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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으면 혈관도 편안해진다?…20년 전 ‘웃음과 심장 건강’ 연구 다시 주목

  • 윤재훈 기자
  • 입력 2026.09.04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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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mart Science, 메릴랜드대 연구 소개하며 웃음의 심혈관 효과 조명.
  • 코미디 영상 시청 후 혈관 이완·혈류 증가 관찰, 스트레스 상황과 상반된 반응.
  • ‘2분 웃음=20분 걷기’ 직접 비교한 연구이기 보다 운동과 함께 건강한 생활 습관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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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년 전 미국 메릴랜드대 연구진이 발표한 연구로, 웃음과 스트레스가 우리 몸의 혈관에 서로 다른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는 내용의 이미지 [사진=‘Smart Science X]

 

웃음이 기분을 좋게 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혈관 기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가 다시 관심을 받고 있다. 약 20년 전 미국 메릴랜드대 연구진이 발표한 연구로, 웃음과 스트레스가 우리 몸의 혈관에 서로 다른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는 내용이다.


과학·건강 관련 콘텐츠를 소개하는 X 계정 ‘Smart Science’는 3일 웃음과 심혈관 건강의 관계를 소개하며 미국 메릴랜드대 메디컬센터(University of Maryland Medical Center)의 연구 결과를 언급했다.


게시물은 웃을 때 혈관이 확장되면서 혈류와 혈액순환이 개선될 수 있으며, 이 같은 일시적인 혈관 기능의 변화가 가벼운 유산소 운동에서 나타나는 효과와 비슷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웃음이 혈관 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 연구가 있다.


마이클 밀러(Michael Miller) 당시 메릴랜드대 메디컬센터 예방심장학 책임자 연구팀은 건강한 비흡연 성인 20명을 대상으로 웃음과 정신적 스트레스가 혈관 내피 기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했다. 참가자의 평균 연령은 33세였으며 남성과 여성 각각 10명이 참여했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에게 웃음을 유발하는 코미디 영화와 정신적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영화 장면을 각각 약 15분간 보여준 뒤 초음파를 이용해 팔의 상완동맥 변화를 측정했다.


두 상황에서 혈관은 서로 다른 반응을 보였다.


코미디 영상을 본 뒤에는 참가자 20명 가운데 19명에서 혈관 이완이 증가했고, 혈류는 평균 22% 증가했다. 반대로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영상을 본 뒤에는 20명 중 14명에게서 혈관이 수축하는 반응이 나타났으며 혈류는 평균 35% 감소했다.


혈관 내피(endothelium)는 혈관 안쪽을 덮고 있는 조직으로 혈관의 수축과 이완, 혈류 조절 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연구진은 웃음으로 인한 긍정적인 정서적 자극이 혈관 내피 기능에 영향을 미치면서 혈류 증가로 이어졌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흥미로운 점은 웃은 뒤 나타난 혈관 변화의 정도다. 연구진은 당시 웃음으로 나타난 혈관 내피 기능 변화의 규모가 유산소 운동에서 관찰되는 변화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혈관 반응은 웃음이나 스트레스 자극이 끝난 뒤에도 약 30~45분 동안 이어졌다.


당시 연구를 소개한 워싱턴포스트도 웃음 이후 관찰된 혈류 개선 정도가 약 15~30분간 운동했을 때 나타나는 수준과 유사하다는 연구진의 설명을 전했다.


다만 최근 소셜미디어에서 소개되는 ‘2분 웃음이 20분 걷기만큼 심장에 도움이 된다’는 표현은 원 연구 결과와는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2005년 메릴랜드대 연구에서 참가자들은 약 15분 동안 영화 장면을 시청했으며, 연구진이 2분 동안 웃는 것과 20분 동안 걷는 것을 직접 비교한 것은 아니다.


연구 책임자였던 밀러 박사 역시 웃음이 운동을 대신할 수 있다는 의미로 연구 결과를 설명하지 않았다. 오히려 규칙적인 운동과 함께 일상에서 웃음을 늘리는 생활습관을 제안했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 주목할 부분은 ‘몇 분 웃으면 몇 분 운동한 것과 같다’는 시간의 비교보다는 웃음이라는 긍정적인 감정이 실제 혈관 기능의 변화와 연관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후 진행된 다른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관찰됐다. 건강한 성인 17명에게 코미디 영상을 30분 동안 시청하도록 한 연구에서는 영상 시청 이후 상완동맥의 혈류매개 혈관확장 기능이 증가하고 동맥 탄성이 개선되는 변화가 나타났다.


물론 웃는 것만으로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다고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2005년 연구는 건강한 성인 20명을 대상으로 단기간의 혈관 반응을 관찰한 소규모 연구였으며, 연구진 역시 웃음이 혈관에 영향을 미치는 정확한 생리학적 기전까지 규명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웃음과 스트레스에 따라 혈관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반응했다는 점은 흥미롭다. 특히 스트레스가 혈관을 수축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한 것과 달리 웃음에서는 혈관 이완과 혈류 증가가 관찰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정서와 신체 건강의 관계를 살펴볼 수 있는 연구로 평가된다.


20여 년 전 발표된 연구가 다시 소셜미디어를 통해 알려지면서 웃음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도 새삼 관심을 받고 있다.


‘2분의 웃음이 20분의 걷기를 대신한다’고 단순하게 말하기는 어렵지만, 잘 웃는 생활이 스트레스를 줄이고 혈관 건강에 긍정적인 자극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연구가 보여준 흥미로운 결과다.


운동을 대신할 수는 없어도, 하루 중 한 번 더 웃을 이유는 충분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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