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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과 영화의 경계 허문 LACMA…이냐리투 ‘SUEÑO PERRO’ 세계 미술계 주목

  • 윤재은 기자
  • 입력 2026.05.27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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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레한드로 지냐리투 감독이 기획한 전시 '수에뇨 페로(Sueño Perro)'에서 두 부분으로 구성된 이 프로젝트는 영화 "아모레스 페로스(Amores Perros)"에서 공개되지 않았던 장면들을 선보인다. [사진=fondazioneprada]

 

미국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Los Angeles County Museum of Art,LACMA)가 2026년 들어 영화와 현대미술, 디지털 매체를 결합한 대형 전시 프로젝트들로 세계 미술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멕시코 출신 영화감독 알레한드로 G. 이냐리투(Alejandro G. Iñárritu)의 몰입형 설치작업 ‘수에뇨 페로(SUEÑO PERRO)’는 영화와 시각예술의 경계를 허무는 대표적 사례로 평가받으며 관람객들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

LACMA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수에뇨 페로(SUEÑO PERRO)’는 이냐리투 감독의 대표작 <아모레스 페로스(Amores Perros)> 개봉 25주년을 기념해 기획된 전시다. 작품은 영화 편집 과정에서 제외됐던 미공개 필름 약 100만 피트 분량 가운데 일부를 새롭게 재구성해 선보인다. 35mm 필름 프로젝터와 사운드, 빛, 연기 효과가 결합된 공간 속에서 관람객은 단순히 영화를 ‘보는’ 것이 아니라 영화 내부로 들어가는 감각적 경험을 하게 된다.

전시는 기존의 서사 중심 영화 문법을 해체하고, 파편화된 이미지와 소리, 기억의 조각들을 통해 새로운 감각적 서사를 구축한다. 이냐리투 감독은 해외 언론 인터뷰에서 이번 전시에 대해 “AI 시대에 대한 반대 선언 같은 작업”이라고 설명하며, 디지털 이미지가 범람하는 시대에 물성과 감각을 가진 아날로그 필름의 힘을 강조했다.

현지 언론과 미술계는 이번 전시를 단순한 영화 기념 프로젝트가 아닌 ‘영화의 고고학적 재발견’으로 평가하고 있다. 실제 전시장에는 오래된 필름 프로젝터와 멕시코시티의 도시 소음, 빛의 흔들림이 함께 어우러지며 관람객에게 강렬한 몰입감을 제공한다.

LACMA는 이와 함께 현대미술가 크리스티나 퀄스(Christina Quarles)의 신작 전시 ‘이제 우리는 그곳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막 시작했을 뿐입니다(Now We’re There, And We’re Only Just Begun)’도 개최하고 있다. 퀴얼스는 신체와 정체성, 인간관계의 불안정성을 독특한 회화 언어로 풀어내는 작가로 알려져 있으며, 이번 전시에서는 회화와 설치, 공간 구성을 결합한 새로운 작업들을 공개했다.

또한 LACMA는 인상주의와 현대미술 컬렉션 특별전을 동시에 운영하며 시대를 넘나드는 전시 구성을 선보이고 있다. 고전 회화부터 영상 설치, 디지털 미디어, 사운드아트까지 하나의 미술관 안에서 공존하는 방식은 오늘날 글로벌 미술관의 새로운 방향성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올해 LACMA의 전시들은 ‘융합형 미술관’이라는 흐름을 강하게 드러낸다. 영화감독이 미술관 공간을 활용해 설치작업을 선보이고, 현대미술가들이 회화와 영상, 공간연출을 자유롭게 결합하는 방식은 장르의 경계를 넘어선 새로운 예술 경험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는 관람객에게 단순한 감상이 아닌 몸으로 체험하는 몰입형 예술 환경을 제공하며 세계 미술계의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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