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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공공기관 109곳 구조개편…“공공성 높이고 국민 편의 강화”

  • 이경희 기자
  • 입력 2026.09.05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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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정부가  ‘공공기관 기능개혁 추진방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대한민국정부 X]

 

정부가 급변하는 행정·경제 환경에 맞춰 공공기관의 기능과 역할을 전면적으로 다시 짠다. 인공지능(AI) 확산을 비롯해 글로벌 공급망 변화와 기후위기, 저출생·고령화, 지역소멸 등 새로운 정책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109개 공공기관을 통폐합하거나 기능을 조정하는 대규모 개혁에 나선다.


대한민국정부는 4일 오후 6시 49분 X 공식 계정을 통해 ‘공공기관 기능개혁 추진방안’을 소개하고, 이번 개혁의 목표를 공공기관의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공공서비스를 강화하는 데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개편은 단순히 기관 숫자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기보다, 기관마다 흩어져 있던 기능을 재조정하고 중복 업무를 통합해 공공기관이 본연의 역할에 보다 집중하도록 하는 데 의미가 있다.


정부는 개혁을 크게 전략적 구조개혁과 유사·중복 기능의 일원화, 자회사 및 소규모 기관 통합의 세 방향으로 추진한다. 이에 따라 전략적 구조개혁 대상 15개 기관, 유사·중복 기능 일원화 대상 11개 기관, 자회사와 소규모 기관 통합 대상 83개 기관 등 모두 109개 기관의 구조가 개편된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발전 공기업의 통합이 핵심적인 변화로 꼽힌다. 한국남동발전과 한국중부발전, 한국서부발전, 한국남부발전, 한국동서발전 등 5개 발전공기업을 하나의 법인으로 통합해 에너지 산업의 변화에 보다 능동적으로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발전공기업 통합을 통해 기관별로 분산돼 있던 기능과 투자의 중복을 줄이고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는 한편,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에너지 전환에 대응할 수 있는 경쟁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항만공사 역시 통합 대상에 포함됐다. 부산·인천·울산·여수광양 등 4개 항만공사를 하나로 묶어 항만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국제적인 항만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석유·가스 분야에서는 한국석유공사와 한국가스공사의 통합이 추진된다.


주택 분야에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기능을 보다 명확하게 구분하는 방향으로 개편이 진행된다. 개발 기능과 주거복지 기능을 분리해 각각의 전문성을 높이고, 주택 공급과 주거복지 정책의 효율성을 강화한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기관 간 유사·중복 업무를 정리하는 작업도 함께 추진된다. 국민이 비슷한 행정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여러 기관을 찾아야 하는 불편을 줄이기 위해 서비스 창구를 통합하고, 해외에 설치된 공공기관의 거점도 물리적·기능적으로 일원화한다. 이를 통해 해외에 진출한 우리 기업과 재외국민이 보다 편리하게 관련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자회사와 소규모 공공기관의 중복 기능도 정리한다. 비슷한 업무를 여러 기관이 나눠 수행하는 구조를 개선해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조직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다만 대규모 조직개편 과정에서 직원들의 고용 불안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도 함께 마련된다. 정부는 통폐합 과정에서 고용승계를 보장하고 기존 직원들의 보수와 처우가 낮아지지 않도록 지원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기존의 중복 인력은 가능한 범위에서 재배치하되 신규 채용을 일률적으로 축소하지 않는다는 원칙도 제시했다.


정부가 이번 개혁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공공기관의 역할 역시 시대 변화에 맞춰 달라져야 한다는 판단이 있다. 과거 산업과 행정 환경을 기준으로 만들어진 기관과 기능이 AI를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 구조와 글로벌 경쟁 환경에 그대로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기후위기와 에너지 전환, 인구구조 변화, 지역소멸 등 국가적 과제가 복잡해지면서 기관별로 나뉘어 있는 기능을 다시 조정하고 국가 차원의 전략적 역량을 집중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번 개편은 공공기관운영법 제정 이후 최대 규모의 공공기관 구조개혁으로 평가된다. 정부는 법률 개정이 필요하지 않은 기관부터 신속하게 통합 작업에 착수하고, 법률 개정이 필요한 경우에는 국회 논의 등 관련 절차를 거쳐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그러나 109개 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대규모 개편인 만큼 실제 성과를 내기까지는 적지 않은 과제도 남아 있다. 기관을 물리적으로 통합하는 것만으로 효율성이 자동으로 높아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조직문화와 업무체계의 조정은 물론 인력 재배치와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 통합 이후 공공서비스의 연속성까지 세밀하게 관리해야 한다.


결국 이번 공공기관 기능개혁의 성패는 기관 숫자를 얼마나 줄이느냐보다 통합 이후 국민에게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 역시 공공기관의 규모 자체보다는 각 기관이 국가적으로 필요한 기능에 집중하고, 국민에게 보다 빠르고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개혁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번 개편이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공공기관 운영 방식뿐 아니라 에너지·항만·주택·해외지원 등 주요 공공서비스 분야의 전달체계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정부가 제시한 ‘공공성은 높이고 국민 삶은 더 나아지게 한다’는 목표가 실제 국민 생활에서 어떤 변화로 이어질지 향후 통합과 기능조정 과정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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