 있다. 이 별이 외부 가스층을 방출한 뒤 강력한 자외선을 내뿜으면서 주변으로 흩어진 물질을 빛나게 하고 있다.
성운 중심의 별은 극도로 뜨겁다. 표면 온도는 화씨 약 40만 도, 섭씨로 환산하면 약 22만 도로 추정되며 우리 은하에서 알려진 가장 뜨거운 별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성운을 이루는 가스 역시 약 섭씨 2만 도로 일반적인 행성상성운과 비교해 상당히 높은 온도를 보인다.
하지만 사진에서는 정작 이 뜨거운 중심별을 볼 수 없다. 별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두꺼운 도넛 모양의 먼지 띠가 중심별을 가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 먼지 구조는 별에서 방출되는 물질의 흐름을 제한하고, 가스가 서로 반대 방향으로 뻗어나가도록 만든다. 그 결과 지금과 같은 나비 또는 모래시계를 연상시키는 독특한 형태가 만들어졌다.
현재 빛나고 있는 가스는 중심별이 약 2,200년에 걸쳐 방출한 외부층이다. 가스가 모두 같은 속도로 움직이는 것도 아니다. 먼저 방출돼 상대적으로 느리게 이동하던 가스를 이후 빠르게 방출된 가스가 따라잡으면서 충돌하고, 일부에서는 충격파가 발생한다.
별이 진화하면서 방출 방식도 달라졌다. NASA는 이 별이 과거 거대한 적색거성 단계로 진화한 뒤 외부층을 잃었으며, 일부 가스는 비교적 느린 속도로 적도 방향에서 방출돼 중심부의 도넛 형태 구조를 만들었다고 설명한다. 이후 더 빠른 물질이 이 구조와 수직 방향으로 분출되면서 길게 뻗은 나비 날개가 형성됐다.
중심별이 더욱 뜨거워진 뒤에는 상황이 한층 격렬해졌다. 시속 200만 마일, 약 320만㎞가 넘는 속도의 강력한 항성풍이 이미 형성돼 있던 날개 모양의 가스 구조와 충돌하면서 성운의 모습을 다시 변화시켰다.
사진 속 화려한 색에도 과학적 정보가 담겨 있다. 허블우주망원경은 서로 다른 필터를 이용해 산소와 헬륨, 수소, 질소, 황 등이 방출하는 특정 파장의 빛을 관측한다. 이를 통해 연구자들은 성운을 구성하는 가스의 온도와 밀도, 화학적 조성 등을 분석할 수 있다. 사진 가장자리의 붉은색은 주로 질소가 방출하는 빛이며, 일부 밝은 흰색 영역은 빠른 가스가 먼저 방출된 느린 가스와 충돌하면서 충격파가 발생하는 곳과 관련돼 있다.
NASA Universe가 11일 소개한 사진은 새롭게 촬영된 이미지는 아니다. 허블우주망원경의 광시야카메라3(WFC3)가 2009년 7월 27일 자외선과 가시광선으로 약 6시간30분 동안 관측한 자료를 합성한 것으로, 같은 해 9월 공개됐다.
멀리서 바라본 나비성운은 우주에 펼쳐진 한 폭의 그림처럼 보인다. 그러나 화려한 두 날개는 한 별이 생의 마지막 단계에서 자신의 외부 물질을 우주로 방출하면서 남긴 흔적이다. 초고온의 중심별과 시속 수십만㎞로 움직이는 가스,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충격파가 함께 만들어낸 나비의 모습은 별의 죽음이 얼마나 역동적인 우주 현상인지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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