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가 스웨덴과 차세대 전투기인 그리펜(Gripen) E 16대를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하며 공군 전력 현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계약은 유럽연합(EU)의 금융 지원과 영국의 협력을 바탕으로 추진되며, 스웨덴은 별도의 군사 지원을 통해 그리펜 C/D 전투기 16대도 추가 제공할 예정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스웨덴을 방문해 팔 욘손(Pål Jonson) 스웨덴 국방부 장관과 회담을 갖고 그리펜 E 전투기 구매 계약을 공식 체결했다. 양국 정상과 국방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세르히 보예프 우크라이나 국방부 차관과 미카엘 그란홀름 스웨덴 국방물자청장이 계약서에 서명하며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계약에 따라 우크라이나는 최신형 그리펜 E 전투기 16대를 도입하게 되며, 첫 기체 인도는 2029년 초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사업 재원은 유럽연합(EU)의 대출 프로그램을 통해 마련되고 영국이 재정 지원에 참여한다. 또한 항공기 공급과 함께 유지·보수 체계 구축, 기술 지원, 물류 지원이 포함되며, 우크라이나 조종사와 정비 인력에 대한 교육도 이미 스웨덴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와 별도로 스웨덴은 군사 지원의 일환으로 기존 운용형인 그리펜 C/D 전투기 16대를 2027년 초부터 우크라이나에 인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우크라이나는 단기간에 전력 공백을 메우는 동시에 장기적으로 최신형 그리펜 E를 중심으로 공군 전력을 재편할 수 있게 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계약이 지난 5월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내용을 구체화한 결과라며, 약속을 이행한 스웨덴 정부에 감사를 표했다. 그는 "그리펜 전투기 도입은 우크라이나 공군의 전력과 방어 능력을 크게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팔 욘손 스웨덴 국방부 장관도 이번 결정이 우크라이나 공군의 미래를 설계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하며, 양국 간 군사 협력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를 나타냈다.
양국은 이번 회담에서 전투기 도입뿐 아니라 방공 능력 강화 방안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스웨덴의 PURL(우크라이나 공중방위체계) 참여 확대와 추가 군사 지원, 유럽 차원의 탄도미사일 방어체계 구축 협력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또한 양국은 드론 분야 협력 확대에도 뜻을 모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스웨덴과의 드론 협정을 가능한 한 조속히 체결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히며 무인기 기술 협력도 양국 국방 협력의 중요한 축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담에서는 전선 상황과 우크라이나군의 작전 성과, 향후 국방 전략에 대한 의견도 교환됐다. 스웨덴 측은 우크라이나군이 전장에서 보여준 성과를 높이 평가했으며, 다가오는 겨울철 에너지 및 안보 상황에 대비한 추가 지원 방안도 논의했다.
이와 함께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 가입 문제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스웨덴은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을 지속적으로 지지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으며, 정치적·경제적 지원을 계속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스웨덴 국민과 정부, 그리고 기업들은 우크라이나의 매우 중요한 파트너"라며 "매년 이어지는 군사 지원과 대규모 방위 패키지, 그리고 EU 가입을 위한 정치적 지지는 우크라이나에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계약은 러시아와의 장기전에 대비해 우크라이나 공군의 현대화를 본격화하는 동시에, 유럽 국가들의 군사·정치적 지원이 한층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그리펜 전투기 도입은 기존 서방 전투기 운용 경험을 확대하고 방공 및 공중 우세 확보 능력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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