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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고흐가 남긴 1887년 파리의 풍경… 그림 속 ‘작은 단서’가 기록한 도시의 변화

  • 이미선 기자
  • 입력 2026.08.29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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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 고흐 미술관, ‘해질녘의 생피에르 광장’ 세부 장면 조명으로 건설 중인 사크레쾨르 대성당·어린 나무에 당시 파리 모습 담겨
  • 풍경 속 작은 인물 3명까지, 미술관 “작은 디테일이 때로는 위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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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반 고흐 미술관(Van Gogh Museum)은  반 고흐의 1887년 작품 ‘해질녘의 생피에르 광장(Square Saint-Pierre at Sunset)’을 소개하며 그림 속에 숨어 있는 세부 요소들을 조명했다. [사진=Van Gogh Museum X]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가 1887년 그린 한 점의 풍경화에는 해 질 무렵 파리의 모습뿐 아니라 당시 빠르게 변화하던 도시의 흔적도 함께 담겨 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반 고흐 미술관(Van Gogh Museum)은 28일 오후 9시 공식 X 계정을 통해 반 고흐의 1887년 작품 ‘해질녘의 생피에르 광장(Square Saint-Pierre at Sunset)’을 소개하며 그림 속에 숨어 있는 세부 요소들을 조명했다.


미술관은 “얼마나 관찰력이 좋은지 한번 살펴보자”며 “언뜻 보면 평범한 저녁 풍경처럼 보이지만, 빈센트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변화하고 있던 파리의 모습까지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그림은 프랑스 파리 몽마르트르의 생피에르 광장을 배경으로 한다. 현재 이곳은 ‘스퀘어 루이즈 미셸(Square Louise-Michel)’로 불리며 몽마르트르의 대표적인 건축물인 사크레쾨르 대성당(Basilique du Sacré-Cœur) 아래에 자리하고 있다.


반 고흐가 이 작품을 제작한 1887년에는 오늘날 파리를 대표하는 명소 가운데 하나인 사크레쾨르 대성당이 아직 건설 중이었다. 대성당은 1875년 공사가 시작됐으며 1914년 완공됐다. 반 고흐 미술관이 이번 게시물에서 주목한 것도 바로 이러한 시대적 배경이다.


그림에 등장하는 어린 나무들 역시 당시 생피에르 광장이 조성된 지 오래되지 않은 공원이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단서다. 관련 자료에서도 반 고흐가 그림을 그렸던 시기 이곳의 나무들이 아직 어린 상태였으며, 현재의 스퀘어 루이즈 미셸이 사크레쾨르 대성당 아래에 자리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된다.


나무 아래 숨은 세 사람… 작은 풍경 속 19세기 파리


미술관은 작품 속에서 쉽게 지나칠 수 있는 또 하나의 요소로 ‘세 명의 작은 인물’을 꼽았다.


그림 중앙부 나무 아래에는 매우 작게 표현된 사람들이 자리하고 있다. 미술관은 게시물을 통해 “그 아래에 세 명의 작은 인물이 있다. 발견했는가”라고 관람객에게 질문하며 작품을 자세히 들여다볼 것을 권했다.


실제로 작품 관련 자료에서도 나무 사이에 세 명의 작은 인물이 붉은색과 어두운 색조의 작은 형태로 표현돼 있는 것으로 설명된다.


1887년은 반 고흐의 작품 세계에서도 중요한 변화가 진행되던 시기다. 그는 1886년 파리로 이주해 동생 테오 반 고흐(Theo van Gogh)와 생활하면서 인상주의와 신인상주의 작가들의 작품을 접했고, 이전 네덜란드 시기의 어두운 색채에서 벗어나 보다 밝은 색채와 다양한 붓놀림을 실험했다.


‘해질녘의 생피에르 광장’ 역시 반 고흐의 파리 체류기에 제작된 작품이다. 작품은 1887년 제작됐으며 현재 반 고흐 미술관 소장품으로 등록돼 있다. 미술관의 작품 식별번호는 ‘s0098V1962’, 작품 목록 번호는 F275·JH1278이다.


특히 이 그림은 화려한 역사적 사건이나 유명 인물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는다. 공원과 길, 나무, 저녁 하늘이라는 일상적인 도시 풍경을 담고 있지만, 139년이 지난 현재의 시점에서 바라보면 아직 완성되지 않은 사크레쾨르 대성당과 갓 자라고 있던 나무들이 19세기 후반 파리가 변화하던 한 순간을 보여주는 기록이 된다.


반 고흐 미술관은 이번 게시물 마지막에 “작은 디테일이 때로는 위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Small details sometimes tell great stories)”고 전했다.


한 화가가 바라본 평범한 저녁 풍경이 시간이 흐른 뒤 도시의 변화를 읽을 수 있는 역사적 장면이 된 셈이다. 미술관의 이번 소개는 작품을 단순히 감상하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그림 속 건축물과 나무, 작은 인물까지 세심하게 살펴보면 반 고흐가 살았던 시대와 도시의 모습도 함께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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