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 California ) 남부 오렌지카운티( Orange County )에서 유독성 화학물질이 저장된 산업용 탱크의 심각한 이상 징후가 발생하면서 대규모 주민 대피령이 내려졌다. 당국은 탱크 폭발 가능성을 경고하며 냉각과 안정화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고는 가든그로브( Garden Grove )에 위치한 항공우주 산업 관련 시설에서 발생했다. 문제의 저장 탱크에는 플라스틱과 아크릴 제조에 사용되는 메틸 메타크릴레이트(Methyl Methacrylate·MMA) 약 3만4000갤런이 저장돼 있었으며, 내부 압력을 조절하는 밸브가 막히면서 탱크의 온도와 압력을 안정적으로 제어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MMA는 인화성과 독성이 강한 화학물질로, 증기에 노출될 경우 눈과 피부 자극, 호흡 곤란, 어지럼증 등을 유발할 수 있으며 심할 경우 화학 화상이나 신경계 이상 증상까지 초래할 수 있다. 당국은 탱크가 폭발하거나 대규모 화학물질 유출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위험이 커지자 당국은 가든그로브를 비롯해 애너하임( Anaheim ), 사이프러스( Cypress ), 스탠턴( Stanton ) 등 인근 지역 주민들에게 강제 대피령(evacuation order)을 발령했다. 초기 대피 구역은 약 9제곱마일 규모였지만 이후 위험 평가 결과에 따라 범위가 확대되면서 약 4만~7만 명에 이르는 주민들이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산된다.
오렌지카운티 소방당국은 탱크 반경 약 1마일 지역을 위험 구역으로 설정하고, 무인 물대포와 드론(drone), 열 감지 센서(sensor)를 투입해 탱크 냉각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장 관계자들은 “외부부터 내부 방향으로 화학물질을 얼려 안정화(stabilization)하는 방식”을 시도하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일부 구간의 온도가 다시 상승하면서 상황은 여전히 불안정한 상태다.
크레이그 코비(Craig Covey) 오렌지카운티 소방국장은 현장 브리핑에서 “이 탱크는 결국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언제가 될지 알 수 없을 뿐”이라며 “32년 경력 동안 본 사건 가운데 가장 위험성이 큰 상황 중 하나”라고 밝혔다.
캘리포니아 주지사 개빈 뉴섬( Gavin Newsom )은 비상사태(state of emergency)를 선포하고 주 정부와 연방 차원의 재난 대응 자원을 긴급 투입했다. 뉴섬 주지사는 “오렌지카운티 주민들의 안전이 최우선 과제”라며 “사용 가능한 모든 자원을 동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 환경보호청( 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EPA )도 현장에 합류해 대기 질 모니터링(monitoring)을 강화하고 있다. 당국은 지금까지 주요 측정 지점에서 유독성 화학물질 농도가 위험 수준으로 검출되지는 않았다고 밝혔지만, 추가 감시 장비를 설치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번 사고로 인근 학교 10여 곳 이상이 휴교에 들어갔으며, 주민 상당수는 임시 대피소(shelter)로 이동했다. 그러나 일부 대피 시설은 이미 수용 한계에 근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대피 정보 전달이 혼선 없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사고 시설 운영사인 GKN Aerospace는 공식 성명을 통해 “지역사회와 협력해 상황 해결에 나서고 있으며, 화학물질 제거 및 안정화 작업을 당국과 함께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사고 현장 인근에 위치한 디즈니랜드 리조트( Disneyland Resort )와 너츠 베리 팜( Knott’s Berry Farm ) 등 주요 관광시설은 현재까지 대피 구역 밖에 있어 정상 운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미국 내 유독 화학물질 저장시설의 안전 관리 체계와 산업 인프라 대응 시스템 전반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경고 신호라고 지적하고 있다. 당국은 탱크 안정화가 완전히 확인될 때까지 대피령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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