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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네디센터, 트럼프 이름 완전 삭제…법원 판결에 결국 원상복구

  • 윤재훈 기자
  • 입력 2026.06.14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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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 F. 케네디 공연예술센터(Kennedy Center)에서 연방법원의 판결에 따라 트럼프 이름을 지우고 있는 모습 [사진=gemini, 그래픽=EET뉴스]

 

미국 워싱턴 D.C.의 대표 문화예술기관인 존 F. 케네디 공연예술센터(Kennedy Center)가 건물 외벽과 공식 자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름을 완전히 제거했다고 밝혔다. 이는 연방법원의 명령에 따른 조치로, 지난해 말 강행됐던 명칭 변경이 사실상 무효화되면서 정치·문화권을 둘러싼 논란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해외 언론들에 따르면 케네디센터는 13일(현지시간) 법원에 제출한 문서를 통해 트럼프의 이름이 건물 외벽, 웹사이트, 이메일 서명, 보도자료, 계약서 등 모든 공식 매체에서 삭제됐다고 확인했다. 이에 따라 건물 전면에는 다시 원래 명칭인 ‘존 F. 케네디 기념 공연예술센터(John F. Kennedy Memorial Center for the Performing Arts)’가 복원됐다.


이번 조치는 연방지방법원 크리스토퍼 쿠퍼 판사가 내린 판결에 따른 것이다. 법원은 지난해 트럼프 측 인사들로 구성된 케네디센터 이사회가 기관 명칭을 ‘트럼프 케네디센터(Trump Kennedy Center)’로 변경한 결정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판결문은 "케네디센터의 명칭은 의회가 법률로 정한 것이며, 변경 권한 역시 의회에만 있다"고 명시했다.


트럼프 진영은 명칭 유지와 법원 명령 집행 중단을 위해 항소와 긴급 가처분 신청을 잇달아 제기했지만 연방항소법원은 이를 모두 기각했다. 이에 따라 케네디센터는 마감 시한 직전부터 철거 작업에 착수했고, 새벽 시간대 작업을 통해 건물 외벽의 트럼프 이름을 제거했다.


철거 작업은 미국 사회의 정치적 분열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 됐다. 현장에는 수백 명의 시민들이 모여 철거 과정을 지켜봤으며 일부는 "이름을 내려라(Take it down)"를 외치며 환호했다. 온라인 생중계에도 수천 명이 접속해 철거 과정을 지켜본 것으로 전해졌다.


논란의 발단은 지난해 12월 트럼프가 자신의 측근들로 케네디센터 이사회를 재편한 뒤 기관 명칭 변경을 추진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이사회는 센터 이름을 ‘도널드 J. 트럼프 및 존 F. 케네디 기념 공연예술센터’로 변경했고, 건물 외벽과 웹사이트에도 즉시 반영했다. 그러나 민주당 소속 조이스 비티 하원의원이 소송을 제기하면서 법적 공방이 이어졌다.


이번 판결은 트럼프 대통령의 문화기관 개편 구상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법원은 명칭 변경뿐 아니라 트럼프 측이 추진해온 케네디센터의 대규모 리모델링과 장기 휴관 계획에도 제동을 걸었다. 트럼프는 최근 "케네디센터 운영을 의회에 넘기겠다"고 밝히며 불만을 드러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안을 단순한 간판 철거가 아니라 미국의 국가 기념시설 운영 권한과 정치권력의 영향력 범위를 둘러싼 상징적 판결로 평가하고 있다. 케네디센터는 1964년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을 기리기 위해 의회가 법률로 지정한 미국의 대표적 문화예술기관으로, 법원은 이번 판결을 통해 "국가 기념시설의 명칭은 정치적 의사결정이 아닌 법률에 의해 보호받아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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