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진료 법제화 논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실제 이용자들은 환자의 질환과 의료 이용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획일적인 규제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격의료산업협의회(원산협)는 지난 7월 1일부터 14일까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비대면진료 이용 경험이 있는 국민 2,066명을 대상으로 비대면진료 하위법령의 방향성에 대한 인식 조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3.4%는 평소 다니던 병원이 아닌 다른 병원에서 같은 질환으로 비대면진료를 받을 경우에도 이를 일률적으로 '초진'으로 분류해 처방 가능한 의약품과 처방일수를 제한하는 방식이 타당하지 않다고 답했다.
실제로 응답자의 67.7%는 기존에 다니던 병원이 아닌 다른 의료기관에서 비대면진료를 이용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 이유로는 평소 이용하던 병원이 비대면진료를 시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31.2%로 가장 많았고, 이용 중인 플랫폼에 해당 병원이 참여하지 않아 다른 병원을 이용했다는 응답도 27.4%를 차지했다.
이용자들은 획일적인 행정 규제보다는 의료인의 전문적 판단을 더욱 신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85.7%는 의료인이 과거 진료기록과 건강정보 등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면 대면진료에 준하는 처방이 가능해야 한다고 답했다. 또한 86.1%는 보다 정확한 진료를 위해 자신의 건강정보를 의료진에게 제공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일률적인 초진 처방 제한은 지속적인 치료와 복약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자와 비급여 진료 이용자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확인됐다. 응답자들은 반복적인 후속 진료에 따른 의료비 증가와 치료 연속성 저해 가능성을 주요 문제로 지적했다.
비대면진료 이후 의약품 수령 과정에서도 개선 요구가 이어졌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0.1%는 약국 방문 수령 과정에서 불편을 경험했다고 답했으며, 48.8%는 처방약을 구하기 위해 여러 약국을 찾아다니는 이른바 '약국 뺑뺑이'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불편을 반영하듯 응답자의 87.5%는 의약품 배송 범위 확대 등 보다 실질적인 수령 방안 마련이 함께 검토돼야 한다고 답했다.
아울러 응답자의 59.6%는 비대면진료 관련 제도와 규제가 마련되는 과정에서 실제 이용자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격의료산업협의회는 이번 조사 결과가 환자의 질환과 의료 이용 목적은 매우 다양한 반면 현재 논의되는 규제는 하나의 기준으로 설계되고 있다는 현장의 우려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향후 비대면진료 법제화 과정에서는 의료 안전성과 함께 이용자의 실제 의료 이용 경험과 접근성을 균형 있게 반영하는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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