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전역이 기록적인 폭염에 신음하고 있다. 프랑스와 영국, 스페인 등 주요 국가들은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뜨거운 6월을 보내고 있으며, 연일 최고 기온 기록이 경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폭염이 단순한 이상기후를 넘어 기후변화가 가져온 새로운 현실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경고하고 있다.
특히 프랑스는 이번 폭염의 중심지로 꼽힌다. 프랑스 전역에서는 기온이 섭씨 40도를 웃도는 지역이 속출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44도에 육박하는 폭염이 관측됐다. 프랑스 기상당국은 전국 곳곳에 최고 수준의 적색 경보를 발령하고 국민들에게 외출 자제와 건강 관리를 당부했다. 정부는 이번 폭염이 1만5천여 명의 희생자를 낳았던 2003년 대폭염과 유사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비상 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폭염이 장기화되면서 인명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 18일 이후 더위를 피하기 위해 강과 호수, 해변 등을 찾은 시민들 가운데 최소 40명이 익사했다고 밝혔다. 무더위를 견디지 못해 수변 지역으로 몰린 사람들이 사고를 당하면서 폭염의 또 다른 위험성이 드러나고 있다.
영국 역시 예외는 아니다. 영국 기상청은 매우 이례적으로 ‘적색 극심 폭염 경보’를 발령했다. 이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심각한 위협이 예상될 때만 내려지는 최고 수준의 경보다. 일부 지역에서는 기온이 섭씨 39도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기존 6월 최고 기온 기록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병원과 응급의료체계는 비상 대응에 들어갔고, 철도와 교통망에도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스페인 또한 기록적인 더위에 직면해 있다. 남부와 내륙 지역을 중심으로 기온이 40도를 넘나들고 있으며, 북부 지역에서도 이례적인 고온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스페인 기상당국은 일부 지역에 최고 수준의 위험 경보를 발령하며 노약자와 어린이의 외부 활동 자제를 권고했다.
미국과 유럽 언론들은 이번 폭염의 원인으로 이른바 ‘열돔(Heat Dome)’ 현상을 지목하고 있다. 북아프리카에서 유입된 뜨거운 공기가 유럽 상공에 정체된 강력한 고기압에 갇히면서 열기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축적되고 있다는 것이다. 마치 뚜껑을 덮은 듯한 대기 구조가 형성되면서 낮 동안 축적된 열이 밤에도 식지 않아 극심한 폭염이 지속되고 있다.
기후 전문가들은 이번 현상이 앞으로 더욱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유럽은 전 세계 평균보다 두 배 가까운 속도로 기온이 상승하고 있는 지역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최근 수년간 유럽에서는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 산불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과학자들은 이러한 현상이 인간 활동에 의한 기후변화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이번 폭염이 수억 명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노인과 어린이, 야외 노동자, 만성질환자들은 열사병과 탈수 증상에 더욱 취약한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이번 폭염이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기도 전인 6월에 발생했다는 점은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수일간 유럽 곳곳에서 추가적인 최고 기온 기록이 경신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유럽이 겪고 있는 이번 폭염은 단순한 계절적 현상이 아니라 기후위기가 이미 현재진행형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강력한 경고음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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