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10년 세인트루이스 거리에서 포착된 ‘뉴스보이’ 미 의회도서관에 원본 자료 보존
- 공장·광산·거리 누비며 아동 노동 현실 기록, 사회개혁을 위한 사진의 힘 보여준 루이스 하인
116년 전 미국 거리에서 신문을 팔던 어린 소년들의 모습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단순한 거리 풍경처럼 보이는 사진 한 장에는 20세기 초 미국 사회에 널리 퍼져 있던 아동노동의 현실이 담겨 있다.
해외 역사·문화 콘텐츠 계정 ‘Fascinating’은 8월 30일 X에 미국 사회개혁 사진가 루이스 하인(Lewis Wickes Hine)이 1910년 촬영한 신문팔이 소년들의 사진과 그 배경을 소개했다.
해당 사진은 1910년 5월 9일 오전 11시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제퍼슨 인근 스키터스 브랜치(Skeeter's Branch)에서 촬영됐다. 미국 의회도서관(Library of Congress)이 소장하고 있는 원자료에도 촬영 날짜와 시간, 장소가 동일하게 기록돼 있다. 당시 기록에는 사진 속 신문팔이 소년들이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는 설명도 남아 있다.
당시 미국에서는 거리에서 신문을 판매하는 어린이들을 흔히 ‘뉴스보이(newspaper boys)’ 또는 ‘뉴스시(newsie)’라고 불렀다. 거리에서 신문을 파는 일은 공장이나 광산 노동과 함께 20세기 초 미국에서 어린이들이 생계를 위해 종사하던 노동 가운데 하나였다.
사진을 촬영한 하인은 당시 미국 사회의 아동노동 문제를 기록한 대표적인 사진가이다.
미 의회도서관에 따르면 하인은 1908년부터 전국아동노동위원회(National Child Labor Committee·NCLC)의 조사 사진가로 활동하며 1924년까지 미국 각지에서 일하는 어린이들의 노동과 생활 환경을 촬영했다. 그의 사진에는 거리에서 일하는 어린이뿐 아니라 광산과 통조림 공장, 유리공장, 면직공장, 농장 등 다양한 현장에서 일했던 아이들의 모습이 담겼다.
1904년 설립된 전국아동노동위원회는 노동과 관련된 어린이와 청소년의 권리와 복지, 교육 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이는 것을 주요 목적으로 활동했다. 위원회는 1908년 하인을 고용해 미국 전역의 아동노동 실태를 조사하고 이를 사진으로 남기도록 했다.
하인의 작업은 쉽지 않았다. 아동노동 현장을 외부에 공개하기를 꺼리는 사업장이 많았기 때문이다. 미 의회도서관 자료에 따르면 그는 공장에 들어가기 위해 성경 판매원이나 엽서 판매원, 공장 기계를 촬영하는 산업사진가 등으로 신분을 바꾸어 접근하기도 했다. 하인은 훗날 이러한 자신의 사진 작업을 ‘탐정 작업(detective work)’이라고 표현했다.
그렇게 기록된 사진에는 어린 노동자들의 모습뿐 아니라 이름과 나이, 근무 장소와 시간, 생활환경 등에 관한 정보도 상당수 남았다. 현재 미 의회도서관이 보유한 전국아동노동위원회 컬렉션에는 5,100점이 넘는 사진 인화물과 355점의 유리 원판 네거티브가 포함돼 있다.
특히 하인은 아동노동을 추상적인 통계나 숫자가 아닌 한 명의 어린이가 처한 현실로 보여줬다. 공장에서 기계 옆에 서 있는 아이, 거리에서 물건을 파는 아이, 늦은 시간까지 일하는 어린 노동자의 모습을 사진에 담으면서 당시 미국 사회가 일상적으로 받아들이던 아동노동 문제를 시각적으로 드러냈다.
1910년 세인트루이스에서 촬영된 신문팔이 소년들의 사진 역시 이 기록의 일부다. 미 의회도서관은 해당 사진을 전국아동노동위원회 컬렉션의 ‘Street trades(거리 직종)’ 자료로 분류해 보존하고 있다.
하인이 남긴 기록은 오늘날에도 노동과 사회개혁, 어린이와 노동자 계층의 삶, 교육과 공중보건, 도시와 농촌의 생활환경 등을 연구하는 역사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미 의회도서관 역시 이 컬렉션이 20세기 초 미국 사회의 아동노동과 개혁운동을 이해하는 중요한 자료라고 설명하고 있다.
한 세기가 넘는 시간이 흐른 뒤 다시 주목받은 사진은 사진 기록이 사회문제를 어떻게 역사에 남길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1910년 거리에서 신문을 팔던 어린 소년들을 기록한 한 장의 사진은 당시 미국 사회의 아동노동 현실을 오늘날까지 전하는 역사적 증거로 남아 있다.
BEST 뉴스
-
후티, 예멘 홍해 연안 급속 장악…바브엘만데브까지 영향력 확대
▲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사진=gemini 생성이미지]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 연안의 주요 거점을 잇따라 장악하면서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둘러싼 해상 안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이어지는 가운데 예멘이 새로운 전선으로... -
노르웨이, 하랄드 5세 국왕 마지막 길 배웅…35년 통치의 시대 저물다
▲ 노르웨이 하랄드 5세(Harald V) 국왕 영결식 [사진=NorwayUN] 노르웨이가 오랜 시간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사해 온 하랄드 5세(Harald V) 국왕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1991년 즉위한 이후 약 35년 동안 노르웨이의 국왕으로 재임했던 하랄드 5세가 세상을 떠나면서 한 시대가 ... -
샌안토니오 동물원, 텍사스뿔도마뱀 새끼 3마리 추가 구조…총 33마리 보호
▲ 미국 텍사스주에서 농경지 개발 과정에서 서식지가 훼손될 위기에 놓였던 텍사스뿔도마뱀(Texas horned lizard) 모습. [사진=San Antonio Zoo X] 미국 텍사스주에서 농경지 개발 과정에서 서식지가 훼손될 위기에 놓였던 텍사스뿔도마뱀(Texas horned lizard) 3마리가 추가로 구... -
캐나다·우크라이나, 드론 생산 확대…방위산업 협력 장기화
▲ 마크 카니(Mark Carney) 캐나다 총리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Volodymyr Zelenskyy)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양국 드론 생산과 방위산업 역량 강화를 위해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Mark Carney X] 캐나다와 우크라이나가 드론 생산과 방위산업 분야의 협력을 확... -
멜로니 정부, 이탈리아 공화국 최장수 정부로 기록…“정치적 안정은 국가 발전의 기반”
▲멜로니 총리는 4일 자신의 X 계정을 통해 “오늘 우리 정부는 이탈리아 공화국 역사상 가장 장기 집권한 정부가 됐다”며 감사와 함께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사진=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X]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이끄는 정부가 이탈리아 공화국 역사... -
EU, 캐나다에 첫 ‘준회원국’ 제안…트럼프 “적대행위라면 유럽에 고율 관세”
▲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인공지능 생성 이미지 [사진=Gemini 생성 이미지] 유럽연합(EU)이 캐나다를 사상 첫 ‘준회원국(associate member)’으로 받아들이는 새로운 협력 구상을 제시했다. 미국과 캐나다의 무역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캐나다와 EU가 무역·에너지·방위·첨단기...




