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이미지 생성 모델이 특정 화가나 작품명을 직접 입력하지 않아도 기존 예술 작품의 화풍을 재현하거나 혼합해내는 현상을 체계적으로 분석한 연구가 공개됐다. 연구진은 이를 ‘사일런트 브러시(The Silent Brush)’ 현상으로 정의하며, 생성형 AI가 학습 데이터 속 예술적 스타일을 암묵적으로 기억하고 재생산할 가능성을 실험적으로 검증했다.
이번 논문의 제목은 '조용한 붓: AI 예술 생성에서 예술적 스타일 누출 평가(The Silent Brush: Evaluating Artistic Style Leakage in AI Art Generation)'이다. 연구는 인도의 타타 컨설팅 서비스(Tata Consultancy Services) 산하 TCS 연구소속 연구진인 니나드 조시(Ninad Joshi), 아슈토시 란잔(Ashutosh Ranjan), 비벡 스리바스타바(Vivek Srivastava), 시리시 카란데(Shirish Karande)가 공동 수행했다.
논문은 2026년 5월 17일 AI·머신러닝 분야 국제 공개 논문 저장소인 arXiv에 사전 공개(preprint)됐다. 학술 분류는 머신러닝(cs.LG) 분야이다.
연구진은 생성형 AI 모델이 단순히 이미지를 조합하는 수준을 넘어, 학습 과정에서 축적된 화풍의 통계적 특징과 시각적 패턴을 내부적으로 저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사용자가 특정 화가의 이름을 프롬프트에 입력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생성된 결과물에 기존 유명 작품의 색채·붓터치·구도·정서가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현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논문은 이를 검증하기 위해 ‘아트 아레나(Art Arena)’라는 평가 프로토콜을 새롭게 제안했다. 이 시스템은 작품 스타일이 AI 모델 내부에 얼마나 강하게 저장되어 있는지, 서로 다른 화풍이 어떻게 충돌·혼합되는지, 특정 작품 스타일이 다른 스타일보다 더 강하게 드러나는지 등을 단계적으로 측정한다.
연구진은 Stable Diffusion v1.5, Stable Diffusion XL(SDXL), SANA-1.5 등 대표적인 텍스트-이미지 생성 모델을 대상으로 실험을 수행했다. 실험에는 위키아트(WikiArt) 기반 유명 예술가 20명의 작품 총 8,737점이 사용됐다.
분석 결과, 일부 작품은 다른 작품보다 훨씬 강하게 AI 내부에 각인되어 있었으며, 생성 과정에서 특정 화풍이 다른 화풍을 압도하는 ‘주도적 혼합(proactive blending)’ 현상도 확인됐다. 예컨대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 스타일은 여러 실험에서 높은 영향력을 보였고, 특정 프롬프트에서는 명시되지 않은 반 고흐 특유의 색채와 붓질이 자연스럽게 재등장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가 향후 저작권·예술 윤리·데이터 거버넌스 논의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논문은 “생성형 AI 시스템이 인간의 창작 활동과 점점 더 긴밀히 연결되는 시대에 스타일 영향력에 대한 정량적 평가 체계는 투명성과 책임성을 확보하는 데 핵심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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