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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7년 전 바다 위에서 남긴 기록…‘바운티호 반란’ 생존 항해 담은 블라이의 수첩

  • 이경희 기자
  • 입력 2026.08.30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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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89년 반란 이후 소형 보트로 47일간 약 6700㎞ 항해, 당시 기록 호주국립도서관에 보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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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운티호 반란 이후 블라이가 생존 항해 과정에서 작성한 수첩을 소개하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빛바랜 수첩 한 장과 함께 반란 당시 상황을 묘사한 그림도 공개됐다. [사진=Milltary History Now X]

 

1789년 남태평양에서 벌어진 ‘바운티호 반란(Mutiny on the Bounty)’. 영국 해군 역사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사건 가운데 하나인 이 반란의 현장을 직접 겪은 윌리엄 블라이(William Bligh) 선장의 기록이 200년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 남아 있다.


30일 Milltary History Now X에는 바운티호 반란 이후 블라이가 생존 항해 과정에서 작성한 수첩을 소개하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빛바랜 수첩 한 장과 함께 반란 당시 상황을 묘사한 그림도 공개됐다.


바운티호는 타히티에서 빵나무(breadfruit)를 가져와 서인도제도로 옮기기 위해 영국 해군이 운항한 선박이다. 1787년 영국을 떠나 이듬해 타히티에 도착했고, 약 5개월간 머문 뒤 1789년 4월 다시 항해에 나섰다.


그러나 출항 후 약 3주가 지난 1789년 4월 28일, 플레처 크리스천(Fletcher Christian)을 중심으로 한 일부 선원들이 반란을 일으켰다. 블라이와 그를 따르던 선원 18명은 길이 약 7m의 작은 보트에 태워진 채 바다에 남겨졌다.


이들은 먼저 남태평양 토푸아(Tofua)섬에 상륙을 시도했지만 현지 주민들과 충돌하는 과정에서 선원 존 노턴(John Norton)이 숨졌다. 블라이는 남은 일행과 함께 다시 바다로 나가 약 6700㎞ 떨어진 티모르를 향했다.


항해는 47일 동안 계속됐다. 비좁은 보트에 식량과 물, 항해 장비도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블라이는 항로와 위치를 계산하며 배를 이끌었다. 일행은 결국 1789년 6월 14일 당시 네덜란드령이었던 티모르 쿠팡에 도착했다. 토푸아에서 숨진 노턴을 제외한 나머지 보트 탑승자들은 목적지까지 살아남았다.


이번 X 게시물에서 소개된 수첩은 바로 이 항해 과정에서 블라이가 직접 작성한 기록이다. 호주국립도서관(National Library of Australia)이 소장하고 있는 자료에는 1789년 4월 28일부터 6월 14일까지 이어진 항해 과정과 위치 계산, 섬을 그린 스케치 등이 담겨 있다.


수첩에는 반란에 가담한 선원들의 이름과 인상착의도 기록돼 있다. 사진이 존재하지 않던 시대였던 만큼 블라이가 남긴 외모와 신체적 특징에 대한 기록은 이후 반란자들을 확인하는 데 활용될 수 있는 자료였다.


블라이는 이후 영국으로 돌아가 1790년 10월 군법회의에 섰다. 바운티호를 잃은 경위를 심리한 재판에서 책임이 없는 것으로 인정받았으며 이후에도 해군에서 경력을 이어갔다.


그가 항해 중 작성한 수첩 역시 오랜 시간을 거쳐 살아남았다. 개인 소장 상태로 전해지던 기록은 1976년 경매에 나왔고, 호주 정부의 지원을 받은 호주국립도서관이 구입했다. 이듬해 도서관에 공식 전달돼 현재까지 역사자료로 보존되고 있다.


바운티호 반란은 이후 소설과 영화 등 다양한 작품의 소재가 되면서 대중적으로도 널리 알려졌다. 하지만 후대에 만들어진 이야기와 달리 블라이의 수첩은 사건이 벌어진 바로 그 시기에 당사자가 직접 남긴 기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다르다.


237년 전 작은 보트 위에서 하루하루 적어 내려간 기록은 한 척의 배에서 일어난 반란뿐 아니라 제한된 식량과 장비에 의지해 남태평양을 건넜던 사람들의 생존 항해를 오늘날까지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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