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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명소] 가을빛으로 물든 설악산, 용소폭포에서 만나는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

  • 윤재훈 기자
  • 입력 2026.10.17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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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긋불긋한 단풍과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설악산, 외국인 관광객에게 추천하는 가을 여행지
  • 맑은 계곡과 숲길 따라 만나는 용소폭포, 한국 산악 자연의 매력 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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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 단풍이 물든 설악산의 용소폭포 [사진=EET 뉴스]


가을이 깊어지면 한국의 산은 저마다 다른 색으로 물들기 시작한다. 여름 내내 푸른빛을 간직했던 숲은 붉고 노란 단풍으로 옷을 갈아입고, 계곡을 따라 흐르는 맑은 물소리에는 한층 깊어진 계절의 분위기가 스며든다. 그중에서도 강원특별자치도에 자리한 설악산은 한국의 가을을 대표하는 명소로, 해마다 아름다운 단풍을 보기 위한 여행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이다.


설악산의 매력은 화려한 단풍에만 있지 않다. 하늘을 향해 솟은 바위봉우리와 깊은 계곡, 울창한 숲과 맑은 폭포가 어우러져 어디에서나 아름다운 풍경을 만날 수 있다. 특히 남설악의 주전골과 용소폭포는 산 정상까지 오르지 않아도 설악산의 가을을 가까이에서 즐길 수 있는 곳으로, 한국의 자연을 경험하고 싶은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추천할 만하다.


기암괴석과 단풍이 어우러진 설악산의 가을


설악산은 강원특별자치도 속초시와 인제군, 양양군, 고성군에 걸쳐 있는 한국의 대표적인 산악 국립공원이다. 해발 1,708m의 대청봉을 중심으로 웅장한 산세가 펼쳐지고, 산 곳곳에는 깊은 계곡과 다양한 형태의 바위봉우리가 자리하고 있다.


가을이 되면 설악산은 한층 특별한 모습을 보여준다. 붉게 물든 단풍나무와 노란빛으로 변한 활엽수 사이로 회색빛 화강암 봉우리들이 모습을 드러내면서 마치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한 풍경이 펼쳐진다. 산과 바위, 나무와 물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모습은 한국의 전통 산수화가 떠오를 만큼 아름답다.


설악산의 단풍은 대체로 9월 말 높은 산봉우리에서 시작해 10월 중순과 하순에 걸쳐 낮은 지역으로 내려온다. 해마다 기온과 날씨에 따라 시기는 조금씩 달라지지만, 10월은 설악산의 가을을 즐기기 좋은 계절이다.


설악산은 지역에 따라 풍경도 다르다. 웅장한 암봉과 사찰을 만날 수 있는 외설악, 깊은 계곡과 울창한 숲이 인상적인 내설악, 맑은 물과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남설악이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다. 그중에서도 남설악의 주전골은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길에서 단풍을 감상할 수 있어 가을철 산책 여행지로 사랑받는다.


계곡을 따라 걷는 주전골, 발길 닿는 곳마다 가을 풍경


강원특별자치도 양양군 오색지구에 자리한 주전골(Jujeongol Valley)은 설악산의 가을을 여유롭게 즐기기에 좋은 곳이다. 가파른 산길을 오르지 않고도 계곡을 따라 걸으며 단풍과 바위 절벽, 맑은 물이 어우러진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주전골에 들어서면 길 양옆으로 높이 솟은 기암괴석이 먼저 눈길을 끈다. 바위 사이로는 붉고 노란 단풍이 층층이 펼쳐지고, 탐방로 옆으로는 투명한 계곡물이 흐른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바위의 모양과 숲의 색이 달라져 같은 길을 걷고 있어도 새로운 풍경을 만나는 듯하다.


주전골이라는 이름에는 오래된 이야기도 담겨 있다. 과거 이 골짜기에서 가짜 엽전을 만들었다는 설이 있는가 하면, 엽전을 쌓아놓은 듯한 바위의 모습에서 이름이 유래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아름다운 자연 속에 이러한 이야기가 더해져 여행의 재미를 높인다.


오색약수터에서 출발해 선녀탕과 금강문을 지나 용소폭포로 이어지는 탐방 구간은 약 3.2km다. 비교적 완만한 길과 나무 데크가 마련된 구간이 많아 전문적인 등산 경험이 없는 여행객도 걸어볼 만하다. 다만 일부 구간은 바닥이 젖어 있거나 미끄러울 수 있어 편안한 운동화보다는 미끄럼 방지 기능이 있는 신발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사진을 찍고 주변 풍경을 감상하는 시간을 포함하면 왕복 2~3시간 정도를 계획할 수 있다. 가을 햇살이 나뭇잎 사이로 스며드는 시간에는 계곡 전체가 붉고 황금빛으로 물들어 더욱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준다.


용소폭포, 단풍과 물소리가 어우러진 남설악의 절경


주전골을 따라 걷다 보면 바위 사이로 시원하게 떨어지는 물줄기가 눈에 들어온다. 남설악의 대표적인 명소 가운데 하나인 용소폭포(Yongso Falls)다.


용소폭포는 약 10m 높이에서 물이 떨어져 깊은 소를 이루는 폭포로, 주변을 감싸는 바위와 숲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낸다. 거대한 규모로 시선을 압도하기보다는 자연 속에 조화롭게 자리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특히 가을에는 폭포 주변의 나무들이 붉고 노란빛으로 물들면서 물과 바위, 단풍이 한데 어우러진다. 바위에 부딪히며 떨어지는 물소리를 듣고 있으면 숲속의 고요함이 더욱 깊게 느껴진다.


용소폭포에는 흥미로운 전설도 전해진다. 오래전 이곳에 살던 암수 이무기 두 마리가 용이 되어 하늘로 올라가려 했지만, 수컷만 승천하고 암컷은 바위와 폭포로 남았다는 이야기다.


한국의 전통 설화에서 이무기는 용이 되기 전의 신비로운 존재로 등장한다. 오랜 기다림과 수행을 거쳐 용으로 변한다는 이야기는 한국인들이 자연을 바라보며 만들어 온 상상과 믿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전설을 알고 폭포를 감상하면 자연경관에 담긴 문화적 의미도 함께 느낄 수 있다.


용소폭포는 긴 산행이 부담스러운 여행객도 비교적 쉽게 찾을 수 있다. 용소폭포탐방지원센터 쪽에서 접근하면 폭포까지 약 300m 정도로 가까워 짧은 시간 안에 주변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다만 탐방로는 기상 상황이나 안전관리 등에 따라 출입이 제한될 수 있으므로 방문 전에 운영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자연과 함께하는 여행, 설악산이 지닌 또 하나의 가치


설악산은 아름다운 풍경만큼 생태적 가치도 높은 곳이다. 1970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됐으며, 1982년에는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인정받았다.


생물권보전지역은 다양한 생물과 자연환경을 보호하면서 인간과 자연이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지역이다. 설악산에는 울창한 숲과 다양한 동식물, 계곡과 암석 지형이 어우러져 한국의 풍부한 자연생태계를 보여준다.


이러한 자연을 오래도록 지키기 위해서는 여행객들의 작은 배려도 필요하다. 정해진 탐방로를 이용하고, 식물이나 돌을 가져가지 않으며, 쓰레기를 되가져오는 행동은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자연보호 방법이다.


특히 단풍철에는 많은 사람이 설악산을 찾는 만큼 안전에도 주의해야 한다. 계곡에 들어가거나 위험한 바위 위에서 사진을 찍는 행동은 피하고, 다른 탐방객과 자연을 함께 배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아름다운 풍경을 즐기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 자연을 다음 세대에도 온전히 전하는 것, 그것이 지속가능한 여행의 의미일 것이다.


한국의 가을을 기억하고 싶다면, 설악산으로


한국을 여행하는 외국인들에게 서울의 고궁과 현대적인 도심, 부산의 바다, 제주의 화산 지형이 서로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면 설악산은 한국의 산과 숲이 지닌 아름다움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특히 가을의 설악산은 자연이 만들어내는 색채가 얼마나 다채로운지 보여준다. 붉고 노란 단풍과 회색빛 바위산, 투명한 계곡물이 어우러진 풍경은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직접 그 안을 걸을 때 더욱 깊은 인상을 남긴다.


주전골에서 용소폭포로 이어지는 길은 높은 정상에 오르는 산행과는 또 다른 즐거움을 준다. 계곡의 물소리를 들으며 천천히 걷고, 햇살에 반짝이는 단풍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한국의 가을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화려한 도시의 풍경에서 잠시 벗어나 한국의 자연을 만나고 싶다면 설악산으로 향해보는 것은 어떨까. 붉게 물든 숲길과 맑은 계곡, 그 끝에서 만나는 용소폭포가 한국에서의 가을 여행을 더욱 특별한 기억으로 남겨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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