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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릉의 숲에서 폐선길까지…가을 따라 걷는 ‘태강릉’

  • 윤재훈 기자
  • 입력 2026.09.29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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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정왕후 태릉에서 명종·인순왕후 강릉까지 이어지는 숲길, 10월 한시 개방
  • 경춘선 옛 철길 따라 노원기차마을·옛 화랑대역까지 이어지는 서울 가을 산책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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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릉, 조선 제11대 왕 중종의 두 번째 계비인 문정왕후 윤씨의 능 [사진=AI 생성이미지]

 

경춘선 옛 철길 따라 노원기차마을·옛 화랑대역까지 이어지는 서울 가을 산책길


서울 노원구에는 조선왕릉의 숲에서 시작해 오래된 철길까지 이어지는 색다른 가을길이 있다. 태릉과 강릉을 잇는 숲길을 걸은 뒤 경춘선 옛 철길을 따라 화랑대역 일대까지 이동하는 길이다.


가을 산책의 출발점은 태릉이다. 태릉은 조선 제11대 왕 중종의 두 번째 계비인 문정왕후 윤씨의 능이다. 문정왕후는 명종이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오르자 수렴청정을 하며 조선 중기 정치의 중심에 섰던 인물이다.


태릉 일대에는 조선왕릉전시관이 자리하고 있다. 조선왕릉의 조성과 구조, 왕실의 장례와 제례 문화 등을 살펴본 뒤 실제 왕릉 공간을 걸어볼 수 있어 조선왕릉을 보다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태릉에서 강릉으로 이어지는 숲길은 이 일대 가을 산책의 백미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에 따르면 태릉과 강릉을 연결하는 숲길은 10월에도 개방된다. 10월 숲길 입구 마감 시간은 오후 4시이며, 태릉 매표소 정문에서 숲길 입구까지는 약 20분이 걸린다. 

 

울창한 나무 사이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가면 강릉에 닿는다. 강릉은 문정왕후의 아들인 조선 제13대 왕 명종과 왕비 인순왕후 심씨가 함께 잠든 능이다. 어머니 문정왕후의 태릉과 아들 명종의 강릉이 하나의 숲길로 이어져 있다는 점도 이 길을 걷는 의미를 더한다.


태강릉에서의 산책은 조선왕릉에서 끝나지 않는다. 발걸음을 경춘선 옛 철길 쪽으로 옮기면 풍경은 왕릉의 숲에서 근현대 철도문화의 흔적으로 바뀐다.


경춘선숲길은 과거 열차가 오가던 경춘선 폐선 부지를 활용한 길이다. 철길의 흔적을 남겨둔 공간 사이로 산책로가 이어져 있어 숲과 철길이 함께하는 독특한 풍경을 만날 수 있다.


길을 따라가면 화랑대철도공원과 노원기차마을이 나타난다. 노원구 관광안내 자료에 따르면 화랑대철도공원에는 노원기차마을 스위스관과 이탈리아관을 비롯해 화랑대역사관, 경춘선숲길 갤러리, 미디어트레인 등 철도를 주제로 한 여러 공간이 조성돼 있다.


특히 노원기차마을은 철도와 도시 풍경을 미니어처로 구현한 공간이다. 단순히 축소 모형을 바라보는 데 그치지 않고 움직이는 열차와 다양한 장치를 통해 철도 풍경을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옛 화랑대역도 이 길에서 빼놓기 어렵다. 한때 사람들이 기차를 기다리고 떠나던 역과 철로는 열차 운행이 멈춘 뒤 시민들이 걷고 머무르는 공간으로 다시 쓰이고 있다.


태릉과 강릉, 경춘선숲길과 화랑대역은 만들어진 시대도, 쓰임도 서로 다르다. 하나는 왕과 왕비가 잠든 조선왕릉이고, 다른 하나는 사람들이 오가던 근현대 철도의 흔적이다. 그러나 두 공간 모두 지나간 시간을 오늘의 사람들이 다시 걸으며 만날 수 있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오는 10월 4일에는 인문·역사여행 프로그램 ‘삶을 여행처럼’ 제37차 일정으로 이 길을 걷는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조선왕릉전시관을 시작으로 태릉과 태강릉 숲길, 강릉을 거쳐 경춘선 폐선길과 노원기차마을, 옛 화랑대역, 화랑대철도공원까지 이어지는 일정이다.


태릉과 강릉은 서울 노원구 화랑로 일대에 자리한다. 궁능유적본부는 지하철 6·7호선 태릉입구역과 6호선 화랑대역 등에서 버스를 이용해 접근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왕릉의 숲에서 시작해 기적 소리가 사라진 철길까지. 10월의 태강릉과 경춘선숲길은 서울 안에서도 역사와 자연, 근현대의 흔적을 한 번에 만날 수 있는 가을 산책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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