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38차 ‘삶을 여행처럼’, 10월 18일 하늘공원·문화비축기지 탐방
- 불광천변 갈대에서 한강이 바라보는 억새 숲길까지… 풍경과 도시의 기억을 함께 읽는 인문여행
가을을 만나러 꼭 멀리 떠날 필요는 없다. 지하철에서 내려 물가를 걷고, 오래된 석유탱크를 지나 언덕에 오르면 서울에도 하늘이 넓어지는 곳이 있다. 바람이 불 때마다 은빛으로 몸을 뒤척이는 억새밭, 그 너머로 흐르는 한강. 빽빽한 일상에서 잠시 걸음을 늦추기에 좋은 풍경이다.
푸른 사상 학교 인문·역사여행과 여행제작소가 오는 10월 18일 일요일 오후 2시, 서울 마포구 일대에서 제38차 ‘삶을 여행처럼’을 진행한다. ‘억새의 향연, 하늘공원과 문화비축기지 탐방’을 주제로 불광천과 서울월드컵경기장, 문화비축기지, 매봉산, 하늘공원을 잇는 가을 도보여행이다. 정원은 15명으로, 길 위에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걷는다.
이번 여정의 매력은 가을 풍경에 도시의 역사가 겹쳐진다는 데 있다. 2002년 월드컵의 뜨거운 기억이 깃든 경기장 곁에는 한때 석유를 저장하던 시설이 있고, 그 가까이에는 쓰레기 매립지에서 생태공원으로 바뀐 땅이 펼쳐진다. 몇 걸음 사이로 서울이 지나온 서로 다른 시간이 이어진다.
기름을 저장하던 곳에서, 문화를 나누는 곳으로
출발은 월드컵경기장역 인근 불광천변이다. 물가의 갈대를 살펴보며 가을의 결을 느낀 뒤 서울월드컵경기장 주변을 둘러본다. 붉은 응원 물결로 기억되는 공간을 오늘의 걸음으로 다시 만나는 시간이다.
이어 찾아갈 문화비축기지는 이번 여행의 인문학적 깊이를 더한다. 매봉산 자락의 옛 석유비축시설은 1976~1978년 조성됐으며, 시민 아이디어 공모 등을 거쳐 2017년 문화공간으로 다시 문을 열었다. 산업시설의 흔적을 간직한 채 새로운 쓰임을 얻은 장소다.
탱크와 옹벽을 바라보며 걷다 보면 질문도 따라온다. 도시는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바꾸며 살아가는가. 한때 연료를 비축하던 공간에서 이제 사람들이 시간을 보내고 문화를 나눈다는 사실은, 익숙한 서울을 조금 다른 눈으로 보게 한다.
문화비축기지를 둘러본 뒤에는 매봉산과 공원 산책길로 발걸음을 옮긴다. 건물 사이에서 좁아졌던 시야를 숲과 하늘 쪽으로 넓혀가는 구간이다.
억새 사이에서 만나는 가을의 여백
여정의 중심은 하늘공원이다. 하늘을 향해 선 솟대 군락을 지나 억새밭에 들어서면, 작은 바람에도 풍경 전체가 움직인다. 가까이에서는 가느다란 줄기 하나가 흔들리고, 멀리에서는 은빛 물결이 번진다. 걷다가 멈추고, 바라보다가 다시 걷는 사이 계절이 한층 가까워진다.
‘억새, 자연이 건네는 위로’라는 이번 여행의 문구는 그 길에서 천천히 실감할 수 있다. 말을 보태지 않아도 좋은 순간, 사진을 찍고 나서도 조금 더 머물고 싶은 자리를 만나는 것이다.
이후에는 한강을 바라보고 메타세쿼이아 길을 따라 걷는다. 맨발걷기는 현장 여건에 맞춰 원하는 참가자가 함께한다. 나무 아래에서 잠시 쉬거나 준비해 온 간식을 나누며, 각자의 속도로 가을 오후를 누릴 수 있다.
마포농수산물시장을 구경하는 시간도 마련된다. 억새밭과 숲길에서 내려와 상인들의 목소리와 먹거리 사이로 들어서는 길이다. 마지막에는 ‘신안밥상’으로 향해 바다의 맛을 만나는 일정이 예정돼 있다.
길 위에서 시와 역사를 나누는 도반
여행은 윤재훈 시인이 안내한다. 윤 시인은 신춘문예 당선 시인이자 문학박사, 전 홍익대 교수로, 사진과 연극 등 여러 분야에서 활동해 왔다. 한강 1,300리와 섬진강 530리, 국내의 강과 폐사지를 걸었으며, 80일 동안 5,830리에 이르는 자전거 전국일주를 했다. 서울시 산하 여러 단체에서 글쓰기 창작학교와 서울역사여행도 진행해 왔다.
이번 여행에서도 풍경을 바라보는 시인의 눈과 길을 걸어온 여행자의 경험을 나눈다. 참가자들은 나눌 간식이나 인문학 서적, 시집 등을 가져와 이야기를 보탤 수 있다. ‘도반’이라는 이름에 어울리게, 함께 걷는 사람들이 서로의 여행을 풍성하게 만드는 자리다.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원칙도 이어간다. 개인 물병에 물을 담고 따뜻한 옷을 챙겨, 가을바람 속으로 가볍게 나서면 된다.
참가 안내
• 일시:2026년 10월 18일(일) 오후 2시
• 집결:월드컵경기장역 2번 출구 앞, 인근 불광천변 벤치
• 정원:15명
• 회비:1만 원
• 입금:카카오뱅크 3333-11-9857123, 예금주 윤재훈(입금 후 문자로 연락)
• 문의:010-2002-4278
• 준비물:따뜻한 복장, 걷기 편한 신발, 개인 물병과 물.
(함께 나눌 간식이나 책을 준비해 오면 더욱좋습니다.)
• 필요한 분들은 여행자보험을 넣고 오시기 바랍니다
• 우리 여행은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 일정은 일정은 현장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습니다.
주최:푸른 사상 학교 인문·역사여행, 여행제작소
후원:EET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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