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을 끝으로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 2013년 대한축구협회장에 취임한 이후 13년 만의 퇴진 선언이다.
정몽규 회장은 29일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이번 월드컵이 끝난 뒤 축구협회장 자리에서 물러나고자 한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는 “대표팀이 본선에서 성과를 내도록 지원하는 것이 협회장으로서 마지막 소임이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정 회장의 결정에 대해 “국가대표팀에 대한 축구 팬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응원을 당부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한 중장기 비전 수립과 이행에 집중해야 할 시점에서 현재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책임 있는 결단”이라고 덧붙였다.
정 회장의 갑작스러운 사퇴 선언은 축구협회 내부에서도 예상하지 못했다는 분위기다. 불과 사흘 전에도 정례 임원회의를 정상적으로 주재했던 만큼 전격적인 결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 회장은 2013년 제52대 대한축구협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4선에 성공하며 한국 축구 행정을 이끌어왔다. 재임 기간 동안 천안 코리아풋볼파크 건립 추진, 한국형 디비전 시스템 구축, 장기 중계권 및 후원 계약을 통한 협회 재정 안정화, 국가대표팀의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등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의 절차적 논란과 승부조작 연루 축구인 사면 추진 문제 등으로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 문화체육관광부가 특정감사를 통해 축구협회 운영 전반을 점검한 뒤 정 회장과 주요 임원진에 대해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하면서 거센 퇴진 압박에 직면했다.
현재 임기가 2029년까지 남아 있는 상황에서 정 회장이 사퇴하게 되면 대한축구협회는 차기 회장 선출 절차에 돌입하게 된다.
축구협회 정관에 따르면 회장이 궐위될 경우 부회장이 대한체육회 인준을 받아 직무를 대행하게 되며, 잔여 임기가 1년 이상 남았을 경우 60일 이내 새 회장을 선출해야 한다. 다만 협회 측은 아직 정 회장이 공식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은 만큼, 직무대행 체제와 향후 절차는 별도 이사회를 통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다음 달 개막하는 북중미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막바지 준비에 돌입한 상태다. 정 회장은 월드컵 기간 동안 대표팀 지원 업무를 끝까지 수행한 뒤 대회 종료 이후 사직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성명서 전문은 아래와 같다.
대한축구협회 회장 정몽규입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개막이 불과 2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우리 국가대표팀은 그동안 열심히 월드컵 본선을 준비해왔으며, 저는 대표팀이 이번 대회에서 좋은 경기력을 펼치면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둘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대회 기간 동안 대표팀에게 아낌없는 지지와 응원을 보내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제가 축구협회를 맡아 운영하는 동안 여러 가지 논란과 비판이 있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은 다 제 부덕의 소치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번 월드컵이 끝난 뒤 축구협회장 자리에서 물러나고자 합니다. 대표팀이 본선에서 성과를 내도록 지원하는 것이 협회장으로서 마지막 소임이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제가 협회를 맡아서 일해오는 동안 격려와 지원을 해주신 축구인, 후원사, 언론인, 정부 관계자 그리고 팬 여러분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 오랜 기간 축구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해온 축구협회 임직원과 연맹, 시도협회 관계자들에게도 고마운 인사를 전합니다. 이번 월드컵 이후 축구를 사랑하는 모든 분들이 힘과 지혜를 모아 다시 한번 미래를 향해 전진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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