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키워드

로그인을 하시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으실 수 있습니다.

죽어가는 별이 남긴 ‘우주의 사자’…허블과 제임스 웹이 포착한 1만 년의 마지막 순간

  • 이미선 기자
  • 입력 2026.08.15 12:12
  • 댓글 0
  • 글자크기설정

KakaoTalk_20260815_121049684_01.jpg
▲ ‘라이언 성운(Lion Nebula)’으로 불리는 NGC 2392의 모습 [사진=Hubble X]

 

밤하늘 한가운데 사자의 얼굴을 닮은 거대한 우주 구조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NASA의 허블 우주망원경이 먼저 포착했던 이 천체를 이번에는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적외선으로 들여다보면서, 죽어가는 별이 주변에 흩뿌린 가스와 먼지가 만들어낸 복잡한 구조가 한층 선명하게 드러났다.


NASA 허블 우주망원경 공식 엑스(X) 계정은 8월 14일 ‘라이언 성운(Lion Nebula)’으로 불리는 NGC 2392의 모습을 소개했다. 게시물은 죽음을 앞둔 별이 외부층을 우주 공간으로 방출하면서 가스와 먼지로 이루어진 독특한 구조가 만들어졌으며, 천문학적으로 보면 매우 짧은 약 1만 년 뒤에는 이 성운도 결국 흩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KakaoTalk_20260815_121049684_02.jpg
▲ ‘라이언 성운(Lion Nebula)’으로 불리는 NGC 2392의 모습 [사진=Hubble X]

 

이번에 공개된 이미지는 NASA의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근적외선 카메라 NIRCam과 중적외선 장비 MIRI를 이용해 관측한 것이다. NASA는 8월 10일 공개한 자료에서 NGC 2392가 죽어가는 중심별의 잔해와 그 주변을 둘러싼 이온화된 가스, 먼지가 결합해 만들어진 행성상 성운이라고 설명했다.


NGC 2392는 쌍둥이자리 방향에 있는 행성상 성운으로, 지구에서 약 5,000광년 떨어져 있다. ‘에스키모 성운(Eskimo Nebula)’ 또는 ‘클라운 페이스 성운(Clown Face Nebula)’이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져 있으며, 최근에는 중심부와 주변 구조가 사자의 얼굴과 갈기처럼 보인다는 이유로 ‘라이언 성운’이라는 별칭이 사용되고 있다. NASA의 허블 자료는 이 천체가 약 1만 년 전부터 형성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한다.


행성상 성운이라는 이름 때문에 행성과 관련된 천체로 오해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행성이 아니다. 태양처럼 질량이 크지 않은 별이 생애 마지막 단계에서 자신의 외부 대기층을 우주로 방출하면서 만들어지는 빛나는 가스 구조다. 별의 중심에는 뜨겁고 밀도 높은 잔해인 백색왜성이 남고, 이 중심 잔해가 내뿜는 강한 복사와 항성풍이 주변에 퍼진 가스를 이온화하면서 화려한 성운을 만들어낸다.


NGC 2392의 경우 중심별에서 방출된 물질이 단순한 구형으로 퍼진 것이 아니다. 허블 관측에서는 중심을 둘러싼 밝은 내부 영역과 그 바깥의 희미한 구조가 확인됐으며, 특히 바깥쪽에는 혜성의 꼬리를 연상시키는 수많은 덩어리와 필라멘트가 나타난다. NASA는 중심별의 강력한 항성풍이 내부에서 물질을 밀어내면서 거대한 가스 거품을 형성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번 제임스 웹 관측이 중요한 이유는 허블과 서로 다른 파장의 빛을 이용했기 때문이다. 허블은 주로 가시광선 영역에서 성운을 관찰해 밝게 빛나는 이온화 가스의 구조를 보여줬다면, 웹은 NIRCam과 MIRI를 통해 적외선 영역을 관측함으로써 상대적으로 차갑고 먼지가 많은 영역을 더 자세하게 살펴볼 수 있다.


특히 MIRI 관측에서는 중심별 주변의 먼지 구조가 두드러진다. 중심의 백색왜성이 내뿜는 강한 복사에 의해 일부 먼지는 파괴되고 있지만, 밀도가 높은 먼지 필라멘트와 덩어리들은 상대적으로 살아남아 복잡한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NASA는 이러한 관측이 NGC 2392 내부의 가스와 먼지가 어떻게 서로 다른 방식으로 중심별의 에너지와 상호작용하는지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허블이 2000년 촬영한 이미지와 이번 웹의 이미지를 비교하면 같은 천체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보이는 이유도 확인할 수 있다. 허블의 가시광선 이미지는 밝게 빛나는 가스와 ‘갈기’처럼 보이는 외곽 구조를 강조하지만, 웹의 적외선 관측은 그 뒤에 숨어 있던 먼지와 상대적으로 차가운 물질의 분포를 더욱 세밀하게 드러낸다. 결과적으로 두 망원경의 관측은 경쟁 관계라기보다 서로 다른 파장을 통해 하나의 천체를 입체적으로 이해하도록 돕는 보완적인 관측이라고 할 수 있다.


NGC 2392의 복잡한 형태는 오랫동안 천문학자들에게 중요한 연구 대상이었다. 과거 연구에서는 이 성운이 두 개의 서로 다른 껍질과 여러 필라멘트 및 덩어리 구조로 구성돼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분광 관측을 이용한 연구에서는 성운 내부의 가스가 서로 다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으며, 여러 구조가 상호작용하면서 현재의 형태를 만들어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2012년 발표된 상세한 형태·운동학 연구에서는 NGC 2392를 고해상도 분광자료와 허블 이미지로 분석해 3차원 구조를 재구성했다. 연구진은 이 성운이 단순한 두 겹의 구형 껍질이라기보다 내부의 밝은 기포와 외부 구조, 양극 방향으로 뻗은 물질 등이 복합적으로 얽힌 형태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는 NGC 2392의 복잡한 외형이 별이 생애 마지막 단계에서 방출한 물질의 방향성과 항성풍, 그리고 서로 다른 속도의 가스 흐름이 결합한 결과일 가능성을 보여준다.


중심별의 활동 역시 흥미로운 연구 대상이다. 2014년 《왕립천문학회 월간회보(Monthly Notices of the Royal Astronomical Society)》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NGC 2392 중심별의 빠른 항성풍이 균일하지 않고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연구진은 고속 항성풍 내부에 덩어리 구조가 존재할 가능성과 비대칭적인 바람의 흔적을 조사했으며, 중심부의 항성풍이 성운의 복잡한 구조 형성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최근 연구에서도 NGC 2392는 여전히 별의 진화 과정을 이해하는 중요한 사례로 다뤄지고 있다. 2025년 공개된 분광 연구는 NGC 2392를 다른 행성상 성운과 비교하면서 전자 온도와 밀도, 원소 함량 등을 분석했고, NGC 2392가 뚜렷한 이중 껍질 구조를 가진 비교적 젊은 행성상 성운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NASA가 이번 이미지에서 강조한 것은 무엇보다 ‘시간’이다. 우리가 사진으로 보는 NGC 2392는 정지된 조각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끊임없이 팽창하고 변화하는 물질의 흐름이다. 별이 방출한 가스와 먼지는 중심부에서 점차 멀어지고 있으며, 중심별의 복사와 항성풍은 이 물질의 형태를 계속 변화시키고 있다. NASA와 유럽우주국(ESA)은 천문학자들이 현재의 성운이 앞으로 약 1만 년에 걸쳐 결국 성간 공간으로 흩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한다.


여기서 ‘1만 년’이라는 시간은 인간의 역사와 비교하면 엄청나게 길지만 우주의 시간 척도에서는 매우 짧다. 태양과 비슷한 별이 수십억 년 동안 진화한 뒤 마지막 단계에서 외부 물질을 방출하고, 그 물질이 수천~수만 년 동안 화려한 성운을 이루다가 다시 성간 공간으로 흩어지는 과정은 별의 생애에서 극히 짧은 마지막 장면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번 제임스 웹의 관측은 단순히 아름다운 우주 사진 한 장을 추가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한 별이 생애를 마무리하면서 자신의 물질을 우주 공간에 되돌려보내는 순간을 여러 파장에서 기록한 것이다. 별의 죽음은 끝이라기보다 새로운 물질의 순환이 시작되는 과정이기도 하다. 방출된 가스와 먼지는 이후 성간 공간에 섞여 새로운 별과 행성계가 형성되는 재료가 될 수 있다.


약 5,000광년 너머에서 펼쳐지는 NGC 2392의 모습은 결국 별의 죽음이 얼마나 역동적인 사건인지를 보여준다. 허블이 2000년 가시광선으로 포착한 ‘사자의 얼굴’에 이어 제임스 웹은 그 갈기 안쪽의 먼지와 가스까지 들여다봤다. 우리가 지금 보는 이 우주의 사자는 영원히 같은 모습으로 남아 있지 않는다. 약 1만 년 뒤에는 지금의 선명한 얼굴과 갈기 역시 서서히 우주 공간 속으로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 이이티뉴스 & www.eet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BEST 뉴스

전체댓글 0

추천뉴스

  • [지속가능한 여행 1] 사막의 오일머니에서 지속가능 여행의 중심으로... GCC, 2026년 세계 관광 패러다임을 다시 쓰다
  • 현대백화점 목동점, 유명 맛집부터 여름 제철 과일까지 한자리에
  • 고려은단, ‘미스터트롯3 초청콘서트’ 티켓 증정 이벤트 진행
  • 박찬대 시도지사협의회장 “지방이 스스로 성장 동력 만들도록 지방재정 확충·권한 이양”
  • 이재명 대통령 “세계가 꼭 필요로 하는 나라…대체 불가 대한민국 향해 나아가야”
  • 시간이 뒤틀어 놓은 숲, 영국 킹글리 베일의 고대 주목나무를 걷다
  • 16년 만에 다시 시작되는 친일재산 환수…독일의 과거 청산이 주는 교훈
  • [이슈 포커스] 아파트를 더 지으면 주거문제가 해결될까…‘공급 만능론’ 넘어 청년의 소득과 집값을 봐야 한다.
  • 1789년 시작된 일본 소바 장인정신, 서울에서 만나는 여름의 맛
  • 1845년 진흙 속에서 발견된 ‘워런 마스토돈’… 1만1천 년 전 북미 생태계와 멸종의 비밀

포토뉴스

more +

해당 기사 메일 보내기

죽어가는 별이 남긴 ‘우주의 사자’…허블과 제임스 웹이 포착한 1만 년의 마지막 순간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