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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태양 아래 전혀 다른 하늘…행성마다 하늘색이 다른 이유

  • 이미선 기자
  • 입력 2026.08.14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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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성은 낮에도 검고 화성의 석양은 푸르다…대기와 먼지·구름이 빚어내는 태양계의 서로 다른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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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ce&Nature가 제시한 다양한 하늘의 모습  [사진=Science&Nature]

 

우리가 다른 행성에 내려선다면 그곳의 하늘을 보고 익숙한 ‘하늘’이라고 느낄 수 있을까?


지구에서 살아가는 사람에게 하늘은 자연스럽게 파란색으로 인식된다. 맑은 낮에는 푸르고 해가 지기 시작하면 붉거나 주황색으로 변한다. 너무 익숙한 풍경이지만 태양계 전체로 시선을 넓히면 파란 하늘은 결코 보편적인 모습이 아니다.


같은 태양빛을 받더라도 행성을 둘러싼 대기의 성분과 밀도, 구름과 먼지 입자의 특성이 다르면 빛이 산란되고 흡수되는 방식도 달라진다. 그 결과 어떤 행성에서는 낮에도 하늘이 검고, 어떤 곳에서는 누렇고 뿌연 하늘이 펼쳐지며, 지구와 정반대로 해가 질 때 태양 주변이 푸르게 변하기도 한다.


태양과 가장 가까운 수성이 대표적이다. 수성에는 지구와 같은 의미의 대기가 거의 없다. NASA에 따르면 수성에는 태양풍과 미세운석 충돌 등에 의해 표면에서 튕겨 나온 원자들로 구성된 매우 희박한 외기권(exosphere)만 존재한다.


대기가 거의 없다는 것은 태양빛을 사방으로 산란시킬 물질도 거의 없다는 의미다. 따라서 수성 표면에서는 강렬한 태양이 떠 있는 낮에도 주변 하늘은 검게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우주 공간에서 태양이 빛나고 있어도 배경이 검게 보이는 것과 같은 원리다. NASA 역시 지구 저궤도에서는 햇빛을 확산하고 산란시킬 충분한 대기가 없어 태양이 빛나는 상황에서도 하늘이 어둡게 보인다고 설명한다.


수성에서 조금 더 태양계 바깥쪽으로 이동하면 전혀 다른 세계가 나타난다. 금성이다.


금성은 수성과 반대로 매우 두꺼운 대기를 가지고 있다. 대기의 대부분은 이산화탄소이며 황산으로 이루어진 짙은 구름이 행성을 뒤덮고 있다. 표면의 대기압은 지구 해수면의 약 93배에 달한다.


이처럼 두꺼운 대기와 구름층을 통과하면서 태양빛은 강하게 산란되고 흡수된다. 때문에 금성 표면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지구의 맑고 푸른 하늘과 크게 다르다. 직접적인 태양빛은 두꺼운 구름에 가려지고, 지표에서는 빛이 대기를 통과하며 만들어낸 흐릿하고 누르스름한 환경이 펼쳐진다. 금성 탐사선이 보내온 표면 영상 역시 이러한 짙은 대기의 영향을 보여준다.


반면 지구에서는 질소와 산소를 중심으로 구성된 대기 분자가 가시광선 가운데 상대적으로 파장이 짧은 푸른빛을 더 강하게 산란시킨다. 이른바 ‘레일리 산란(Rayleigh scattering)’이다. 우리가 낮의 하늘을 파랗게 보는 중요한 이유다.


해가 질 무렵에는 상황이 달라진다. 태양빛이 낮보다 훨씬 긴 거리를 대기 속에서 통과하면서 푸른 계열의 빛이 여러 방향으로 산란되고 상대적으로 붉은색과 주황색 계열의 빛이 관찰자에게 도달하기 쉬워진다. 지구의 석양이 붉게 물드는 이유다.


그러나 화성에서는 이 익숙한 풍경이 뒤집힌다.


화성의 대기는 지구보다 훨씬 희박하지만 미세한 먼지가 떠다닌다. 이 먼지 때문에 낮의 하늘은 붉은빛이나 황갈색, 이른바 버터스카치색 계열로 보일 수 있다. 그런데 해가 지면 태양 주변이 오히려 푸르게 변한다.


NASA의 화성 패스파인더와 오퍼튜니티, 큐리오시티, 퍼서비어런스 등 여러 탐사선은 실제로 화성의 푸른 석양을 촬영했다. NASA는 화성 대기의 미세 먼지가 빛과 상호작용하면서 태양 주변의 푸른빛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고 설명한다. 특히 일출과 일몰 때는 햇빛이 대기 속을 더 길게 통과하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이 더욱 뚜렷해진다.


지구에서는 푸른 낮과 붉은 석양을 보지만 화성에서는 붉거나 황갈색에 가까운 낮과 푸른 석양을 만날 수 있는 셈이다.


목성과 토성에서는 ‘하늘을 올려다본다’는 개념부터 달라진다. 두 행성은 지구처럼 사람이 발을 딛고 설 수 있는 단단한 지표가 없는 거대 가스행성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느 고도에서 관찰하느냐에 따라 보이는 풍경도 크게 달라진다.


목성의 상층 대기는 주로 수소와 헬륨으로 구성되며 여러 종류의 구름층이 존재한다. 상층부에는 암모니아 얼음으로 이루어진 구름이 있고 그 아래로 다른 성분의 구름층이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토성 역시 수소와 헬륨이 주성분이며 고도에 따라 구름과 연무의 구조가 달라진다. 우리가 우주에서 바라보는 목성과 토성의 줄무늬 역시 이러한 복잡한 대기 운동의 결과다.


태양계 외곽의 천왕성과 해왕성으로 가면 다시 푸른 계열의 행성이 등장한다. 그러나 지구가 파란색으로 보이는 원리와 완전히 같지는 않다.


천왕성과 해왕성의 대기에는 수소와 헬륨 외에도 메탄이 존재한다. 메탄은 태양빛 가운데 붉은색 영역을 흡수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청록색과 푸른색 계열의 빛이 두드러진다. NASA 역시 두 행성의 색에 메탄에 의한 붉은빛 흡수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비슷한 대기를 가진 두 행성 가운데 해왕성이 천왕성보다 더 짙은 푸른색을 띠는 이유는 무엇일까.


연구 결과 그 차이는 메탄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허블우주망원경과 제미니 노스 망원경 등의 관측 자료를 토대로 만들어진 대기 모델에 따르면 두 행성 모두 여러 층의 연무를 가지고 있지만 천왕성의 특정 연무층이 해왕성보다 두껍다. 이 연무가 천왕성의 색을 상대적으로 희고 옅게 만들어 해왕성보다 연한 청록색으로 보이게 한다는 것이다.


결국 행성의 하늘색은 단순히 태양과 얼마나 가까운가로 결정되지 않는다. 태양에서 출발한 빛이 어떤 대기를 만나고, 그 안에 어떤 기체와 먼지·구름·연무 입자가 존재하는지에 따라 전혀 다른 풍경이 만들어진다.


대기가 거의 없는 수성에서는 검은 하늘이 펼쳐지고, 두꺼운 이산화탄소 대기와 황산 구름으로 뒤덮인 금성에서는 흐릿한 풍경이 나타난다. 지구에서는 푸른 하늘과 붉은 석양이 펼쳐지는 반면 화성에서는 먼지가 만들어내는 황갈색 하늘과 푸른 석양을 볼 수 있다. 천왕성과 해왕성에서는 메탄과 대기 연무가 각기 다른 푸른빛을 만들어낸다.


태양은 하나지만 그 빛을 받아들이는 세계는 모두 다르다. 우리가 매일 아무렇지 않게 바라보는 파란 하늘 역시 우주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당연한 풍경이 아니라, 태양빛과 지구 대기가 만들어낸 이 행성만의 특별한 모습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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