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 가본 곳’에서 ‘이야기가 시작되는 곳’으로
해외여행이 다시 일상의 선택지가 되면서, 한국 여행자들의 지도도 조용히 바뀌고 있다. 한때는 가까움과 유명세가 목적지를 결정했다면, 이제는 ‘얼마나 새로운 맥락을 경험할 수 있는가’가 선택의 기준이 되고 있다.
2026년을 향한 여행 시장에서 주목받는 지역들은 공통적으로 낯설지만 불안하지 않고, 화려하지 않지만 오래 머물 수 있는 곳들이다.
이 변화의 중심에는 베트남이 있다. 다낭이라는 휴양 도시를 넘어, 후에의 역사 도시와 달랏의 고원 풍경까지 연결되며 여행의 결이 달라지고 있다. 단기 체류가 아닌 며칠간 머물며 도시의 성격을 읽는 방식의 여행이 확산되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안정적인 물가와 항공 노선의 확장 역시 이 흐름을 뒷받침한다.
중앙아시아에서는 우즈베키스탄이 새로운 대안지로 부상하고 있다. 사마르칸트와 부하라는 실크로드의 시간과 색채를 고스란히 간직한 도시들이다. 아직 대중화되지 않은 유적 중심 여행지는 사진과 기록을 중시하는 한국 여행자들의 취향과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있다. 무비자 입국과 비교적 합리적인 체류 비용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유럽에서는 포르투갈과 조지아가 주목받는다. 리스본과 포르투는 서유럽 도시 가운데 비교적 여유로운 속도와 합리적인 물가를 유지하고 있다. “관광보다 생활에 가까운 여행을 원하는 중장년층과 장기 체류 여행자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조지아는 와인과 산악 풍경, 동유럽과 중동 문화가 교차하는 독특한 정체성으로 ‘아직 붐비지 않은 유럽’이라는 이미지를 형성하고 있다.
중동 지역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오만이 새롭게 이름을 올리고 있다. 사우디는 관광 비자 개방 이후 알울라를 중심으로 고고학 유적과 사막 경관을 본격적으로 공개하고 있으며, 오만은 중동권 국가 가운데 비교적 안정적인 치안과 자연 중심 여행지로 평가받는다. 두 지역 모두 대규모 쇼핑이나 소비보다는 풍경과 시간의 깊이를 경험하는 여행지로 인식되고 있다.
자연 중심 여행지에 대한 관심도 뚜렷하다. 몽골은 고비사막과 초원, 밤하늘이라는 압도적인 자연 자산을 바탕으로 ‘비도시형 여행지’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짧은 비행 거리와 문화적 친연성도 한국 여행자들에게는 장점이다.
북미에서는 캐나다 서부가 미국의 대안지로 부상 중이다. 밴쿠버와 로키 산맥을 중심으로 한 자연 중심 여행은 가족 단위와 중장년층 여행자들에게 안정적인 선택지로 자리 잡고 있다.
동유럽에서는 폴란드가 체코 이후의 다음 목적지로 거론된다. 크라쿠프의 역사 도시와 바르샤바의 현대적 재생이 대비를 이루며, 깊이 있는 도시 서사를 원하는 여행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중남미에서는 콜롬비아가 치안 개선과 문화 콘텐츠 확대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며, 메데인과 카르타헤나는 음악, 커피, 역사 도시라는 서사를 동시에 품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흐름을 두고 한국 여행자들이 이제 관광 명소를 소비하기보다, 한 지역의 시간과 맥락을 읽으려는 단계로 접어들었다고 분석한다.
"2026년의 유망 여행지는 더 화려한 곳이 아니라,
더 오래 기억에 남는 곳이다."
여행은 다시, 이동이 아니라 체류의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BEST 뉴스
-
제36차 성지순례, 양화진 외국인 선교사 묘원 및 한국 천주교 절두산 순교성지를 찾아서
▲ 양화진 역사공원의 모습. photo by AI 서울의 길은 단순한 길이 아니다. 한 걸음씩 걷다 보면 왕조의 역사와 근대화의 흔적, 독립운동의 기억, 종교적 신념과 희생의 역사가 한 공간 안에서 서로 만나기도 한다. 오는 9월 13일 일요일 오후 2시, 합정역 8... -
[연재를 시작하며] 바다를 지키던 눈으로, 국토의 물길과 옛길을 걷다
“바다를 지켜야만 강토가 있고, 강토를 지켜야만 조국이 있다.” 해군가에 흐르는 이 한 구절을 가슴에 품고 36년 동안 바다에서 대한민국을 지켰습니다. 이제는 무거운 제복과 군모 대신 가벼운 옷을 입고, 거친 군함 대신 대중교통과 두 발에 의지해 제가 목숨 바쳐 지켜온 조국의 땅과 물길을 ... -
치과의사가 만든 AI 콘텐츠 100만 뷰…치아모아 미디어랩, 콘텐츠 사업 확대
▲ 치아모아 미디어랩이 제작한 실사형 AI 콘텐츠 ‘불량치과(歯科上等)’. 의료인 공감형 콘텐츠와 패러디, 자체 캐릭터 기반 영상 등 다양한 포맷을 선보이고 있으며, 일부 콘텐츠는 인스타그램에서 10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사진=치아모아 미디어랩] 치과의사가 직접 ... -
시립금천청소년센터, 여름방학 문화예술탐험으로 청소년 창의성과 감수성 키워
▲시립금천청소년센터는 서울특별시 여름방학 청소년 동행캠프의 일환으로 지난 7월 27일부터 8월 7일까지 2주간 ‘문화예술탐험대: 아트(Art Traveler)’를 운영했다. [사진=시립금천청소년센터] 청소년들이 미술관과 자연, 디지털 기술, 창작활동을 직접 경험하며 문화예술에 대한 ... -
모두투어, 중국 샤먼 테마여행 기획전 출시…도시·문화·미식·휴양 한 번에
▲ 중국 남동부의 해안도시 샤먼(하문) [사진=모두투어] 중국 여행의 관심 지역이 유명 관광지를 중심으로 한 전통적인 관광에서 도시의 역사와 건축, 문화유산, 미식과 휴양을 함께 경험하는 형태로 확대되는 가운데 모두투어가 중국 남동부의 해안도시 샤먼(하문)을 새로운 테마 ... -
히말라야를 물들인 푸른 꽃…신비로운 색감의 ‘블루포피’
▲ 푸른빛의 꽃잎에 노란 수술이 어우러진 블루포피(Blue poppy) 모습. [사진=Nature Pathway X] 깊고 선명한 푸른빛의 꽃잎에 노란 수술이 어우러진 블루포피(Blue poppy)가 눈길을 끈다. 흔히 히말라야의 고산지대에서 만날 수 있는 꽃으로 알려진 이 식물은 독특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