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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탄 속에서 탄생한 미국 국가…1814년 포트 매헨리에 남은 한 장의 깃발

  • 이경희 기자
  • 입력 2026.09.14 12: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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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14년 9월 영국군의 포격을 견뎌낸 포트 매헨리(Fort McHenry)와 그곳에 끝까지 걸려 있던 미국 국기. [사진=U.S. Department of the Interior X]

 

미국 국가 ‘성조기(The Star-Spangled Banner)’의 탄생 배경이 된 역사적 사건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1814년 9월 영국군의 포격을 견뎌낸 포트 매헨리(Fort McHenry)와 그곳에 끝까지 걸려 있던 미국 국기는 훗날 미국 국가로 이어지는 계기가 됐다.


미국 내무부(U.S. Department of the Interior)는 13일 오후 11시 5분 엑스(X)를 통해 “우리 국가의 이야기는 포화 속에서 시작됐다(The story of our national anthem began under fire)”는 글을 게시하고 이 역사를 소개했다.


게시물에 따르면 1814년 9월 13일 영국 군함들이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포트 매헨리를 포격하기 시작했다. 당시 미국과 영국은 1812년 전쟁(War of 1812)을 벌이고 있었으며, 포트 매헨리는 볼티모어를 방어하는 주요 거점 가운데 하나였다.


영국군의 공격은 밤새 이어졌다. 이튿날 아침 포트 매헨리에는 미국 국기가 여전히 게양돼 있었고, 이를 멀리서 지켜본 프랜시스 스콧 키(Francis Scott Key)는 요새가 공격을 견뎌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키는 당시 포트 매헨리에서 약 2마일 떨어진 곳에 있던 선박에서 포격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는 영국군의 공격이 끝난 뒤 요새 위에 미국 국기가 남아 있는 모습을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았고, 이 장면에서 영감을 얻어 시를 쓰게 됐다.


그가 쓴 작품의 제목은 ‘포트 매헨리의 방어(The Defence of Fort McHenry)’였다. 이 시는 당시 널리 알려져 있던 곡의 선율에 맞춰 불리면서 점차 대중에게 알려졌고, 이후 ‘성조기(The Star-Spangled Banner)’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됐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흐른 뒤 미국의 국가로 자리 잡았다.


키가 바라본 국기는 일반적인 크기의 깃발이 아니었다. 당시 포트 매헨리 사령관 조지 아미스테드(George Armistead)의 요청으로 제작된 대형 수비대 깃발로, 약 30×42피트 크기였다.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국기가 보일 수 있도록 크게 제작된 이 깃발은 오늘날 미국의 역사적 유물 가운데 하나로 남아 있다.


현재 당시의 성조기는 워싱턴 D.C.에 있는 스미스소니언 국립미국역사박물관(Smithsonian National Museum of American History)에 보존돼 있다.


포트 매헨리의 방어전은 단순한 군사적 충돌을 넘어 미국의 국가적 상징이 형성되는 과정과 맞닿아 있다. 영국군의 포격을 견뎌낸 요새와 그 위에 남아 있던 국기의 모습은 프랜시스 스콧 키의 시를 통해 기록됐고, 그 시는 오늘날 미국인들이 부르는 국가로 이어졌다.


특히 1814년 9월 13일 시작된 포격은 다음 날까지 계속됐으며, 9월 14일 아침 포트 매헨리 위에 국기가 다시 모습을 드러낸 장면이 키의 작품에 중요한 배경이 됐다.


오늘날 미국 국가로 불리는 ‘성조기’의 역사를 따라가면 그 출발점에는 거대한 음악적 무대나 국가적 기념행사가 있었던 것이 아니라 전쟁의 포화 속에서도 요새 위에 남아 있던 한 장의 깃발이 있었다.


미국 내무부가 13일 공유한 게시물은 바로 그 순간을 되짚었다. 200여 년 전 볼티모어에서 벌어진 전투와 포트 매헨리의 깃발은 한 편의 시가 되고, 다시 미국 국가로 이어지면서 지금까지 미국의 역사와 기억 속에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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