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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가 주식인 새가 있다…수염독수리의 놀라운 생존 방식

  • 윤슬 기자
  • 입력 2026.10.0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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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먹이의 대부분을 뼈와 골수로 섭취, 큰 뼈는 공중에서 바위로 떨어뜨려 잘게 부숴
  • 강한 산성 소화기관으로 단단한 뼈까지 분해, 다른 청소동물과 먹이 경쟁 줄이는 독특한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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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염독수리(Bearded Vulture·Gypaetus barbatus)는 삼키기 어려운 큰 뼈를 높은 곳에서 바위로 떨어뜨려 부순 뒤 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진=Earth X]

 

동물의 사체에서 살점이 모두 사라지고 뼈만 남았다면 대부분의 동물에게는 더 이상 먹을 것이 없는 셈이다. 하지만 수염독수리(Bearded Vulture·Gypaetus barbatus)에게는 오히려 이때부터 본격적인 식사가 시작된다.


자연·지구 관련 콘텐츠를 소개하는 X 계정 ‘Earth’는 5일 수염독수리의 사진과 함께 먹이 대부분을 뼈로 섭취하는 독특한 생태를 소개했다.


수염독수리는 유럽과 아시아, 아프리카의 높은 산악지대에 서식하는 대형 맹금류다. 부리 아래 검은 깃털이 수염처럼 보이는 데서 이름이 붙었다. 성체의 몸길이는 1m 안팎이며 날개를 펼치면 2.5~2.8m에 이를 정도로 크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식습관이다. 수염독수리는 먹이의 약 80~90%를 뼈와 골수에 의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른 독수리나 육식동물이 사체의 살과 내장을 먹고 떠난 뒤 남겨진 뼈를 중요한 먹이 자원으로 이용한다.


비교적 작은 뼈는 통째로 삼킨다. 길이가 25~30㎝ 정도인 뼈까지 그대로 삼킬 수 있지만, 한 번에 먹기 어려운 큰 뼈를 만났을 때는 수염독수리만의 방법을 사용한다.


뼈를 들고 높은 곳까지 날아간 뒤 바위가 많은 지면으로 떨어뜨리는 것이다. 한 번에 깨지지 않으면 이 행동을 반복하고, 뼈가 먹기 좋은 크기로 부서지면 조각을 삼킨다. 이러한 습성 때문에 수염독수리를 뜻하는 스페인어 ‘케브란타우에소스(Quebrantahuesos)’에는 ‘뼈를 부수는 자’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단단한 뼈를 먹을 수 있는 또 다른 비결은 소화기관에 있다. 수염독수리는 강한 산성 환경의 위를 갖고 있어 뼈를 분해하고 그 안의 지방과 단백질 등 영양분을 이용할 수 있다. 연구에서는 삼킨 뼈를 하루 안팎에 소화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다만 Earth가 게시물에서 표현한 ‘자동차 배터리보다 강한 위산’이라는 설명은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수염독수리의 소화기관이 매우 강한 산성 환경을 갖고 있다는 사실은 알려져 있지만, 수염독수리의 위산과 자동차 배터리 전해액의 산도를 직접 비교해 어느 쪽이 더 강하다고 단정할 충분한 근거는 제한적이다.


뼈가 수염독수리에게 훌륭한 먹이가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뼈에는 골수뿐 아니라 지방과 단백질 등 상당한 에너지원이 들어 있으며, 신선한 뼈는 무게를 기준으로 고기에 뒤지지 않는 에너지를 제공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이처럼 뼈를 먹는 습성은 수염독수리의 생존에도 유리하게 작용한다. 다른 육식동물이나 청소동물이 잘 이용하지 않는 먹이를 선택함으로써 먹이 경쟁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생태계에서 맡는 역할도 독특하다. 동물의 사체가 발생하면 여러 청소동물이 살과 내장을 먹지만 단단한 뼈는 오랫동안 남을 수 있다. 수염독수리는 이 뼈까지 먹이로 이용하면서 사체가 자연으로 돌아가는 과정의 마지막 단계에 참여한다.


사람에게는 먹을 수 없는 단단한 뼈가 수염독수리에게는 생존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자원이다. 큰 뼈를 스스로 깨뜨리는 행동과 이를 소화할 수 있는 신체적 능력은 한 생물이 다른 종과의 경쟁을 피하며 자신만의 생태적 영역을 만들어 온 진화의 한 모습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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