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지중해의 이비자(Ibiza) 섬에서 발굴된 중세 시대 매장지를 분석한 연구를 통해, 이슬람 통치 시기 지역 사회의 유전적 다양성과 병원체 확산 양상이 새롭게 밝혀졌다. 연구진은 당시 이비자가 지중해 교역망 속에서 다양한 인구가 이동하고 교류하던 공간이었다는 점을 고대 디엔에이(DNA) 분석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이비자 섬에서 발견된 중세 매장지 분석을 통해 이슬람 시대의 유전적 및 병원성 다양성이 밝혀졌습니다(Analysis of medieval burials from Ibiza reveals genetic and pathogenic diversity during the Islamic period)」라는 제목으로 발표됐다. 논문은 리카르도 로드리게스-바렐라(Ricardo Rodríguez-Varela), 조에 포숑(Zoé Pochon), 알렉스 마스-산도발(Alex Mas-Sandoval), 레이한 야카(Reyhan Yaka), 세사르 A. 포르테스-리마(Cesar A. Fortes-Lima), 알무데나 가르시아 루비오(Almudena García Rubio), 니콜라스 마르케스-그랜트(Nicholas Márquez-Grant), 후안호 마리(Juanjo Marí), 글렌다 그라치아니(Glenda Graziani), 안토니 페레르 아바르수사(Antoni Ferrer Abárzuza), 마리우 비센트(Mário Vicente), 란데르 로르카-프란시스코(Lander Lorca-Francisco), 안나 린데르홀름(Anna Linderholm), 벤델라 K. 라게르홀름(Vendela K. Lagerholm), 라라 R. 아라우나(Lara R. Arauna), 파치 페레스-라마요(Patxi Pérez-Ramallo), 마야 크르제빈스카(Maja Krzewińska), 카리나 M. 슐레부슈(Carina M. Schlebusch), 안데르스 괴테르스트룀(Anders Götherström) 등 국제 공동연구진이 참여했으며, 2026년 게재됐다.
연구진은 스페인 이비자(Ibiza)의 중세 이슬람 공동묘지에서 출토된 인골을 대상으로 고대 유전체 분석과 병원체 디엔에이(DNA) 분석을 수행했다. 분석 결과, 당시 주민들은 북아프리카와 남유럽, 동지중해 계통이 혼합된 복합적인 유전적 특징을 보였다. 이는 이슬람 시대 이비자가 단순한 섬 지역이 아니라 활발한 해상 교역과 인구 이동의 중심지였음을 시사한다.
특히 연구에서는 당시 사람들의 유전 정보뿐 아니라 감염성 병원체 흔적도 함께 확인됐다. 일부 유골에서는 세균 및 병원체 디엔에이(DNA)가 검출됐으며, 이를 통해 중세 지중해 사회에서 감염병이 어떻게 이동하고 확산됐는지를 추적할 수 있는 단서가 제시됐다. 연구진은 병원체 분석이 단순한 질병 연구를 넘어 인구 이동과 사회적 연결망을 이해하는 중요한 자료가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연구는 이슬람 통치기 발레아레스 제도(Balearic Islands) 사회가 예상보다 훨씬 다문화적이었다는 점을 보여준다. 기존 역사 기록은 정치·종교 중심으로 당시 사회를 설명해왔지만, 이번 고대 디엔에이(DNA) 연구는 실제 주민 구성과 생활상이 매우 복합적이었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
연구진은 “지중해는 오랫동안 다양한 인구와 문화가 교차한 공간이었으며, 이비자의 중세 매장지는 그러한 이동과 교류의 흔적을 유전학적으로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라고 밝혔다. 이어 향후 더 많은 고대 디엔에이(DNA) 연구가 이루어진다면 중세 유럽과 북아프리카 사이의 인구 이동 경로와 감염병 확산 과정을 보다 정밀하게 복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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