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5월 25일 오후, 서울 종로세무서 옆 익선동 거리에서 길을 걷던 성인 4명이 발걸음을 멈췄다. 서울의 대표적인 관광명소 가운데 하나인 익선동 카페거리 진입로 곳곳에 담배꽁초와 음료수 컵, 각종 생활쓰레기가 무질서하게 버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거리였지만, 도로 위에 방치된 쓰레기들은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대한민국은 세계 10대 선진국 반열에 올라섰고, K-팝과 K-컬처를 통해 세계 문화 중심국가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수도 서울 한복판 관광지에서 여전히 반복되는 무단 투기와 거리 오염은 한국의 공공문화 수준에 대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특히 이러한 모습은 외국 관광객들에게도 좋지 않은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부끄러운 현실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이들 4명은 인근 편의점에서 쓰레기봉투와 면장갑을 직접 구매한 뒤 약 30분 동안 거리 곳곳에 버려진 담배꽁초와 쓰레기를 수거했다. 청소가 끝난 뒤 거리 주변은 눈에 띄게 깨끗해졌다. 하지만 이들이 강조한 것은 단순히 쓰레기를 줍는 선행 자체가 아니었다. 중요한 것은 시민들의 자발적 청소 이전에, 애초에 쓰레기를 버리지 않도록 만드는 행정 시스템과 공공 관리라는 점이었다.
이곳은 종로세무서 바로 앞 도로로 공공기관이 위치한 지역이다. 그럼에도 담배꽁초와 쓰레기 투기가 장기간 반복되고 있다는 것은 관리 부실 문제를 드러낸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관광객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인 만큼 종로구청과 관계기관이 보다 적극적인 환경 관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장에 있던 한 고위직 공무원 출신 시민은 “이렇게 무질서한 환경에 큰 충격을 받았다”며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흡연 가능 구역을 별도로 마련하고,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담배꽁초를 처리할 수 있는 시설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쓰레기를 줍는 시민의식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사람들이 거리에서 쓰레기를 버리지 못하도록 만드는 행정적 시스템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함께 쓰레기 수거에 참여한 한 대학교수 역시 “우리가 길을 걷다가 멈춰 직접 쓰레기봉투를 사와 장갑을 끼고 쓰레기를 줍게 될 줄은 몰랐다”며 “국민의식 문제와 함께 공공 시스템의 부재에 놀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관광 밀집 지역의 경우 단순 계도 수준을 넘어 실질적인 관리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우선 흡연구역을 별도로 설치하고 담배꽁초 수거함을 충분히 배치해 무단 투기를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또한 영어·중국어·일본어 등 다국어 안내판을 통해 “쓰레기 무단 투기 시 즉시 벌금이 부과된다”는 경고 문구를 명확하게 표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관광 가이드 교육 강화 역시 대안으로 제시된다.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한국의 거리 질서와 쓰레기 처리 기준, 무단 투기 시 벌금 부과 제도를 사전에 안내함으로써 예방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날 시민 4명이 보여준 자발적 청소 행동은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될 수 있다. 그러나 시민들의 선의에만 의존해서는 도시 환경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이제 대한민국은 세계 수준의 문화 선진국으로 자리 잡은 만큼, 도시의 공공문화와 거리 관리 시스템 역시 그 수준에 걸맞은 방향으로 정비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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