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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권 전환과 ‘동맹 현대화’ 시험대 오른 한미동맹… 방위 주도권·대중 견제 사이 전략 조율 본격화

  • 윤슬 기자
  • 입력 2026.05.12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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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 [사진=나무위키, 위키피디아, 이미지편집=EET뉴스]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워싱턴에서 회담을 갖고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과 한미동맹 현대화 문제를 집중 논의하면서, 한미동맹이 새로운 전략적 전환점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번 회담은 단순한 국방 현안 조율을 넘어, 급변하는 국제질서 속에서 한국의 방위 주도권 확대와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이 어떻게 조화를 이룰 것인지 가늠하는 자리였다는 분석이다.


양국 장관은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회담에서 전작권 전환과 동맹 현대화, 국방비 증액, 연합방위태세 강화 등을 논의했다. 회담 후 공동보도문에서 양측은 “상호 안보 이익의 영역에서 협력을 증진하기로 했다”며 긴밀한 소통과 협력 강화를 재확인했다.


특히 이번 회담에서 가장 주목받은 부분은 전작권 전환 논의다. 한국 정부는 임기 내 전작권 전환을 주요 국정 과제로 추진하고 있으며, 한국군 주도의 한반도 방위체계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안 장관 역시 회담에서 “국방비 증액과 핵심 군사역량 확보를 통해 한국 주도의 한반도 방위를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미국은 전작권 전환 자체에는 원칙적으로 동의하면서도, 보다 현실적이고 단계적인 접근을 선호하는 분위기다. 최근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미 의회 청문회에서 2029년 1분기를 목표 시점으로 언급한 것은 이러한 미국 측 인식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다. 한국 정부가 검토하는 2028년 전환 구상과는 다소 간극이 존재하는 셈이다.


해외 안보 전문가들과 미국 언론은 이번 회담을 두고 “동맹의 재조정 과정”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 견제를 핵심 축으로 하는 인도·태평양 전략 속에서 한국의 역할 확대를 기대하고 있으며, 단순히 북한 대응을 넘어 역내 안보 협력까지 한미동맹의 범위를 확장하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헤그세스 장관은 회담에서 이란 군사작전 ‘장대한 분노(Epic Fury)’를 언급하며 “파트너들이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중동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위기 상황 속에서 한국의 전략적 역할 확대를 미국이 요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해석된다. 특히 한국 화물선 HMM 나무호 공격 사건 이후 국제 해상안보 문제가 부각되면서, 미국은 한국을 포함한 동맹국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하고 있다.


이번 회담에서는 핵추진잠수함 건조 협력 문제도 주요 의제로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한미 정상 간 합의 이후 후속 협의가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 자주적 해양 방위 역량 강화를 위해 관련 협력에 속도를 내길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내부에서는 기술 이전과 역내 군사 균형 문제를 둘러싼 신중론도 여전히 존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 다른 관심사는 미국의 ‘동맹 현대화’ 전략이다. 미국은 주한미군의 역할을 북한 억제에 국한하지 않고 중국 견제를 포함한 역내 전략 자산으로 확대하려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한미동맹은 전통적인 한반도 방위 중심 체제를 넘어 인도·태평양 안보 네트워크의 핵심 축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국 정부 역시 이러한 흐름 속에서 동맹 강화와 자주국방 사이 균형점을 찾으려는 모습이다. 전작권 전환을 통해 한국군의 전략적 자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한미 연합방위체제는 유지하며 대북 억지력도 강화하겠다는 복합적 접근이다.


이번 회담이 열린 시점 역시 의미가 크다. 워싱턴에서는 곧 한미 국방 당국 차관보급 협의체인 한미 통합국방협의체(KIDD) 회의가 열릴 예정으로, 이번 장관급 회담은 민감한 안보 현안들에 대한 사전 조율 성격도 강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전작권 전환 일정, 국방비 분담, 대북 정보공유, 중동 안보 협력 등 한미 간 이견이 존재할 수 있는 사안들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한미동맹이 단순한 군사동맹을 넘어 경제안보와 공급망, 해양안보까지 포괄하는 전략동맹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다만 그 과정에서 한국의 외교·안보 자율성과 미국의 글로벌 전략 사이에서 얼마나 정교한 균형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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