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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왕’ 루이 14세가 떠난 날…72년 통치가 남긴 빛과 그림자

  • 윤재훈 기자
  • 입력 2026.09.02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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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15년 9월 1일 베르사유 궁전에서 생 마감
  • 4세에 왕위 올라 프랑스 절대왕정 이끌고 베르사유와 화려한 문화 남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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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 14세의 초상화 [사진=‘Today in History X]

 

프랑스 절대왕정의 상징인 ‘태양왕(Sun King)’ 루이 14세가 세상을 떠난 지 311년이 됐다. 4세에 왕위에 오른 그는 72년 넘게 프랑스를 통치하며 유럽 역사상 가장 긴 재위 기록 가운데 하나를 남겼다.


역사적 사건을 소개하는 X 계정 ‘Today in History’는 2일 루이 14세의 초상화와 함께 그가 1715년 9월 1일 사망하면서 72년에 걸친 통치가 막을 내렸다고 소개했다.


루이 14세는 1638년 9월 5일 태어나 아버지 루이 13세가 세상을 떠난 뒤인 1643년 5월 14일 프랑스 왕위에 올랐다. 당시 그의 나이는 불과 4세였다. 어린 나이에 즉위한 만큼 초기에는 모후 안 도트리슈와 재상 쥘 마자랭 추기경이 국정을 이끌었고, 마자랭이 사망한 1661년부터 루이 14세가 직접 통치에 나섰다.


그의 재위 기간은 72년 110일에 달한다. 기네스 세계기록은 이를 주권국가 군주 가운데 가장 긴 연속 재위 기록으로 인정하고 있다.


긴 재위 기간만큼이나 루이 14세가 프랑스 역사에 남긴 흔적도 크다. 왕권을 중심으로 한 중앙집권 체제를 강화하고 귀족들을 왕실의 통제 아래 두면서 프랑스 절대왕정을 정점으로 끌어올렸다. 행정과 재정을 정비하고 무역과 제조업을 육성하는 한편 군사력을 강화해 유럽에서 프랑스의 영향력을 확대했다.


오늘날 프랑스를 대표하는 문화유산인 베르사유 궁전 역시 그의 통치를 상징하는 공간이다. 루이 14세는 아버지 루이 13세가 사냥용 별장으로 사용하던 베르사유를 대대적으로 확장했다. 이후 궁정과 정부 기능을 베르사유로 옮기면서 이곳은 왕권의 위엄을 보여주는 정치적 공간이자 프랑스 문화와 예술의 중심지로 자리 잡았다.


문화와 예술에 대한 적극적인 후원도 루이 14세 시대의 특징이다. 건축과 회화, 음악, 무용 등 다양한 분야가 왕실의 지원 아래 발전했고, 화려한 프랑스 궁정문화는 유럽 각국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그의 긴 통치가 번영만을 남긴 것은 아니다. 프랑스는 루이 14세 시대 여러 차례 대규모 전쟁을 치렀다. 베르사유 궁전 자료에 따르면 그가 직접 국정을 이끈 기간 가운데 약 35년은 전쟁이 이어진 시기였다. 특히 말년에 벌어진 스페인 왕위계승전쟁은 막대한 전쟁 비용을 발생시키며 국가 재정에 부담을 안겼다.


종교정책 역시 논쟁적인 유산으로 남아 있다. 루이 14세는 1685년 낭트칙령을 폐지해 프랑스 개신교도인 위그노에게 허용됐던 종교적 권리를 크게 제한했다. 이후 상당수 위그노가 프랑스를 떠나면서 사회·경제적으로도 영향을 미쳤다.


말년에 건강이 악화된 루이 14세는 다리에 괴저가 진행됐고, 1715년 9월 1일 베르사유 궁전에서 76세로 생을 마감했다. 77번째 생일을 나흘 앞둔 때였다. 왕위는 그의 아들과 손자가 먼저 세상을 떠남에 따라 증손자인 5세의 루이 15세에게 이어졌다.


72년에 걸친 루이 14세의 시대는 강력한 왕권과 화려한 문화적 성취로 프랑스의 위상을 높인 시기인 동시에 전쟁과 재정 부담, 종교적 억압이라는 그늘도 함께 남겼다. 그가 세상을 떠난 지 300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태양왕’의 시대가 유럽사를 이해하는 중요한 장면으로 다뤄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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