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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돋보기] 검찰청 78년 역사 마침표…권력 집중에서 ‘견제와 책임’의 사법 거버넌스로

  • 윤재훈 기자
  • 입력 2026.09.27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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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월 2일 검찰청 폐지·중수청과 공소청 출범, 수사와 기소 분리해 권한 집중 구조 해체
  •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도 권력 통제 화두 던져, 새 체제 견제·책임성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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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인공지능 생성 이미지. [사진=Gemini 생성이미지]

 

대한민국 형사사법체계가 78년 만에 큰 변화를 맞는다. 1948년 출범한 검찰청이 오는 10월 2일 폐지되고, 중대범죄 수사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기소와 공소 유지는 공소청이 맡는 새로운 체제가 시작된다.


10월 2일 공소청법 시행과 함께 검찰청법은 폐지된다. 검찰이라는 하나의 기관에 수사와 기소 권한이 함께 존재했던 기존 구조를 나누고, 서로 다른 기관이 각각의 권한을 행사하도록 형사사법체계의 틀을 다시 짜는 것이다.


이번 개편의 배경에는 오랫동안 이어져 온 검찰 권한을 둘러싼 논쟁이 자리하고 있다.


검찰은 범죄 수사부터 영장 청구, 기소, 공소 유지까지 형사절차의 여러 단계에서 광범위한 권한을 행사해왔다. 수사와 기소를 긴밀하게 연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한 기관에 지나치게 많은 권한이 집중돼 있다는 비판 역시 끊이지 않았다.


특히 정치인과 고위공직자, 기업 등을 대상으로 한 주요 수사 과정에서 수사의 범위와 방식, 별건·과잉수사 여부, 기소권 행사를 둘러싼 논란이 반복됐다. 검찰개혁을 추진해온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는 수사권과 기소권의 결합이 검찰권 남용 가능성을 높이는 구조적 요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반대로 검찰의 직접수사 기능을 없앨 경우 중대범죄 대응력이 떨어지고, 경찰 수사에 대한 사법적 통제도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이어졌다. 검찰개혁은 결국 권한 집중에 따른 부작용을 줄이면서도 범죄 대응과 국민의 권리구제 기능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를 둘러싼 오랜 논쟁의 과정이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2024년 12월 3일 윤석열 당시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국가권력에 대한 견제와 통제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윤 전 대통령은 검찰총장을 지낸 뒤 대통령에 당선된 인물이다. 검찰 조직의 최고 책임자를 지낸 인물이 대통령이 된 뒤 비상계엄을 선포했고, 이후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되면서 국가의 강제력을 행사하는 권력기관과 최고 권력자에 대한 민주적 통제 문제가 다시 중요한 사회적 쟁점으로 떠올랐다.


법원은 올해 2월 19일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재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국회에 군을 투입해 국회의 활동을 저지·마비시키려는 목적과 군대를 동원한 폭동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다만 현재 항소 절차가 이어지고 있어 판결이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다.


검찰청 폐지를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건 하나의 결과로 보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수사와 기소 분리를 비롯한 검찰개혁 논의는 여러 정부를 거치며 오랫동안 이어져 왔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와 검찰 직접수사 범위 축소 등 제도 개편도 단계적으로 진행돼 왔다.


다만 검찰총장을 지낸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이에 대한 1심 법원의 내란죄 인정은 특정 기관을 넘어 국가권력 전반에 대한 견제와 통제가 왜 필요한지를 다시 묻게 한 사건이라는 점에서 검찰개혁 논의와도 맞닿아 있다.


새로운 형사사법체계는 이러한 권력 분산을 제도적으로 구체화한다.


중수청은 부패·경제·방위사업·마약·국가보호·사이버 범죄 등 중대범죄 수사를 담당한다. 공소청은 수사기관이 넘긴 사건을 검토해 기소 여부를 결정하고 영장을 청구하며 법정에서 공소를 유지한다.


중수청 수사관은 검사가 아니기 때문에 헌법상 검사에게 부여된 영장 청구와 기소 권한을 행사할 수 없다. 수사와 기소의 주체를 제도적으로 분리해 한 기관이 사건의 수사부터 기소까지 모두 담당했던 기존 구조를 바꾸는 것이다.


거버넌스 관점에서 이번 개편에서 주목할 부분은 기관의 명칭보다 권한을 행사하는 방식이다.


권한을 어느 기관에 줄 것인가 못지않게 그 권한을 누가 감시하고, 잘못 행사됐을 때 어떻게 책임을 물으며, 국민이 부당한 결정에 어떻게 이의를 제기할 수 있도록 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수사기관이 혐의와 증거를 수집하고 별도의 기관이 이를 검토해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구조는 권한을 분산하고 기관 간 견제를 강화하려는 제도적 선택이다. 국가권력의 효율성뿐 아니라 견제와 균형, 투명성, 책임성을 함께 확보하겠다는 취지가 담겨 있다.


그러나 수사와 기소를 분리했다고 해서 견제와 균형이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경찰과 중수청, 공소청 사이의 역할과 책임이 명확하게 정립되지 않으면 사건이 여러 기관을 오가면서 처리가 지연되거나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질 수 있다. 공소청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이 사라지는 만큼 수사가 충분하지 않을 경우 이를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도 새 체제가 풀어야 할 과제다.


중수청에 대한 견제 장치 역시 중요하다. 검찰의 권한을 분산하기 위해 만든 중수청에 다시 과도한 수사권이 집중된다면 기존 검찰을 둘러싼 논란이 다른 기관에서 반복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수사 개시와 종결 과정의 투명성, 정치적 중립성, 외부 통제와 내부 감찰이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살펴봐야 하는 이유다.


국민의 권리구제 역시 빠질 수 없다. 수사와 기소 기관을 나누는 과정에서 사건 처리가 지연되거나 기관 간 책임 떠넘기기가 발생한다면 제도 개편의 부담은 결국 국민에게 돌아갈 수 있다. 수사기관의 잘못된 판단에 이의를 제기하고 이를 바로잡을 수 있는 절차가 실질적으로 작동하는지도 중요하다.


결국 78년 만의 검찰청 폐지는 검찰개혁의 끝이라기보다 새로운 사법 거버넌스의 시작에 가깝다.


과거 검찰을 둘러싸고 제기됐던 핵심 문제는 단순히 한 기관의 이름이나 조직문화에만 있지 않았다. 국가가 부여한 강력한 권한이 충분한 견제 없이 행사될 수 있는 구조 자체가 논쟁의 대상이었다.


검찰총장을 지낸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내란 우두머리 혐의에 대한 1심 유죄 판단까지 경험한 한국 사회에서 권력기관에 대한 통제는 검찰만의 문제로 한정하기 어렵다. 대통령이든 검사든 경찰이든 수사기관이든 국가가 부여한 권한에는 그에 상응하는 견제와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는 과제가 남았다.


오는 10월 2일이면 78년 동안 이어진 검찰청이라는 조직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하지만 형사사법 개혁에 대한 평가는 그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때부터 시작된다.


새롭게 출범하는 중수청과 공소청이 정치적 영향에서 벗어나 법과 원칙에 따라 권한을 행사하는지, 서로를 적절하게 견제하는지, 그 과정에서 국민의 기본권과 권리구제가 제대로 보장되는지가 앞으로 새 체제를 평가하는 기준이 될 전망이다.


검찰청 폐지 이후 남겨진 과제는 권력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권력이 다시 어느 한곳에 집중되지 않도록 제도를 설계하고 운영하는 일이다. 권한을 나누는 데서 그치지 않고 감시하고 책임지게 만드는 것, 78년 만의 형사사법체계 개편이 우리 사회에 던진 거버넌스의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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