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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베레스트 하루 최다 정상 기록… 과밀 등반 논란 다시 커진다

  • 윤재은 기자
  • 입력 2026.05.26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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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웅장한 히말라야 봉우리를 배경으로 펼쳐진 쿰중의 노란색 텐트들. [사진=Sherine]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산 에서 하루 동안 역대 가장 많은 등반가가 정상에 오르며, 히말라야 고산 등반의 과밀 문제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네팔 등산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 수요일 하루 동안 남쪽 네팔 루트를 통해 모두 274명의 등반가가 에베레스트 정상에 올랐다. 이는 하루 기준 남쪽 루트를 통한 정상 등반 인원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기존 기록은 2019년 5월 22일의 223명이었다.


다만 2019년에는 중국 티베트 방면 북벽 루트를 통한 등반객도 일부 포함돼 전체 정상 등반 인원은 더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언론들은 올해 중국 당국이 북벽 등반 허가를 내주지 않으면서 등반 수요가 네팔 남쪽 루트로 집중됐다고 분석했다.


네팔 원정대 운영자 협회의 사무총장인 리시 반다리 는 해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짧은 기간 이어진 안정적인 날씨와 정상 등정을 기다리던 많은 등반가들이 한꺼번에 움직이면서 기록적인 수치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주 후반 강풍이 예보되면서 등반가들이 제한된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서둘러 정상에 올랐다고 덧붙였다.


에베레스트의 과밀 현상은 이미 수년 전부터 심각한 문제로 지적돼 왔다. 특히 2019년 네팔 출신 산악인 니르말 푸르자 가 공개한 사진은 정상 직전 좁은 능선 위에 수백 명의 등반가들이 길게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을 담아 전 세계에 큰 충격을 안겼다.


당시 그는 CNN 인터뷰에서 “죽음의 지대(Death Zone)”로 불리는 고도 8,000m 이상 구간에 약 320명의 등반가들이 정상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 지역은 산소 농도가 극도로 낮아 인간이 장시간 버티기 어려운 곳으로, 작은 지연도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과밀 현상이 단순한 불편을 넘어 생명과 직결되는 위험 요소라고 경고한다. 정상 부근에서 장시간 대기할 경우 저체온증과 동상, 고산병 위험이 급격히 높아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몇 년 동안 에베레스트에서는 정체 구간에서 체력이 고갈되거나 산소 부족으로 인해 사망하는 사례가 반복적으로 발생해 왔다.


올해 봄 등반 시즌 역시 시작부터 차질을 빚었다. 에베레스트 남쪽 루트 핵심 구간인 쿰부 빙폭(Khumbu Icefall) 일대에서 거대한 얼음 덩어리인 세락(Serac)이 이동하면서 주요 등반로가 한동안 폐쇄됐기 때문이다.


고산 전문 작업팀인 이른바 ‘빙폭 의사(Icefall Doctors)’들은 위험 지역의 얼음을 제거하고 로프와 사다리를 다시 설치하기 위해 수주 동안 작업을 진행했다. 이후 루트는 지난 5월 13일 다시 개통됐지만, 시즌 초반 지연으로 인해 수백 명의 등반가들이 한 시기에 몰리게 되면서 과밀 우려가 더욱 커졌다.


네팔 정부는 올해 에베레스트 등반 허가증을 약 500건 가까이 발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산악계에서는 네팔 정부가 관광 수입 확대를 위해 지나치게 많은 허가를 발급하고 있다는 비판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반면 네팔 정부와 현지 관광업계는 에베레스트 등반이 국가 경제의 핵심 산업 중 하나라며, 셰르파 가이드와 지역 주민들의 생계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봄철 에베레스트 시즌에는 전 세계에서 수많은 원정대와 관광객이 몰리며 수천 명 규모의 고용 효과가 발생한다.


그러나 기후 변화 역시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히말라야 지역 빙하가 빠르게 녹으면서 낙빙과 눈사태 위험이 증가하고 있으며, 전통적인 등반 루트의 안정성도 점차 약화되고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에베레스트는 인간의 도전 정신을 상징하는 공간이지만, 동시에 자연의 한계와 위험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곳”이라며 “과밀 경쟁 속 무리한 정상 등정 시도가 계속된다면 대형 사고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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