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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술 시대의 소외를 예술로 마주하다…성북예술창작터 ‘프로젝트 W.A.T.’ 개최

  • 윤재훈 기자
  • 입력 2026.09.05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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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젝트 W.A.T.(Woman x Art x Technology·여성×예술×기술)’의 기획전시 ‘아무 때나-어디서나-무엇이나: 일상의 연금술’ 포스터 [사진=성북문화재단]

 

기술이 인간의 일상 깊숙이 스며들면서 편리함이 커지는 한편, 데이터화와 통제에 따른 새로운 형태의 소외도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를 여성·예술·기술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융복합 프로젝트가 성북구에서 열리고 있다.


성북문화재단 성북예술창작터는 오는 9월 23일까지 ‘프로젝트 W.A.T.(Woman x Art x Technology·여성×예술×기술)’의 기획전시 ‘아무 때나-어디서나-무엇이나: 일상의 연금술’을 진행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기술이 환경 그 자체가 된 ‘앰비언트 인텔리전스(Ambient Intelligence)’ 시대를 배경으로, 기술이 제공하는 편리함의 이면에 존재하는 통제와 소외를 예술적 시선으로 살펴보기 위해 마련됐다. 기술을 단순히 첨단 산업의 영역으로 바라보는 대신 인간의 삶과 공동체, 생태와 연결해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는 것이 주요 취지다.


돌봄·포용·다양성·생태를 기술과 연결


‘프로젝트 W.A.T.’는 2023년 성북문화재단의 ‘여성과 기술 프로젝트(NW project)’에서 출발한 문제의식을 확장한 연례 프로젝트다.


이번에는 아날로그 기술부터 적정기술, 대안기술, 로우테크와 하이테크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기술의 영역을 대상으로 돌봄과 포용, 다양성, 생태라는 가치를 접목했다.


프로젝트에서 말하는 ‘여성적 가치’는 성별에 따른 고정된 특성을 의미하기보다는 기술을 인간과 생명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하나의 방법론으로 제시된다. 예술은 기술과 인간, 생태 사이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관계와 질문을 담아내는 매개 역할을 한다.


프로젝트는 연구콜렉티브와 특별강연, 기획전시 등 세 축으로 구성됐다. 각각의 프로그램은 서로 연결되면서도 독립적으로 운영되도록 구성해 연구와 강연의 결과가 전시로 일방적으로 귀결되는 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관점과 해석이 가능하도록 했다.


7명의 작가가 보여주는 ‘일상의 연금술’


이번 기획전에는 남민오, 박다솜, 수경-재배, 이채원, 이해련, 정아사란, 태혜영 등 7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작품의 영역은 동양화와 회화에서부터 AI 기반 영상과 미디어 작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작가들은 거창한 미래 기술만을 소재로 삼는 것이 아니라 자투리 종이, 캔버스, 손톱깎이 기계, 조명, 모니터 속 데이터 등 일상에서 쉽게 지나치는 대상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다.


태혜영은 자투리 종이를 활용한 동양화에 붉은색 뜨개 프레임을 결합하고, 박다솜은 변형된 캔버스를 통해 신체를 탐구하는 과정을 블랙코미디 방식으로 풀어낸다.


수경-재배는 젠더와 생태, 기술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관람객이 직접 자신만의 진(Zine)을 제작하는 워크숍을 진행한다. 이해련은 첨단기술을 활용하면서도 오히려 비효율적인 손톱 다듬기 기계를 통해 기술의 효율성에 질문을 던진다.


이채원은 AI를 활용해 가짜 논문과 인공 광합성을 신격화하는 영상을 선보이고, 정아사란은 관객이 직접 만지고 몸으로 경험할 수 있는 영상을 통해 영상 매체와 관람자의 관계를 확장한다. 남민오는 AI와 서로 다른 시대의 미디어를 교차시키며 기술과 인간의 관계를 살펴본다.


강연과 워크숍으로 관람객 참여 확대


전시는 작품을 바라보는 데 그치지 않고 강연과 참여형 프로그램을 통해 관람객이 기술과 일상의 관계를 직접 생각해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지난 8월 29일에는 테크 비평가 오영진의 특별강연 ‘아무것도 지금처럼 작동할 필요는 없다-아미리 바라카에서 앨리슨 패리시까지의 기술시학’이 진행됐다.


오는 9월 12일에는 이택광의 ‘약한 예술과 기술’ 강연이 예정돼 있다. 전시와 연계한 수경-재배의 진(Zine) 만들기 워크숍도 마련돼 젠더·생태·기술이 교차하는 지점을 참여자가 직접 경험할 수 있다.


성북예술창작터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기술 중심의 사회에서 인간이 기술의 수동적인 이용자에 머무르지 않고, 기술과 인간의 관계를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프로젝트 관계자는 이번 전시가 일상의 삶 속에서 실질적으로 작동하는 소통의 예술 플랫폼이라며, 기술과 인간이 바람직하게 공존할 수 있는 가능성을 탐색하는 자리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시는 8월 21일부터 9월 23일까지 성북예술창작터에서 열리며 관람료는 무료다. 운영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입장은 오후 5시 30분에 마감된다. 매주 일·월요일과 법정 공휴일은 휴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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