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26년 막스 보른에게 보낸 편지에서 양자역학에 대한 생각 밝혀
- 확률로 자연을 설명하는 양자역학에 의문을 주는 말로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는 표현으로 널리 알려져
“양자역학은 분명 인상적이다. 그러나 내면의 목소리는 이것이 아직 진짜가 아니라고 말한다. 이 이론은 많은 것을 말하지만, 우리를 ‘그 오래된 존재(Old One)’의 비밀에 더 가까이 데려가지는 못한다. 적어도 나는 그가 주사위를 던지지 않는다고 확신한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이 1926년 12월 4일 물리학자 막스 보른(Max Born)에게 보낸 편지에 적은 문장이다. 양자역학을 바라본 아인슈타인의 생각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기록으로, 편지가 쓰인 지 100년이 지난 지금도 과학사에서 꾸준히 인용되고 있다.
과학사 콘텐츠를 소개하는 Physics in History는 2일 오후 공식 X 계정에 아인슈타인의 이 문장을 다시 소개했다. 게시물에는 해당 문장이 1971년 출간된 《The Born-Einstein Letters》에 수록돼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당시 양자역학은 원자와 입자의 세계를 설명하는 새로운 물리학으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었다. 아인슈타인 역시 양자이론의 발전에 중요한 기여를 했지만, 자연의 근본적인 현상을 확률로 설명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끝까지 의문을 품었다.
그렇다고 아인슈타인이 양자역학의 성과 자체를 부정했던 것은 아니다. 편지에서도 그는 양자역학을 “분명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당시의 이론이 자연의 근본적인 실재를 완전하게 설명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확신하지 않았다.
편지를 받은 막스 보른은 양자역학의 발전을 이끈 대표적인 이론물리학자 가운데 한 명이다. 특히 입자의 위치와 같은 물리량을 확정된 값이 아닌 확률로 해석하는 데 중요한 토대를 마련했으며, 그의 이름을 딴 ‘보른 규칙(Born rule)’은 오늘날에도 양자역학의 핵심 원리로 사용되고 있다.
두 사람의 생각이 갈린 지점도 여기에 있었다. 보른은 양자현상을 확률적으로 해석하는 입장을 발전시킨 반면, 아인슈타인은 확률이 자연의 궁극적인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인지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러한 생각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그는 주사위를 던지지 않는다”는 표현이다. 오늘날에는 아인슈타인의 말로 알려진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God does not play dice)”라는 문장으로 더 익숙하지만, 1926년 편지에 이 문장이 그대로 적혀 있는 것은 아니다.
아인슈타인은 편지에서 자연의 근본적인 질서 또는 존재를 뜻하는 표현으로 ‘Old One’을 언급한 뒤 “나는 그가 주사위를 던지지 않는다고 확신한다”고 적었다. 이후 이 의미가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는 표현으로 널리 알려지게 됐다.
아인슈타인과 보른의 논쟁은 한 차례의 편지로 끝나지 않았다. 두 사람은 오랜 기간 서신을 주고받으며 양자역학과 물리적 실재에 관한 서로 다른 생각을 나눴다. 이들의 편지는 이후 《The Born-Einstein Letters》로 묶여 1971년 출간됐다.
아인슈타인이 제기한 핵심 질문은 양자역학이 관측 결과를 잘 설명하느냐를 넘어, 그것이 자연의 근본적인 모습을 완전하게 설명하는 이론인가에 있었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이후 양자역학의 완전성과 물리적 실재를 둘러싼 논쟁으로 이어졌고, 20세기 현대물리학의 중요한 쟁점 가운데 하나가 됐다.
1926년 편지에서 나온 ‘주사위’라는 짧은 비유가 한 세기가 지난 지금까지 회자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양자역학이 자연을 얼마나 완전하게 설명할 수 있는가라는 아인슈타인의 질문은 현대물리학의 발전 과정에서 중요한 과학사적 기록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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